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기준금리를 0.5%로 낮췄다. 지난 3월 '빅컷'(금리 인하, 1.25%→0.75%)을 단행한지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연 8회(3·6·9·12월을 제외한 매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이는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금리 변화는 우리 생활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까?

금융시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파급되는 통로 역할을 한다. 2016년 발간된 정부간행물 '한국의 금융시장' 중 내용 발췌. 자료=한국은행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면 공개시장 운영, 여수신제도 등 단기금융시장을 통해 국민경제 여건에 알맞은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한다. 그리고 이는 자본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급되어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로 이어진다. 가령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고자 한다면, 채권을 사들이면서 통화를 공급한다. 채권가격은 올라가고, 시장금리는 떨어진다. 이를 공개시장 운영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은행이 은행에 대한 대출금리를 내리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낮아진다. 은행은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내릴 것이며, 시장금리는 하락한다.

시장금리란 대출 시 은행이 필요한 자금을 시장에서 신규로 조달할 때 내는 금리이다. 은행은 시장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 개인 및 기업에 대출한다. 대출약정서를 보면, 우리가 빌리는 금리는 ‘COFIX + 1.0%", "CD 금리 + 1.0%" 등과 같이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표시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단기금융시장에서 COPIX, CD금리를 낮추고, 이와 연동된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거다.

COFIX는 은행연합회가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산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이다. CD 금리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하는 양도성 예금증서의 유통수익률로서 3개월 CD 금리가 대표적인 단기 기준금리이다. 금융채 금리는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무담보 채권의 유통금리로서 민간 신용평가기관이 신용등급별, 만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참고로 2010년 이전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CD 유통수익률 등 시장금리에 신용도 등을 감안한 시장금리부 연동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2010년 이후 가계대출은 COFIX 등의 수신금리 연동대출이, 기업대출은 시장금리부 연동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대출 기준금리가 하락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루 단위로 고시되는 CD금리 또는 금융채 금리 등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이 비교적 신속히 반영되나, 통상 매월 15일 고시되는 COFIX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이 반영되는데 한 달 이상의 기간이 걸릴 수 있다.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분이라면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가령, 주택담보대출 1억원이 있는 사람에게 금리가 0.25%가 떨어지는 경우, 연 25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6개월에서 12개월에 한 번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혜택을 받는 것은 훨씬 이후가 될 것이다.

금리인하는 부채가 많은 개인과 기업에는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되고,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분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반면, 예적금 금리가 낮아져 자산형성을 하려는 20~30대나 퇴직금으로 살아가는 부모 세대에는 오히려 걱정일 수 있다. 이런 분들이라면 금, 부동산, 달러, 주식, 채권 등에 대한 투자가 고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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