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절벽으로 청년 실업률이 10% 안팎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주요 해결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내는 ‘사회적경제’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정부에서는 ‘혁신성, 시장성, 소셜미션’을 지닌 사회적경제 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소셜캠퍼스 온’라는 이름으로 사회적기업가를 키워내는 전국 센터의 개요와 현황, 성과, 과제 등을 살펴봤다.
10월 말 서울 영등포구에 문을 연 '소셜캠퍼스 온' 서울 2센터 소셜라운지 풍경./사진제공=고용노동부

“전국 10번째, 서울에서 2번째 문을 여는 영등포 센터가 서울 서부의 사회적경제 근거지로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근처에 ‘소셜캠퍼스 온 서울 2센터’가 개소했다. 2017년 4월 서울 성동구를 시작으로 부산, 전주(전북), 성남(경기), 대전, 대구, 울산, 원주(강원), 광주 등 지역 곳곳에서 사회적기업을 키워내는 성장지원센터가 차례로 들어서며 약 2년 만에 총 10곳으로 늘어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소셜캠퍼스 온에 입주한 기업들은(서울 1센터, 부산, 전북, 경기, 대전, 대구) 입주 전과 비교했을 때 고용은 총 700명에서 919명(31%), 매출은 총 239억원에서 268억원(12%)으로 증가하며 지원의 효과를 증명해내고 있다.

창업 후 5년 내 기업, 자생력 확보해 ‘죽음의 계곡’ 넘도록  

전국 10개 지역에 들어선 '소셜캠퍼스 온' 설립 연도 및 운영기관./디자인=유연수

‘소셜캠퍼스 온’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복권 기금으로 조성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다. 사회적기업의 교육을 담당하는 ‘캠퍼스’라는 뜻에 ‘따뜻하다(溫)’ ‘성장하다(Grow on)’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초기 창업 기업의 안정적 성장지원을 통해 사회적기업 진입률을 높이고, 능력 있는 사회적기업가로 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정책이다.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청년 창업팀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외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2011~2018년 사이 8년간 창업팀 3400여 개를 육성해 일자리 1만 1000여개를 창출했으며, (예비)사회적기업 1130개를 발굴해냈다.

그러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 불리는 창업 이후 5년 이내 후속 지원이 미흡해 초기 성과가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고용부가 육성사업 창업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프라(73.6%), 사무공간 및 기기(68.3%)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초기 창업기업의 자생력 확보를 돕기 위한 후속 지원기관으로 ‘소셜캠퍼스 온’이 등장했다.

이번에 서울 2센터에 입주한 ‘법정문서’ 양준희 대표는 “임차료·관리비에 대한 지출 부담을 줄여 초기 기업의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된다”, ‘타래유니버스’ 정장희 대표는 “창업 기업에는 무엇보다 공간이 필요한데 입주해서 기쁘다”, ‘퍼시몬트리’ 정주원 대표는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여러 기업가들이 함께 모여 구성원 간 네트워크가 생겼다는 점이 좋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전국 10개 센터에 500개 기업 입주, 최대 2년까지 지원

'소셜캠퍼스 온'에 입주한 총 500개 창업기업의 분야별 비율. 교육, 문화?예술, 제조 분야의 기업의 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다./디자인=유연수

전국에 조성된 센터 10곳에 각 50개, 총 500개 기업이 ‘상주’ 또는 ‘협업’ 유형으로 소셜캠퍼스 온에 입주해 있다. 분야로는 △교육 116(23%) △문화?예술 101(20%) △제조 93(19%) △기타 86(17%) △유통 43(9%) △사회복지 19(4%) △환경 13(3%) △청소 8(2%) △보건 8(2%) △고용서비스 7(1%) △산림 보전 4(1%) △보육 1(0%) △문화재 보존 1(0%) 등으로 다양하다.

선정된 기업은 평가에 따라 6개월 단위로 연장 가능하며, 최대 2년간 센터에 머물 수 있다. 사무 공간, 회의실, 편의시설, 기자재 등 ‘인프라’, 인사·노무, 회계·세무, 마케팅?홍보, 공공조달 등 ‘교육’, 입주?선배 기업간 ‘협업’, 민간?지자체 등 대내외 ‘자원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받는다. 

2017~2018년 문을 연 6개 센터(서울 1센터?부산?전북?경기?대전)의 올해 상반기 지원 내용을 보면, ‘역량 강화 교육, 입주기업 간 협업, 연계 행사’ 등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협업 과제를 통해 MOU 체결(10회), 공모대회 수상(10회), 추가 매출 창출(2230만원) 등 성과를 거뒀으며, 경영역량 강화 및 자원연계 관련 교육의 기업 만족도(4.6점)도 높게 나타났다. 

소셜캠퍼스 온 대구에 입주한 ‘드림스’ 측은 “센터를 통해 참가한 크라우드펀딩으로 시드머니를 확보하고, 기업 간 네트워크를 확장했다”며 “대구에서 이만큼 매력적인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에 입주한 ‘협동조합 세상속의과학’ 관계자도 “센터 입주를 통해 사기 진작, 대내외적 홍보 등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국 센터 ‘지역 사회적경제의 근거지’로 활용…“내실 다져야”

‘소셜캠퍼스 온 서울 2센터’ 개소식에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가운데 왼쪽),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가운데 오른쪽) 등 주요 인사들이 제막식에 참여한 모습.

다만 지난 3년간 10호까지 개소한 ‘소셜캠퍼스 온’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통합 플랫폼’의 부재는 보완점으로 꼽힌다. 각 센터에 어떤 기업이 입주했는지, 무슨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한눈에 들여다보기 어렵기 때문. 센터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창업 기업들은 상?하반기 나오는 입주 공고 등 흩어져 있는 정보를 직접 찾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성장지원센터의 정보를 통합하는 방향을 구상하는 한편, 전국에 조성된 공간을 ‘지역 사회적경제의 근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공?민간 등 자원을 유치해 창업 초기 기업의 인력 및 자금난 해소를 위한 연계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2019년 성과를 분석하고, 운영기관 및 현장 전문가 의견 수렴 간담회를 개최해 내실을 다진다는 목표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은 “소셜캠퍼스 온을 운영하며 창업 초기 기업의 가장 큰 힘은 네트워크임을 더욱 느낀다”며 “액설러레이팅 경험이 있는 기관들이 센터의 운영을 맡아 체계적 지원이 가능했다. 입주 기업들이 사회적경제의 디딤돌이자 기둥으로 성장하고, 센터가 사회적경제 기업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개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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