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컴퓨터 재제조 기술로 자원순환 실천하는 '리맨(REMANn)'
폐컴퓨터 재제조 기술로 자원순환 실천하는 '리맨(REMANn)'
  • 이로운넷= 김태은(나가치산다청년기자단 2기),백선기 책임 에디터
  • 승인 2019.10.1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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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평균 500톤.. 약 5만 대 IT제품 재활용 혹은 재사용 처리
쓸만한 폐컴퓨터는 업그레이드해 중고제품으로 살리고
재사용 불가능한 IT 제품은 원자재 재활용으로 자원 손실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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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전자폐기물은 연 5,000만 톤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3,600만 대의 전자제품들이 교체되거나 버려진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기기 소유율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버려지는 전자폐기물도 늘어만간다. 

사회적기업 리맨(REMANn)은 전자폐기물을 줄이는 것을 기업의 최고 가치로 여긴다. 쓸 만한 중고품을 폐기하지 않고 새로운 제품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구자덕 리맨 대표를 포천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자덕 리맨 대표이사 

Q. 리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리맨은 자원순환의 미션을 가지고 IT 기기를 재제조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가치 있는 중고품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하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기는 안전하게 데이터를 삭제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서 중고 컴퓨터로 재사용하고요.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원자재를 재활용해서 자원 손실을 최소화해요.

중고 컴퓨터를 단순 유통하는 기업이 아니라 선별, 검수, 수리를 하고 보관 및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는 재제조 기업이에요. 최근에는 컴퓨터에서 다른 기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고, IT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리맨을 만들게 되셨나요?

청년 시절에 IT 종합 렌털사를 창업했는데, 렌털하고 들어온 물품을 중고 처리하는 사업부가 따로 있었어요. 그 부서에서 확장된 기업을 만들고 싶었죠.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하고 순환하는 미션을 갖은 대안적인 기업 모델이요.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리맨 

어렸을 적부터 집에서 고물상을 해서인지 환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폐기하는 물건들 중에는 쓸 만한 것들이 많았거든요. 평소에 환경운동연합 활동도 했었고, 개인의 삶과 조직의 가치관이 일치했으면 했어요. 그래서 처음 설립할 때부터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했죠. 처음에는 IT를 한다고 생각했지 고물을 판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어느 날 보니 아버지 하시는 일을 똑같이 하고 있더라고요. 

Q. 중고 IT 기기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먼저 물건들을 인치별, 모델별로 분류합니다. 모델 별로 사양이 다르고 필요한 것들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선별 후에는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탈거하는 업무가 이뤄지고 재사용이나 재활용 가능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들어온 기기들을 검수하고 크기와 모델별로 분류하고 있다. 

Q. 중고 기기를 재사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작업이 뭔가요?

메모리 및 하드디스크 삭제죠. 특히 기업에서 폐기하려는 컴퓨터에는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어요. 예전에는 다시 사용하지 않고 부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러면 쓸 만한 장비임에도 재사용을 못하고 자원낭비가 되잖아요.

저희가 제안한 방법은 복구 불가능하도록 데이터를 안전하게 삭제해서 기기는 사용하자는 것이었어요. 최대 12대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해서 데이터를 삭제하면 삭제된 모델 종류, 용량, 처리시간 정보가 서버에 기록돼요. 삭제가 완전히 끝났다는 보고서를 고객에게 드리고 CCTV로 동시에 촬영하면서 외부에 있는 고객이 데이터 삭제 여부를 추적할 수 있게끔 해요. 

삭제 소프트웨어 blancco를 사용해서 컴퓨터에 내장된 정보를 지우고 있다.

Q. 재사용과 재활용 중에 어떤 작업의 비율이 높은가요?

재사용이 80%를 차지해요. 재활용은 전체의 10%~20% 정도뿐입니다. 재활용은 계속 양이 늘어나고 있긴 해요. 프린트 같은 주변기기들이 리맨에 들어오는 양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컴퓨터나 노트북은 전기식이기 때문에 대부분 재사용을 할 수 있지만, 주변기기는 기계식이라 모터가 돌아가고 내구성에 시간 제약이 있어요. 가정이나 기업에서 한번 쓰고 나오면 다시 쓰기엔 제한적이죠.

그래서 주변기기가 많이 들어오면 재활용 수가 늘어나요. 월평균 500톤 정도, 대략 5만 대를 처리하고 있어요. 주변기기나 재사용을 하지 못하는 컴퓨터는 파쇄해서 원자재를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파쇄된 자재는 선별 공장으로 보내진다. 

Q. 중고제품을 소비자가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보안 삭제 방식으로 데이터 삭제를 마치면 부품을 수리하고 소프트웨어 정비 작업을 해요. 이때 윈도우 운영체제와 엑셀과 같은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 리맨은 MS(마이크로소프트)의 인증 라이센스를 받은 업체로서 정품 소프트웨어를 설치합니다.

중고 컴퓨터에만 설치하는 조건으로 MS 라이센스를 넘겨받았고, 리맨은 다른 중고 컴퓨터 판매 업체들에게 라이센스를 배포해주기도 해요. 라이센스를 받아 가는 다른 업체들과 한국IT재생산업협동조합을 이뤄서 한국의 IT 재제조 생태계를 함께 활성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맨의 대부분의 수익은 리맨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는 30여 개의 업체에 자재를 공급하는 도매수익이기도 하고요.

리맨 이름으로 MS 라이센스가 부여된 상품 

Q. 중고 컴퓨터를 기증받는 단체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일차적으로 기증자의 의중에 달렸어요. 리맨이 직접 배부 사업을 하진 않아요. 사후관리, 소프트웨어 교육 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영리IT지원센터라는 사단법인에 연결을 부탁해요. 현재는 경기도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추진하는 중고 컴퓨터 기증사업인 ‘사랑의 그린PC’에 참여해서 컴퓨터를 손보고 있어요.

드물지만 직접 기부를 하는 경우는 리맨이 위치한 포천 쪽 지역을 우선합니다. 개인보다는 기관을 중심으로 하려고 하고, 사랑의 그린PC에서 기부를 받을 수 없는 소규모 단체를 우선하고 있어요. 

리맨은 중고 컴퓨터 기증 사업인 '사랑의 그린PC'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Q. CCTV도 재제조하고 계시던데

중고 IT 기기 소매업체들이 팔지 않는 물건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CCTV에요. 아무도 중고 CCTV를 소매 판매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CCTV를 폐기할 땐 단순히 부수지만 그냥 부수기에는 상태가 너무 좋아요. 리맨의 미션은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CCTV에도 손을 댔죠.

리맨이 중고 컴퓨터를 도매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매를 하기도 해요. 중고 컴퓨터 소매 사례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리맨이 CCTV를 소매 판매하는데 쉽게 진입할 수 있었어요. 소매 매출은 CCTV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주 고객층은 소상공인이나 농장에서 동물을 관리하는 분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안전을 확인하려는 분들이에요.

CCTV를 정비하는 모습 . 리맨은 중고CCTV판매라는 새 시장을 연 것으로 평가 받는다.

Q. 취급 품목을 어디까지 생각 중이신가요?

재사용 가능한 물건이 있다면 저희는 계속 찾을 겁니다. 리맨은 새로운 품목을 찾아서 런칭하고 그 시장에 대한 유통채널을 만들어서 소매업자들에게 공급을 해주고 있어요. 한 품목이 안정화되면 또 다른 품목을 새로 하나 찾아 늘릴 계획입니다.

컴퓨터 품목이 안정화됐으니 CCTV 품목을 찾았죠. 기업에서 들어오는 소량만 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유통을 하고 있어요. 소매로 판매하지 않으려는 중고품들도 찾아보고 있고요. 거의 모든 IT 디바이스가 최대한 재사용될 수 있는 유통구조가 생기길 바라고 있어요.

​Q.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리맨이 사람들에게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경험을 제공하려면 더 성장해야 해요. 연 매출은 수십억이지만 컴퓨터 재제조를 통해서 리맨이 국내 재생산업의 몇 프로를 책임지고 있냐를 따지면 많이 잡아도 5%예요. 주변기기나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까지 고려하면 1%도 안 되는 수치죠.

IT 장비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을 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리맨 규모도 커지고 사람이나 설비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해요. 이 고민을 점차 해결해야죠. 앞으로 주력해야 하는 부분은 환경 측면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리맨은 200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이면서 벤처기업이기도 하다. 

Q. 리멘의 가까운 장래 목표는?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요.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아시아 국가예요. 베트남에 있는 한국계 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중고 IT 기기의 보안과 재제조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베트남의 소외계층에게 컴퓨터를 기증하기도 했고요.

베트남은 한국과 교류가 많아지고 있고 인도차이나반도, 캄보디아, 라오스 쪽으로 들어가는 중간 접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생산의 기지 역할이 되는 거죠. 리맨의 국내 모델이 완성되면 그 모델이 베트남에 적용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최소한 아시아에서 전자폐기물이 함부로 버려지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사진. 김태은 가치나눔청년기자단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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