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28일부터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4월10일까지 13일이 남았지만 사전 투표일(4월 5~6일)을 감안하면 사실상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22대 총선은 야당의 '윤석열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거야(巨野) 심판론' 그리고 제3세력의 '대안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총선의 흐름은 거대 여야 양당이 상대방을 향한 흠집 내기에만 급급해 정책이 실종된 선거라는 비판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끌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이번 선거전을 보는 또 다른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28일 각 당은 대표를 앞세워 대표적인 수도권 전략지역에서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역시 정권 심판론대 야당 견제론의 구도로 시작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갑 전현희 후보와 중구성동을 박성준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손을 잡고 있다. 2024.03.28./이수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갑 전현희 후보와 중구성동을 박성준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손을 잡고 있다. 2024.03.28./이수진 기자

민주당, '尹정권 심장부' 용산서 출정식…"심판열차 출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권의 심장부'로 상징되는 용산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어 '정권심판론' 확산에 열을 올렸다.

용산은 대통령실이 위치한 데다 민주당이 4년 만에 탈환을 노리는 지역구인 만큼 이곳을 정권심판 여론의 본거지로 삼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재명 대표는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며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석열 정권에 이제 주권자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발생한 '용산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가 기억하는 참사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고,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도 저지당하고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에 의해 국민 주권이 부정당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출정식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이들의 집권 기간에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하게 파탄됐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바로 강태웅 후보의 당선인데 지금 아슬아슬하다"며 강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 용산 바닥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진실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해병대 장병 희생의 진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호주 대사로 임명해 내보내는 이런 정권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지지했던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이제는 과감하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이 정부가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느냐"며 정권심판론에 힐을 보탰다.

이날 오전 7시 본인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출근길 인사로 '첫 유세'를 시작한 이 대표는 출정식 후 중·성동갑을 시작으로 동작을, 동작갑을 차례로 돌며 서울 격전지인 한강벨트 공략에 집중했다.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지지 유세에는 이 지역에 도전했다가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함께했다.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아침부터 부산·경남(PK) 지역 요충지인 낙동강벨트를 돌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선거운동 시작일을 전후해 본격적인 민주당 지원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도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윤영덕 공동대표는 "민주개혁진보 세력은 윤석열의 패악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의 절절한 명령 이행을 위해 뜻을 모았다"며 "이제 싸울 준비가 됐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연합 군단'이 출정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 중구성동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 중구성동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뉴시스

한동훈 "이·조 심판이 민생…범죄자세력의 시민 지배 막아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민생"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 망원역 앞 지원유세에서 "우리는 정치개혁과 민생 개혁, 범죄자들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번 총선의 핵심 프레임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심판을 내세운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 공약을 거론하며 "우리는 이런 정치개혁을 할 진심을 갖고 있고, 그 정치개혁을 통해 민생을 개혁하고 규제를 혁파할 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조 심판을 해야 한다. 그것이 네거티브가 아니다. 민생이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과 관련, "그것은 단지 국회를 이전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곳(마포)을 비롯해 서울 전 지역의 새로운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가락시장에서 한 위원장과 함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가락시장이 위치한 송파구의 박정훈(송파갑)·배현진(송파을)·김근식(송파병) 후보가 동행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성동·광진·동대문·강북·도봉·노원구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경기 남양주와 의정부도 방문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총선 출정 기자회견을 한 뒤 시민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뉴시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총선 출정 기자회견을 한 뒤 시민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뉴시스

조국 "부마항쟁 진원지 부산서 동남풍 일으켜 올라갈 것"

이번 총선 돌풍의 진원지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부산은 정치적 민주화를 끌어냈던 부마항쟁의 진원지"라며 "부산에서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올라가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제22대 총선 출정식을 열고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진보나 보수를 떠나서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과 무책임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서 윤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민은 부마항쟁을 일으켜서 우리나라 민주화를 추동했고, 부산은 더 이상 보수의 도시가 아니다"면서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하겠다는 판단으로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에는 다양한 그룹이 섞여 있는데 일차적으로는 윤 정권의 무능함과 무도함, 무책임에 대해 분노하는 그룹이 있다"면서 "조국혁신당 당원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민생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수파 정치인이었지만, 아주 선명한 가치와 비전으로 전국을 뒤엎었다"면서 "부산시민들이 조국혁신당의 선명하고 단호한 모습에서 노무현의 가치를 따르는 정당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출발할 때부터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 또 직진하는 모습에 작은 정치적 힘들이 모여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서 "제 지인이나 친구들이 뒤돌아보지 말고 오로지 직진하라는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 장비 담당사무원 교육이 실시된 인천 미추홀구 정부합동청사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장비 사용 실습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19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 장비 담당사무원 교육이 실시된 인천 미추홀구 정부합동청사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장비 사용 실습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선거는 투표율도 변수로 작욕할 전망이다.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사전 투표율이 40%가 넘었는데 이번에도 절반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는 선거 전반전 격인 사전투표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부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전국 선거 때마다 최종 투표율 대비 사전투표 비율이 40%를 넘었던 만큼 여야는 이번에도 사전투표율이 최종 투표율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에서 이긴 후보가 본투표에서도 대부분 이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렇다면 총선이 사실상 8일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 일각의 사전투표 불신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 대선 때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음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던 점을 부각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지지세가 높은 3040세대의 사전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토대로 최종 투표율도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조국혁신당 역시 최근 조국 대표가 앞장서 재외국민 투표를 독려하는 등 투표율 올리기에 당력을 모으고 당원들을 중심으로 SNS 등을 통한 투표 독려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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