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기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일부 지역의 지자체 의회에서는 사회적경제 육성과 지원 관련 조례의 폐기를 검토하는 움직임까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대전 지역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지난 7월말 대전사회적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스스로 성장해 자생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서 민간중심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권경미 대전사회적경제기업협의회 상임대표를 만나서 최근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대전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상황은 어떤지 물었다.

권 대표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이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답이 없다며,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일반기업의 것들과 동일하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역의 거점국립대학과 협력해 노인식 개발 등 새로운 사업영역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새로 개설된 대전 사회적경제기업 홍보관도 2024년도 개관할 대전 사회적경제혁신타운에 들어설 홍보관 운영에 대비해 모의고사처럼 신중하게 대하고 있으며, 향후 사경기업의 판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대전도 최근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데 인구가 줄어들지 않게 하려면 지역에서 인구가 덜 빠져 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세대를 위한 일자리 기회를 사회적경제가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권 대표와의 일문일답.

권경미 대전광역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권경미 대전광역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Q. 7월말 문을 연 사회적경제기업 홍보관 운영은?

“뭐 거기 입주한다고 도움이 되겠어?”, “입주는 왜 해? 귀찮기만 하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보통은 몽골텐트 치고 하는 장터형 사업에 익숙해서 홍보관에 입주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들을 계속 설득했고 마침내 40개 사경기업들이 입주해 지난 7월말에 홍보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

대전사회적경제기업 홍보관
대전사회적경제기업 홍보관

공간은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고, 운영 재원은 대전광역시 지역특화사업이다. 하지만, 12월말이면 특화사업이 만료되기 때문에 대전광역시의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했다. 한번에 뜀뛰기는 못하겠지만, 사회적경제기업 홍보관도 자력운영기반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문을 연 홍보관은 2024년에 새로 문을 여는 사회적경제혁신타운에 들어설 홍보관의 운영을 미리 연습하는 것이다.

“여기 사회적경제 홍보관으로 오시라고 해라.”, “여기로 오면 다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라”고 대전시 관계자들께 말씀드리고 있다.

직접 해봐야 어떤 것부터 채울 것인지 알 수 있다. 바로 그런 것들을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과정이다.

사회적경제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된 유통과 판로를 위한 효능감있는 플랫폼이 필요한데, 지금 운영하는 홍보관 운영노하우와 경험이 혁신타운에 들어설 홍보관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인구감소·지역소멸 시대의 사회적경제

인구가 줄어들지 않게 하려면 지역에서 인구가 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들은 거주지를 이동하는 비율이 낮다. 중장년층도 생활의 터전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가장 이동의 변동성이 높은 세대가 청년세대이다. 따라서, 청년세대가 지역에서 자리매김을 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얼만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청년들에게 보통 한두가지 재능은 분명히 있다. 다만, 그동안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런 청년들을 내가 운영하는 사회적경제기업에 고용을 해서 자립을 시켜보니 이동률이 낮았다.

해서, 지역의 청년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자리를 잡도록 해줄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앞으로 관련 지원제도가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 지원사업은 보통 기간이 7~8개월에 불과해 청년이나 기업 모두에게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청년세대 입장에서는 경력에 도움이 될 만큼의 기간이 부여되지 못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7~8개월마다 새로운 사람을 시작점부터 매번 다시 수련시켜야 한다. 특히, 자립기회를 갖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는 지속적인 기회부여가 중요하다.

만일 청년들에게 2~3년의 시간을 부여해줄 수 있다면 충분한 능력이 쌓이고 한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낼 수 있어, 청년들에게나 사회적경제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는 6명의 은둔청년을 고용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기업이 고용을 잘 유지해서 직원들이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목표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 청년들은 복지시스템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고용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Q. 대전사회적경제혁신타운 건설과 지역의 사회적경제 주체

“사회적경제 기업의 근간이 되게 만들어야죠.”

대전 지역 사회적경제 5개 단체 회장들과 사회적경제위원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로 혁신타운의 설계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 초기설계는 주차장을 지상에만 확보한다는 것이었으나 지하주차장을 포함하는 방안으로 변경되었다.

초기에는 한 달에 두 번도 만났고, 이후 격월로도 했고, 지금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만나 함께 점검하고 의견을 조율한다. 같이 협력해서 효능감있는 생태계로 작동하도록 만들도록 하겠다.

혁신타운에는 입주기업, 중간지원 조직, 홍보관, 공동작업장, 강당과 교육장, 라디오 방송국까지 들어온다.

공동작업장은 일종의 기업형 공유키친같은 성격의 공간으로 F&B 분야 입주기업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독자적으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시설을 갖추기 힘든 소규모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위한 매우 쓸모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Q. 사회적경제의 겨울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사회적경제 기업도 이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도 이제 일반기업의 것들과 동일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 동일한 선상에 설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가치는 플러스되는 것이다.

제가 운영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최근 2년간 지역의 거점국립대학인 충남대학교 링크사업단과 협력해 노인식 개발을 위한 산자부 연구용역사업을 수행했다.

일반도시락에 대한 노하우는 몇 년간의 사업 수행을 통해 어느 정도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 이제 노인식 도시락과 밀키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보려고 한다. 여건이 되면, 제조·생산시설을 규모있게 갖춰서 사업의 볼륨도 키워보려고 한다. 그러한 준비들을 계속하고 있다.

또다른 분야의 사업은 건설업이다. 기존에는 청소와 방역에 주로 집중했는데, 최근에는 인테리어 보수공사로 사업영역을 넓혀보고 있다. 사회적경제연구원이 사용하는 건물 리모델링을 내가 운영하는 사경기업이 했고, 공공기관의 카펫타일 교체 공사도 우리가 맡았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에 기업들이 만족하고 있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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