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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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회사인 상상우리가 설립된지 벌써 9년이 되었다.

10여년 전 우연한 계기로 본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자료에서 중장년의 수가 매년 10% 정도씩 늘어나고 있지만, 퇴직 연령은 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몇 년 후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하지만 솔루션은 거의 없었고, 있다해도 생색내기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다. 그때 당시 나는 (중장년)당사자가 아니었지만, ‘15년 정도 후에는 나도 당사자가 될 텐데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내가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상상우리라는 회사를 창업 하게 됐다.

사실 창업 당시에는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사회문제가 된다는 것에 공감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청년들의 실업문제가 훨씬 더 심각한 사회문제였고 퇴직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주목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청년 문제만큼이나 중장년의 문제 에도 주목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실제로 2013년 직장인의 평균 퇴직나이가 53세 정도였는데 매년 반년 정도씩 줄어들더니 2020년도에는 49세 정도가 되어서 퇴직을 하는, 퇴직 시기가 40대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또 퇴직하는 중장년의 수도 연간 80만명이 넘어서고 있다. 퇴직자의 수는 최근 출생자 수인 25만여명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준 인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계속 늘어나고 있는 중장년들을 위한 일자리나 복지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지며 여러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퇴직자들을 채용하는 경우 채용지원금을 지급한다거나, 근로자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50세 이상의 비자발적 퇴직자들에게 의무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등 변화에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바람직하게 바뀌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중장년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퇴직자들은 당연히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고 경제적으로나 사회관계적으로도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시선을 갖게 된다.(그래서 고용노동부에서는 55세 이상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상상우리는 중장년들이 가진 경험과 지혜가 퇴직을 하면서 사라지는 것은 국가·사회적으로 큰 낭비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이들의 경험과 지혜가 지속적인 사회의 자원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바라보는 중장년에 대한 시각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기보다 ‘사회에 필요한 자원이 되는 제공자’라는 입장이 좀 더 컸다. 그리고 최근에 이러한 시각이 좀 더 힘을 받게 되었다.

2022년 2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자료를 보면 15세 이상 64세 미만의 생산가능인구의 수는 2020년 4478만5000명에서 2025년 4589만8000명, 2030년 4612만9000명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 청년층 비율은 2020년 19.9%에서 2030년 14.7%로 줄고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의 수는 같은 시기 45.8%에서 55%로 10%가 늘어난다고 한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는 청년의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이 빈자리를 그대로 놔둔다면 일할 사람은 없어지고, 생산성은 낮아지면서 국가경쟁력도 자동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 방법 중 하나가 50대의 중장년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를 발휘해 그 자리에서 더 높은 생산성을 가질 수 있는 인재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핵심역량을 찾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사회에서 물러나는 대상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곳에서 더 높은 생산성을 가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상상우리에 방문하는 40대 말부터 50대 말까지의 연령에 있는 분들은 주된 사업장에서 퇴직을 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험치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다.

물론 70세 이상의 분들은 복지 혜택이 더 많이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50대와 60대 중반의 중장년들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로 보고, 퇴직 이후에도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와, 세대간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봐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중장년들이 처한 이런 문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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