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는 플랜V사업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한다. 사진은 아름다운가게가 2010년부터 진행한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자립전담요원 및 보호종료아동. (왼쪽부터) 박설미(자립전담요원), 전다솜, 윤재근, 김성민, 김효성, 이현기/출처=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는 플랜V사업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한다. 사진은 아름다운가게가 2010년부터 진행한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자립전담요원 및 보호종료아동. (왼쪽부터) 박설미(자립전담요원), 전다솜, 윤재근, 김성민, 김효성, 이현기/출처=아름다운가게

“명확한 꿈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플랜V 사업에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할까요?”

웹툰 작가를 꿈꾸는 보호종료아동 A씨는 지난해 플랜V 사업에 지원한 뒤 “돈 걱정을 덜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학원을 다니며 공모전을 준비중인데, 플랜V 사업의 지원금으로 공모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보호종료아동 꿈을 응원하는‘플랜V’를 아시나요?”

플랜V는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 비전(Vision)을 위하여 다양한(Various) 도전을 통해 가치 있는(Value)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다. 총 3억5000만원 규모로 진행된다.

아름다운가게가 진행하는 이번 사업에는 사단법인 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이 협력단체로 함께한다. 이들 기관은 보호종료아동에게 비전생활비와 비전지원금 등을 지원하며 보호종료아동들이 '돈 걱정' 없이 자신의 꿈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을 실행할 수 있게 돕는다.

올해 모집하는 플랜V 2기는 보호종료 5년 이후, 30세 이하에 해당하는 청년으로 2016년 9월 1일 이전 보호가 종료됐고, 1992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보호종료아동 총 30명이 대상이다. 플랜V 2기 대상자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비전지원금 ▲10개월간 매월 30만원의 비전생활비 ▲금융·진로 멘토링 및 비전 특강 ▲아름다운가게 봉사활동 자원 연계 등을 지원한다.

플랜V 2기 모집 포스터./ 출처=아름다운가게 
플랜V 2기 모집 포스터./ 출처=아름다운가게 

보호종료아동 A씨는 지난해 플랜V 1기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어린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는 A씨는 자연스럽게 웹툰작가로 진로를 설정했지만 생활비나, 학원 등록비 등 계속 지출되는 비용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플랜V 사업에 참여하면서 돈 걱정을 덜하며 학원을 등록해 다니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사업에 참여하면서 비전생활비 300만원(월 30만원씩 10개월)과 비전지원금 500만원 총 800만원을 지원받았다. A씨는 플랜V 1기 참여자로 올해 모집하는 플랜V 2기 보다 비전지원금 규모가 좀더 컸다. 

A씨는 “웹툰작가를 준비하면서 비용이 지출될 때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는데 플랜V 사업에 참여하면서 그 고민이 줄었다”며 “비용 때문에 평일에 하던 (서빙)아르바이트를 주말만 하게 돼 지금 하는 공부와 공모전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등 특정 직업군을 준비하려면 자투리 시간만 투자해서는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람들은 고민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아름다운가게 나눔문화국장은 “정부에서 보호종료아동의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원 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보호종료 5년 이후 청년들은 아동복지법 내 자립지원 대상 범위에 해당되지 않아 더욱 취약하다”며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이들의 진로 및 금융역량을 강화해 안정적 자립이 가능하도록 다방면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청년비전프로젝트 플랜V 1기에 선정된 권문도 씨

"플랜V에 참여하면서 팍팍했던 삶이 여유로워 졌어요"

청년비전프로젝트 플랜V 1기에 선정된 권문도 씨.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청년비전프로젝트 플랜V 1기에 선정된 권문도 씨.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보호종료아동 당사자 권문도 씨는 지난해 플랜V 사업에 1기로 참여했다. 간호학과를 전공한 문도 씨는 올해 2월부터 전공을 살려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또 다른 꿈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내년도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다. 

Q. 이미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변호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희망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본래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간호사가 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질 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때 만난 선생님들은 나이가 많아도 자신의 또 다른 꿈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미래에 그대로 계속 여기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가 읽게 된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에서 변호사 이야기를 보게됐고 스스로 변화를 주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도전하게 됐다.

나는 사기를 잘 당한다. 하지만 내가 무슨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거의 없었다. 친구들에게도 요청해 봤지만 비슷한 수준의 도움일 뿐이었다. 내가 변호사가 되면 사건사고에 휘말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Q. 플랜V 사업을 통해 받은 지원금은 어떻게 사용했나.

비전지원금 500만원과 비전생활비 300만원(30만원씩 10개월)을 지원받았다. 변호사 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학원 등록이나 체력관리 등에 사용했다. 책도 많이 샀다. 책을 읽으면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굉장히 많이 샀고 지금도 계속 읽고 있다.

지원금을 받으며 팍팍했던 삶이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보조적으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지원금 중 일부는 공부에 필요해 노트북을 구매했는데, 만약 플랜V 지원이 없었다면 적어도 6개월~1년 정도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지원금이 얼마인지를 떠나서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룬 분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의미를 봤을 때 도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던 것 같다.

Q. 최근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

사실 내가 대학교 때는 어떤 지원제도가 있는지 몰랐다. 아마 다른 친구들 중에도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장 먹어야 할 밥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사람을 사귀고, 정책을 들여다볼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정말 정보가 많고, 지원사업이 많은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서 아쉽다. 이들이 정보나 지원사업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됐으면 좋겠다. 하나의 사이트에서 한번에 검색하고, 자신에게 맞는 사업을 신청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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