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두레생협은 환경운동이자 생활개선운동으로 지난 1993년에 인천에서 시작됐다. 사회는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반대급부로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위기 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다. 친환경 농업을 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두레생협연합에 회원으로 가입하며 ‘푸른생협’에서 지금의 ‘푸른두레생협’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현재는 인천 지역에서 약 2만 7000명의 조합원과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 2기 기자들이 4월 7일 연수구에 위치한 푸른 두레생협 사무국에서 구상윤 상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구상윤 상무가 푸른두레생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2기
구상윤 상무가 푸른두레생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2기

Q. 푸른두레생협은 어떻게 설립되었나?

지난 1960~70년대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대량 소비 문화로 자연의 균형이 무너졌다. 또 끝없는 경쟁으로 사람들 사이의 평화로운 공생도 어려워졌다. 푸른두레생협은 이 같은 병폐를 극복하자는 운동에서 탄생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병들어가는 우리 땅을 되살리는 것 ▲생산자인 농민과 도시 소비자간 직거래를 통한 공동의 경제적 향상 ▲건강한 먹거리 나눔을 통해 믿음과 신뢰의 공동체 만들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과 연대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Q. 지역공동체에서 푸른두레생협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나 특별한 활동은?

푸른두레생협은 인천에서 오래 활동한 단체라 연대하는 곳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연대 활동 중 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첫 번째는 ‘나누미복지기금사업회'이다. 조합원의 기부금과 생협 이윤의 일부를 적립해 마련한 기금으로 인천 지역 단체 사업을 지원한다. 연말에는 '산타주머니 기부행사'를 통해 지역 아동센터에 선물을 보내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두번째로 푸른두레생협이 설립에 참여한 지역도서관 사업이다. 현재는 예산 지원을 통해 지역도서관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무상급식 운동,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다양한 지역 의제에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Q. 푸른두레생협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생산지 견학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생산자들을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먹는 것을 누가 생산하는지, 어떻게 생산하는지, 생산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를 알고 먹으면 그냥 먹게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오이 농사에는 오이가 크게 자라도록 하는 농약, 꼬부라지지 않게 하는 농약, 좋은 빛깔을 위한 농약 등 다양한 농약이 이용된다. 생산지 견학을 가서 이러한 사실을 직접 보고 오면 단지 ‘눈으로만 먹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생산지 견학은 조합원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함께 경험하고, 생협 본래의 취지를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 조합원 등이 푸른두레생협 부여 생산지를 견학하는 모습. /출처=푸른두레생협
2016년 조합원 등이 푸른두레생협 부여 생산지를 견학하는 모습. /출처=푸른두레생협

푸른두레생협은 인문학 강좌, 생산자 초청 강좌, 환경 강좌 등 여러 강좌를 매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강좌는 생협이 단지 좋은 먹거리를 구매하는 곳 이상임을 말해준다. 자연 및 사람과 더불어 상생한다는 취지를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안전한 먹거리 구입이 목적의 전부일 때, 잘못하면 ‘상생’이 아니라 ‘배척’이 된다. 나한테 득이 되는 것만 생각하는 조합원의 이기주의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좌가 중요하다. 

2017년 열린 생협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출처=푸른두레생협
2017년 열린 생협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출처=푸른두레생협

큰 행사로는 ‘생명나눔한마당’과 ‘조합원한마당’이 있다. ‘생명나눔한마당’은 두레생협이 전체적으로 모여서 생산자들과 ‘기천제’를 지내거나 생산물을 가져와서 나누기도 하는 가을걷이 축제다. 

‘조합원한마당’은 푸른두레생협의 조합원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다. 운동회, 음악회, 벼룩시장 등을 열기도 하고, 생산지에서 산길 걷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조합원이 2만명이 넘기 때문에 조합원들 전체가 다 모일 수는 없다. 많은 조합원을 만날 수 있는 행사라 기억에 남는다.

2018년 정월대보름한마당 모습. / 출처=푸른두레생협
2018년 정월대보름한마당 모습. / 출처=푸른두레생협

Q. 다른 생협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두레생협만의 특징은?

다른 생협과는 색깔의 차이가 있다. 생산자로부터 시작되어 친환경 농법이나 농촌 살리기 등이 가장 큰 목적이 되는 생협이 있다. 하지만 두레생협은 소비자 위주의 작은 규모의 생협이 모인 생협 수도권 사업 연합에서 시작됐다. 두레생협은 소비자로부터 시작된 생협이면서도 공생이라는 가치에 맞게 생산자 쪽도 많이 생각한다. 

두레생협은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느리다고도 볼 수 있지만, 매장 운영이나 유통 과정 등에서 협동조합 정신에 맞지 않는 변칙들을 쓰지 않는다. 본래 목적과 정도를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차별점은 안전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두레생협은 생활재 선정에 있어 까다로운 인증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두레생협 식빵은 퍽퍽해서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맛을 위해 첨가하는 유화제 등 첨가물이 가장 안 들어간다.

Q. 다른 일반 마트에서 소비하는 것과의 차이점은?

생협 이용은 소비하면서 동시에 지구를 살리는 활동이다. 신입 조합원들에게 항상 이 말은 해드린다. 또한 이것이 조합원들이 생협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전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구매하면서 가치 있는 소비를 한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소비와 다르다.

생협은 지속가능한 생산을 하는 친환경 생산자와 함께한다. 그리고 이들의 생산물에 정당한 보상을 한다. 우리 땅을 살리는 생산자들의 생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환경 보전과 공정한 소비라는 가치에 한 발 다가서는 것이다.

그리고 생협에서 딸기를 고를 때 "아, 저번에 만난 생산자가 수학한거네”라면서 생산자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다. 누가 생산했는지 알면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된다. 생협은 조합원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윤 논리가 아니라 건강, 안전, 환경 등 소비하는 주체의 입장에서 운영된다. 마트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Q. 생협 생활재들의 가격대가 비싸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생협 이용에 진입장벽이 되는 것 같다.

소비자들이 생협 가입이나 이용을 꺼리는 이유가 가격이 비싸서인 듯 하다. 절대적인 가격만 보면 식자재 마트에 가는 것이 제일 싸다. 하지만 식자재 마트나 대형마트 친환경 유기농 생산물의 가격을 보면 오히려 생협보다 비싼 편이다. 또한 생협은 먹거리 안전 문제나 기타 가격변동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도 조합원에게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래도 유기농 생산품들이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보니, ‘안전보단 양’이라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기는 힘들다. 사람들마다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게 더 중요하다’를 이야기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Q. 생협에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대개의 소비자 조합원들은 농약 안 치고는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어떤 것이 유기농산물이고 어떻게 농사를 지었는지 얘기해도 믿지를 않았다. 처음 생협 운동을 하면서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이제는 유기농 제품에 대한 경쟁이 심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무렵 ‘잘먹고 잘살기’ 방영을 기점으로 유기농산물과 무농약에 대해 모두가 알게 됐다. 당시에는 유기농 제품을 살 곳이 생협 뿐이었다. 이제는 유기농 생산물을 여러 곳에서 판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싼 곳으로 휩쓸려가는 자본논리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협이 더 튼튼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생협의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 접점을 확대하겠다. 그리고 이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는 구조 등에 대해 끊임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 ‘생협을 생협답게’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바치고 구상윤상무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2기
청년공감기획단이 인터뷰를 바치고 구상윤상무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공감기획단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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