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울시는 지난 십 여 년간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집중, 26개 구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만들고, ‘서울사회적경제우수기업’을 선정해 사회적경제기업의 매출 확대를 돕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의 사회적경제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좋든 싫든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운넷>은 지난 3월 12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사회적경제: 서울사회적경제 지나온 10년, 앞으로의 10년’을 주제로 각 분야에서 활동해 온 사회적경제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회적경제 생태계 강화 ▲사회적경제기업 평가체계 개선 ▲사회적금융 활성화방안 ▲효과적인 사회서비스 전달 체계 구축 ▲공공성에 기반한 주택 공급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에너지 활용 전략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 보다 기존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좌담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신임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정리하고 소개한다.
▶참가자(가나다 순)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
김종빈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사회혁신기업 더함 이사
민동세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박향희 한국자활복지개발원 일자리사업본부장
오귀복 아이쿱생협 상무
허재형 임팩트얼라이언스 이사장·루트임팩트 대표
▶진행 = 박미리 이로운넷 선임기자
서울시의회가 올해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아 선정한 ‘서울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특별시의회 조례 30선’ 가운데 2011년에 제정된 ‘친환경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가 이름을 올렸다.
해당 조례는 ‘친환경학교급식’을 통해 청소년의 건전한 심신 발달 및 올바른 식생활 습관의 형성을 도모하고, 친환경 농·수·축산물의 수급체계 완성과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이는 친환경 및 먹거리 보편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의된 조례로 평가된다.
먹거리·급식은 소비자 그룹이 모여있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등 사회적경제조직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이번 좌담회에서도 ‘친환경 먹거리’를 위한 제언들이 나왔다.
“친환경 무상급식 등 시민 건강권 책임져야”
서울시 의회는 지난 5일 권영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유전자변형식품(GMO)없는 안전한 학교급식 제공을 위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급식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오귀복 아이쿱생협 상무는 “서울시 아동·청소년 건강권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NON-GMO 학교급식은 사회적·윤리적인 소비자 인식을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GMO 문제를 넘어 가공식품 화학물질 문제까지도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급식을 넘어 ‘먹거리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도 지속가능한 먹거리 정책이 필요하다.
권옥자 한살림서울 이사장은 “재난상황에서 먹을거리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아졌다”며 “나의 밥상에 가까이 다가오는 서울시로서 가공식이 아닌 자연식 위주의 건강한 국내산 먹거리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지난 3일, 서울먹거리연대를 창립하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직접 먹거리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성철 두레생협 홍보팀장 역시 “차기 서울시장이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푸드플랜, 친환경 임산부 꾸러미 사업 등 서울시민의 먹거리 안전에 더욱 신경써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먹거리 등 사회적경제 연합모델 검토해야”
돌봄·먹거리 영역은 사회적경제 영역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오 상무는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의 ’카디아이‘와 ’카라박(CARABAK) 프로젝트를 들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카디아이‘는 지역 내 돌봄을 통해 보건 및 교육서비스, 어린이·노인 돌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카디아이는 건축노동자협동조합 치페아, 급식노동자협동조합 캄스트와 함께 카라박(CARABAK)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카라박 프로젝트처럼 ’어린이집 보육 – 급식조리 – 교육체험 – 시설 유지보수‘ 등이 연계된 사회적경제 연합 사업모델로 발전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조직이 협업하는 방식은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확대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식이 가능한 환경 위한 고민 필요
채식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관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오귀복 상무는 “기후위기에 채식중심 사회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발표가 많이 나와 있다”며 “실제 공공급식 안에서 채식 중심 급식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늘어나는 채식인구에 대응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할 수 있도록 ’채식조례‘를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채식'을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식사로 정의하고, 채식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시행 및 실태 조사 실시 근거 등을 명시했다.
세계협동조합대회, 성공적 개최 위한 준비 필요
한편, 좌담회에서는 세계협동조합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는 12월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협동조합대회는 국내외 협동조합 관계자 1200여 명이 모여 세계 협동조합의 현황과 코로나 19 위기극복 등의 사례공유를 진행한다. 본대회에서는 7개 전체세션과 18개 동시세션이 열린다. 부대행사로 학술대회, 국제 협동조합 법률포럼, 협동조합 현장견학 등이 진행된다.
대회는 ICA(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 국제협동조합연맹), 서울시, ICA 한국회원이 주최한다. ICA는 전 세계 협동조합들의 네트워크 조직으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신용협동조합연합회 ▲새마을금고연합회 ▲산림조합중앙회 ▲아이쿱소비자생협연합회 ▲한국협동조합 국제연대 7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강민수 센터장은 “올해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서울에서 개최 될 예정”이라며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이를 통해 서울이 사회적경제 수도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나서줘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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