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구와 사회, 개인의 유기적인 순환을 위해 친환경 유기농 제품 유통, 쓰레기 저감, 자원의 재활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강조되면서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실행하는 중이다. <이로운넷>이 생활에서 환경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생협의 고민을 들어본다

“생협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졌어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지역사회에 널리 확산됐으면 합니다.”

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두레생협)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상 속 작은 실천’을 강조한다. 제로 웨이스트 매장을 만들고, 포장지 개선사업을 진행해 지역 조합원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두레교육활동센터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한다. 2019년부터 펼치고 있는 자원순환운동이 그 예다. 첫 해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아이스박스를 활용해 스티로폼 박스 사용을 줄이는 ‘MY BOX 캠페인’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생활의 재개발 캠페인’을 진행했다.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 장바구니, 종이백 등을 모아 매장에서 재사용하자는 캠페인이다.

이들 캠페인은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 있게 이어지고 있다. 유경순 두레교육활동센터 사무국장은 “MY BOX 캠페인과 생활의 재개발 캠페인은 그 해만 홍보하고 그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지만, 참여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린액션 챌린지 워크북./출처=두레생협
그린액션 챌린지 워크북./출처=두레생협

올해는 오는 12일부터 ‘지구를 지켜라 캠페인 : 그린액션 챌린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린액션 챌린지는 조합원에게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실천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조합원은 각자 실천할 뿐만 아니라, 지역 조합원과 모임을 갖고, 각자의 노하우와 경험을 나눈다. 유 사무국장은 “이전에는 개별 조합원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식에 그쳤다면, 올해부터는 조직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볼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두레생협연합회 사무실에서 유 사무국장을 만나 두레생협의 기후위기 대응 계획을 들었다. 

다음은 유경순 두레교육활동센터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Q. 두레교육활동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 2017년에 만들어졌다. 예전에는 연합회가 사업연합의 성격이 강해서 사업의 인프라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그러다 생협이 어려워 활동이 위축됐을 때, 두레생협의 이름으로 공동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돼 결성됐다. 

기후위기 대응 관련해서는 제로 웨이스트 매장 설치, 포장지 개선 등 사업영역은 기후위기TF에서 담당하고 있다. 센터는 자원순환 캠페인, 기후위기 교육 등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인식개선 및 의식향상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조합원 대상 교육 및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 등을 알리고,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을 돕고 있다. 

유경순 두레교육활동센터 사무국장
유경순 두레교육활동센터 사무국장

Q. 기후위기 문제에 생협이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 생협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우리나라 생협의 경우 ‘땅을 살린다’는 유기농업의 이슈를 함께 만들어왔던 역사가 있다. 과거부터 환경문제는 항상 중요한 이슈였다. 

사실 기후위기는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생협처럼 환경이슈에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온 조직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자원순환운동에서 ‘환경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표방하는 이유는?

▶ 혹자는 일상 속 실천이 전체적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이 모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일상 속에서 실천해 나가는 힘이 모이면 제도나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까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정책 변화·제도 개선을 국회와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도 일상 속에서 실천하면서 불편함 등을 경험하다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더 피부에 와닿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시민 개인도 평소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습관 등을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습관을 바꾸면 기업이나 국회 역시 자연스레 그 흐름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Q. 실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이 큰가?

▶ 관심이 엄청나다. 2018년 쓰레기대란을 기점으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때 많은 이들에게 쓰레기가 일상의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두레생협은 그 해 상반기, 조합원을 대상으로 환경문제에 있어 생협 차원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실 이전부터 환경에 대해 고민한다는 생협이 플라스틱 비닐을 생산하는 모습 등을 보고 조합원들이 문제제기를 해왔기에 조합원 입장을 적극 경청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던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중간중간 당장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슈를 풀어가면서 조합원과 소통했다. 2019년 12월에는 자원순환을 확산하기 위한 두레생협의 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자원순환 정책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원순환 대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의견과 고민을 모아 2019년 ‘MY BOX 캠페인’을 시작으로 자원순환 운동을 진행했다.

두레생협은 2019년 12월 11일, 두레자원순환 대토론회를 열고, 자원순환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나눴다./출처=두레생협
두레생협은 2019년 12월 11일, 두레자원순환 대토론회를 열고, 자원순환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나눴다./출처=두레생협

Q. 2019년 ‘MY BOX 캠페인’의 성과 및 반응을 설명한다면?

▶ 우선 MY BOX 캠페인은 평소 집에서 사용하는 아이스박스를 활용해 스티로폼 박스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본래 생활재를 운송할 때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공급했었다. 처음에는 박스 개선을 위해 새로운 박스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 박스를 새로 만드는 것 자체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집에서 사용 중인 아이스박스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MY BOX 캠페인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다. 여전히 참여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캠페인 진행 첫 해 30% 참여율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60%까지 올랐다. 

이제는 캠페인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두레생협의 정체성이자 박스정책 자체가 MY BOX라고 말하고 있다. 

두레생협의 자원순환프로젝트 2탄 '생활의 재개발 프로젝트' 포스터./출처=두레생협
두레생협의 자원순환프로젝트 2탄 '생활의 재개발 프로젝트' 포스터./출처=두레생협

Q. 지난해 진행한 ‘생활의 재개발 캠페인’의 반응도 궁금하다.

▶ 이 캠페인은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 장바구니, 종이백 등을 모아 매장에 비치해 재사용하자는 캠페인이다. 사실 생활의 재개발 캠페인은 이전에도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해왔는데, 전체 조합원이 동참해보자는 차원으로 진행됐다. 

반응이 정말 좋고, 지금도 참여가 활발하다. 조합원들은 “깜빡 잊고 매장에 장바구니를 안 가져와도 매장에 장바구니가 있으니 좋다”고 말씀하신다. 

당시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는데, 이는 뼈아픈 경험이었다. 우리도 자체적으로 조합원에게 물품 공급할때나 물류센터에서 매장으로 물품을 이동할 때 축냉재를 쓰고 있으니 이를 재사용하면 어떨까싶어 운동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있었다. 조합원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음식배달, 택배 등이 급증하면서 집에 아이스팩이 많이 쌓이게 된 것이다. 11월에 보니 모인 아이스팩이 무려 4만개더라. 

무엇보다 문제는 아이스팩을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다. 저희는 나름대로 생산지에서 조합원에게 물품을 공급하고 할 때 재사용하긴 했는데, 모인 아이스팩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었다. 관련 제도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Q. 올해 진행할 자원순환운동 3탄 ‘그린액션 챌린지’를 소개해달라.

▶ 이전 캠페인은 개별 조합원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식에 그쳤다면, 올해부터는 조직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볼 생각으로 고안했다. 조합원들에게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을 제안하고, 매달 기록하게끔 유도한다.

개인적으로 기록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다. 지역생협에 있는 조합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실천하면서 느낀 경험,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1년 단위 캠페인인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공동 행동을 고민하는 방식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두레생협은 3월에 기후위기활동가 양성과정을 통해 기후위기 활동가를 양성했다./출처=두레생협
두레생협은 3월에 기후위기활동가 양성과정을 통해 기후위기 활동가를 양성했다./출처=두레생협

이를 위해 100여 명의 기후위기 활동가도 양성했다. 지난달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의지있는 분들만 받기위해 참가비도 받았는데, 많이들 지원해주셨다.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많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레교육활동센터 역시 매달 각 지역생협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체크할 생각이다. 지역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반영해 또 다른 그린 액션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모임 속에서 각자 환경을 위한 실천 경험을 공유하며 인식이 더욱 성장하고, 지역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다. 

Q. 그린워크북을 제작하고, 성과를 수치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 그린워크북을 통해 각 행동별로 탄소저감효과나 나무식재효과가 얼마인지 안내한다. 예를 들어 7번 분리배출 잘하기, 8번 장바구니 사용하기, 9번 종이컵 대신 개인컵 사용하기를 실천하면 연간 94kg의 CO2 탄소저감효과, 14.2그루의 나무식재효과가 있다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실천이 탄소저감에 얼마나 도움되는지 수치를 보면 더욱 분발하게 되지 않나. 조합원들이 신나게 즐기며 기후위기 대응 모임 등에서도 활발한 이야기가 오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 조합원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도 확인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그린액션 챌린지 설명자료./출처=두레생협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그린액션 챌린지 설명자료./출처=두레생협

Q.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중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추천해준다면?

▶ 물론 다 생활 속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는데, 1번 액션인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기와 2번 액션 음식물쓰레기 20% 줄이기는 난이도에 비해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공장식 축산에서 오는 메탄가스 배출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 탄소배출을 생활에서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10번 액션 ‘기후위기 대응 모임과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기후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Q. 올해로 자원순환운동이 3년차를 맞았다. 소회와 향후 계획은?

▶ 돌아보면 3년간 조합원들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고 조직화해왔다. 사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스페이스 토론회를 열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안타깝다. 어떤 방식이든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함께 나눌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해야할 일들은 많은데, 생협만이 감당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협이 조합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지역사회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고, 환경을 위해 개선해나가는 역할을 해냈으면 좋겠다. 

이미 지역사회와 연계해 병 재사용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조합원과 지역주민 및 단체들과 함께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났으면 한다. 지역에서 기후위기 대응 모범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그린액션 챌린지 설명자료./출처=두레생협
지구 온도를 낮추는 10가지 행동 그린액션 챌린지 설명자료./출처=두레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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