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는 마곡, DMC, G밸리 등에 서울시의 산업거점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거점별로 유망산업을 육성하고, 기업 간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서울의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마곡에서는 마곡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 R&D 생태계 활성화 및 시민-전문가-기업이 함께 하는 ‘리빙랩’ 방식을 도입해 미래지향적인 혁신지구를 만든다는 게 목표다. <이로운넷>은 마곡 지구의 특화 요소가 무엇인지, 어떤 사업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지 취재하고, 미래 마곡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2018년 강서구 마곡동을 국내 스마트시티 명소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시티(Smart City)’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도시로,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관련법도 제정됐다.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구축하는 스마트시티는 마곡지구에 거주하고, 근무하고, 방문하는 모든 시민이 더 편리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도시다. 특히 가상현실(VR),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 통신 기술(ICT)을 도시에 적용해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SBA는 여기에 시민 참여를 이끄는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을 주관한다. 전문가와 기업이 마곡에 일방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실증 과정에서 주민을 모집해 체험하게 하고, 피드백도 받는다. 문구선 SBA 거점지원본부장은 “2019년에 이어 2년 차에 접어든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지원사업은 서울시 리빙랩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손꼽힐 만큼 우수한 성과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의 구성. 자료=SBA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의 구성. 자료=SBA

주민과 함께 실험하는 ‘똑똑한 도시’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지원사업은 작년 ‘마곡 스마트시티 시범(실증)단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사용자와 시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을 말한다.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의 윌리엄 비첼 교수가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스마트시티 리빙랩은 이 실험실을 지역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지역 시민들이 자기가 사는 곳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최신 기술을 도입해 실험하고, 행정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서울 마곡지구는 도시 개발·구축 단계부터 정보 통신망 인프라 및 공공시설물이 잘 갖춰진 신규 개발단지다. 자전거도로와 자전거 거치대 등 공공 인프라도 마련돼 있어 스마트시티를 위한 리빙랩 프로젝트 추진에 적합하다는 게 SBA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와 SBA는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30개 프로젝트 중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프로젝트를 선정했고, 6개월간 프로젝트당 약 1억원을 지원했다.

5개 프로젝트는 ▲시각장애인의 편리한 보행과 물건 구매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시각장애인 무장애도시 시범사업’ ▲지역의 냄새 데이터를 지도로 구축하는 ‘주민참여형 마곡 스마트시티 냄새 커뮤니티 매핑사업’ ▲아파트 화재 감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리빙랩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 활용 마곡지구 주거지역 화재상황 인지 시스템 구축’ ▲자율주행로봇 배송 서비스를 실증하는 ‘마곡산업단지 내 자율주행기반 로봇플랫폼 활용 실외배송’ ▲전동킥보드 전용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스테이션 기반 스마트시티형 IoT 1인 교통수단 연구’였다.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이 12일 성과보고회 행사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진재성
지난해 12월,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이 성과보고회 행사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진재성 기자

건강·교통·환경 주제로 리빙랩 신규 사업 진행

서울시는 올해도 새로운 프로젝트 5개를 수행할 기관을 모집했다. 마곡지구의 스마트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과제로 건강·교통·환경을 지정하고, 각 과제를 리빙랩 방식으로 풀 수 있는 기업을 모았다. 4월 공모를 통해 5월 5개 프로젝트 전담기관을 선정했다.

선정된 5개 프로젝트는 건강 분야 1개, 교통 분야 2개, 환경 분야 2개다. 각 프로젝트에는 시민 참여자를 섭외해 실증 연구를 추진했다.

건강 분야 프로젝트는 △‘㈜엑소시스템즈’가 맡았다. 마곡지역 거주자‧직장인 ‘비대면 근골격계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가정에서도 전문적으로 근골격계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했다. 참여 시민이 측정기기(엑소리햅, exoRehab)를 사용하면 인공지능(AI)이 건강 상태 빅데이터를 분석해 근골격계 진행 상황‧위험도를 파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분야 전문가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한다. 전문가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내린다. 필요 시 건강‧기기 관리를 하는 ‘케어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가정에 방문해 참여자의 상태를 체크하기도 한다.

건강 관리 매니저의 활동 모습(좌측 3개 사진)과 참여자의 화상 상담 모습(우측 1개 사진)./사진=SBA
건강 관리 매니저의 활동 모습(좌측 3개 사진)과 참여자의 화상 상담 모습(우측 1개 사진)./사진=SBA

환경 분야 프로젝트는 ‘㈜유니즌’과 ‘㈜오이스터에이블’이 맡았다. △유니즌은 ㈜시대의영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IoT 센서로 수집한 환경정보를 알려주는 ‘에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챗봇’을 진행했다. 마곡 주민 및 직장인을 대상으로 환경 우려 사항 설문을 해 소음, 환경오염, 미세먼지 등이 문제가 되는 지역을 찾았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 측정 및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환경 데이터를 모아 기록한 뒤 챗봇으로 일반인들에 공유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으면 마곡의 환경에 대해 챗봇과 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IoT 센서가 설치된 재활용 쓰레기통 설치 및 분리수거 시 포인트를 지급하는 ‘IoT 분리배출 솔루션’을 진행했다. 마곡 시범단지인 마곡엠밸리6단지에 IoT 분리배출함 ‘WeBin’ 8대를 설치했다. 투명페트가 올바로 투입되면 보상 어플리케이션인 ‘오늘의 분리수거’를 통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상하목장우유, 7번가피자 등을 보상으로 제공했다. 투명페트 재활용 관제 정보가 강서구청 자원순환과로 실시간 전송됐다.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단지 거주자와 운영 스태프, 환경미화팀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했다.

유니즌의 ‘에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챗봇’(좌측 2개 사진)과 오이스터에이블의 IoT 분리배출함 ‘WeBin.’/사진=SBA
유니즌의 ‘에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챗봇’(좌측 2개 사진)과 오이스터에이블의 IoT 분리배출함 ‘WeBin.’/사진=SBA

교통 분야 프로젝트는 ㈜나인투원과 ㈜해피앤굿의 몫이었다. △나인투원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주차구역 내 공유자전거 주차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Semi-dockless 공유전기자전거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다. 별도의 대여소 없는 비(非)고정형 공유전기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목적이다.

30여대 규모로 운영한 서비스는 3달 운영 결과 약 2000회 이용됐다. 자전거를 거치대에 반납하면 할인해주는 시스템도 도입해 반납 비율 30%를 달성했다. 이용자 98%가 이용 후 만족했다고 평가했다.

△해피앤굿은 자전거‧전동킥보드 주차‧충전‧공유 ‘스마트스테이션’을 설치했다. 기존의 무겁고 불편한 열쇠 대신, 해피앤굿이 제공하는 가벼운 단말을 본체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주차하는 거다.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입출고할 수 있고, 자전거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해피앤굿은 마곡광장 내 자전거보관소에 스테이션 2개소를 설치해 연말까지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이용 후기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나인투원이 마곡지구 안에서 시행한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왼쪽)와 해피앤굿이 설치한 충전기능 스테이션 2개소. 사진=SBA
나인투원이 마곡지구 안에서 시행한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왼쪽)와 해피앤굿이 마곡광장에 설치한 충전기능 스테이션./사진=SBA

각 프로젝트는 현재 사업 마무리 단계다. SBA는 12월에 오프라인 성과보고회로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보고회 대신 사례집을 발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신규 프로젝트 5개와 더불어 지난해 진행된 스마트시티 리빙랩 5개 프로젝트도 후속 지원했다. ‘㈜에어오더’는 시각장애인의 매장 이용을 도울 수 있는 기능과 하드웨어 최적화 기술을 개발했다. ‘㈜대시컴퍼니’는 근거리 1인 교통수단 스테이션 서비스를 확대하고, 개방형 플랫폼 운영 테스트를 통해 추가 기술을 개발했다.

아파트의 화재 감지 시스템을 만드는 ‘㈜크로센트’는 화재 취약 계층 관리 기능을 개발하고, 모델링 고도화 작업, 작년 리빙랩 참여자 테스트 설문을 포함해 모바일 전용 UI를 만들었다. 로봇 부품 및 교육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는 마곡산업단지 내 비대면 음식 배달 시범 서비스를 했다.

냄새 지도를 만들어 지역 악취 문제를 해결하는 ‘(사)커뮤니티매핑센터’는 냄새 측정 데이터 연동, 실시간 시각화, 유독성 기체 발생 시 경고 문자·이메일 전송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문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젝트 수행기업이 시민과 교류하고 실증 연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온라인 미팅 등 다양한 노력으로 무사히 프로젝트를 마쳤다”며 “앞으로도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마곡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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