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인생에서 가장 우수한 육체 능력을 지녔지만, 노동시장에 최초 진입하는 저숙련자로서 제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기술 발전, 환경 요소 등으로 우리 사회 노동 수요 및 고용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디지털 경제로의 불가피한 전환을 강조하고 나섰다. 청년들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 어떻게 일하고 어떤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서울시 청년허브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청년 활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컨퍼런스 ‘미래를 사는 시민들’을 마련했다. 이달 10~12일 사흘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열리는 행사에서는 ‘오늘, 연결, 미래’라는 3가지 주제로 청년의 삶에 필요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오늘’을 주제로 기술발전이 청년의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이호연(미국 뉴스쿨 공공·도시정책학과), 조유선(연세대 복지국가연구센터), 이예나(쿠피협동조합) 등 3명의 연구자가 기술변화에 따른 청년 노동 실태와 일자리 지원 정책 등을 연구했다. 

청년층, 단순노무·서비스직 늘었지만 임금 상승은 적어

10일 온라인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허브 컨퍼런스 ‘미래를 사는 시민들’에서 이호연 연구자가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연구팀은 전국, 서울의 청년, 비청년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친 구조적 변동을 분석했다./사진제공=청년허브 유튜브 화면 갈무리
10일 온라인에서 열린 서울시 청년허브 컨퍼런스 ‘미래를 사는 시민들’에서 이호연 연구자가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연구팀은 전국, 서울의 청년, 비청년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친 구조적 변동을 분석했다./사진제공=청년허브 유튜브 화면 갈무리

연구자들은 국내외 선행 연구와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기술변화로 노동시장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근로 조건(임금)이나 고용 형태를 들여다봤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호연 연구자는 “기계로 대체되기 쉬운 직종과 어려운 직종이 있지만 대부분이 기계화 가능하다는 주장과 기술이 발전되더라도 무분별하기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으며 감소보다 증가 폭이 크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맞서왔다”라고 소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외 모두 저숙련·고숙련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중숙련 일자리는 감소했다. 고숙련 일자리는 대체가 어렵고, 저숙련 일자리는 기계화하기엔 투자 대비 가성비가 떨어지는 탓이다. 실제 청년층에서는 단순노무직·서비스직 등에서 고용이 증가했지만, 임금 상승률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자는 “한국 고용시장에서 기술변화보다 고용형태, 복지혜택 등 제도의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연구 기간인 2009~2018년 이후 기술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기술 대체는 실행 가능한 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는 ‘폴라니의 역설’을 소개하며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시간 등 이유 때문에 모든 일자리를 자동화하기 어렵다”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해당 기획 연구는 향후 청년허브를 통해 공개하고, 서울시 청년 및 노동 정책을 설계하고 구축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청년 연구활동가들이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코로나19 이후 청년 삶의 변화 등 청년허브에서 진행한 공모형 연구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청년 커뮤니티·교류 늘리는 방법

서울시 청년허브가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청년 활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컨퍼런스와 포럼이 이달 10~13일 진행된다./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 청년허브가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청년 활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컨퍼런스와 포럼이 이달 10~13일 진행된다./사진제공=서울시

둘째 날인 11일에는 ‘연결’을 주제로 2020년 코로나19를 경험하며 고민해온 청년공간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방법, 청년 커뮤니티와 지역교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된다. 12일 ‘미래’ 세션에서는 아시아 청년 액티비스트 리서처 펠로우십(AYARF)에 참여하는 청년 30명이 그동안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환경·기술·도시 분야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13일에는 코로나19 이전의 청년공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청년공간 포럼 ‘청년공간, 해체와 재구성’이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다. 청년공간 운영과 사업에 대해 고민하는 담당자를 비롯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부 ‘청년공간의 해체’에서는 청년공간의 역할과 그간의 경과, 코로나19 이후의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2부 ‘청년공간의 재구성’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과 청년기본법 제정 이후 변화가 요구되는 공간 운영 방식과 공간 기반 커뮤니티 사업에 대한 사례를 공유한다. △3부 ‘좌담회’에서는 온라인 모임의 가능성과 한계, 공간의 비대면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 

김영경 서울시 청년청장은 “코로나19로 청년활동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포럼이 코로나19가 청년 활동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진단하고 앞으로의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청년들의 활력이 저조한 상황에서 사회적 연결고리를 계속 이어나가 청년의 활력을 증진할 방안을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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