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SeeDream 기자단 5기 고다은 입니다.

오늘은 인간 중심의 사회적경제기업, 조직으로서 활동 중인 미디어협동조합 찰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합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제2조의 초등학교/중학교 또는 이와 동일한 과정을 교육하는 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제14조 제1항에 따라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또는 이에 준하는 학교에서 같은 법 제18조에 따른 제적·퇴학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을 말합니다.

2018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에서 4명은 편견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받거나 혜택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는 건강검진 서비스나 검정고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해와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히 있는 가운데, 광주엔 이러한 편견에 맞서보고자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차현동 상임대표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SeeDream​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을 소개하기 위해 광주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차현동 상임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1. '찰나'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상임대표 차현동입니다.

찰나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한 미디어 작업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청년이 되었고 현재 저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청년들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리는 미디어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업무영역으로는 사진, 영상, 디자인이 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2. 찰나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세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땐 디자인 비율이 낮았습니다. 그에 반해 사진이나 영상 비율은 많았구요. 보통 사진은 순간의 포착이라고 하잖아요? 그리고 그 순간을 찰나라고 하고. 사전적 용어도 시간의 단위라고 알고 있습니다. 찰나는 75분의 1초를 말합니다. 정말 짧은 시간입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 소정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학교 밖 청소년들도 그만큼의 시간을 보장해 주자', '짧은 순간만은 보장해 주자'라는 마음에서 찰나라고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건 여전히 유효한 것 같아요. 그때 함께 했던 청소년들은 지금 20대 중반이고, 그 친구들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니깐요.

Q3. 학교 밖 청소년들과 활동하게 된 계기가?

출처 =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제가 청소년 지도사를 할 때도 대중적인 청소년들과 어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때는 장애청소년들과 활동했었는데 그 당시에만 해도 장애인 단체나 장애청소년을 위한 복지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지원해 주고 있지만 제가 활동할 땐 아무도 장애 아동을 신경 써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장애아동과 장애 아동이 함께하는 캠프, 즉 같이 어울려야지 화합할 수 있고, 사회통합력도 올라갈 수 있는 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비슷하게 왔던 것 같습니다. 찰나에는 고등학생이 없습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깐요. 그 친구들은 그냥 청소년일 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과 편견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것들에 같이 맞서 보고자 했습니다.

Q3-1.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예전에 조선대학교 문병남 교수님의 장례식 촬영을 요청받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5일장이었습니다. 염하는 것, 봉분하는 것, 다시 제사 지내는 것, 추모제 등등 많은 과정들을 보았는데 그렇게 많은 절차를 거치는 것도 처음이었고 누군가의 장례식을 깊게 쳐다보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나도 내 가족의 장례식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던 적은 없었으니깐요.

그때 저와 촬영을 같이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달려와 집에 가지도 못하고 온종일 촬영을 함께 한 18살 친구였는데 낮밤 관계없이 잠 못 자고 촬영하느라 서로가 지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힘들지 않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친구는 "힘들다.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된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누군가의 삶을 깊게 들여다본 적이 없었지만 오로지 이 5일간은 그 사람을 들여보았다."라고 말하더군요. 지도하는 입장에서 뿌듯하고 뜻깊었습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잘 발달되지 않았던 때라 오로지 누군가를 ​계속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었습니다. 저도 가족을 계속해서 바라보지는 않지만 이러한 경험이 누군가를 관찰할 수 있는 힘이자 도구가 되었어요. 사람이 변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활동하면서 저는 지식적, 이성적 사고를 주고 아이들에겐 감성적인 느낌을 받으며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Q4. 찰나의 운영 방침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한마디로 이야기해보자면 수평적이고 어떻게 보면 무한 신뢰의 구조를 가집니다. 외부에서는 저를 대표라고 하지만 내부에서는 대표라는 직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님' 자를 붙여서 높지도 않고요. 대신에 저희는 다 같이 별칭을 사용합니다. 그렇다 보니 입사를 하면 별칭 만들기가 입사의 통과의례가 되었습니다. 만들 땐 각각의 사람들이 입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씩 단어를 내민 다음 그중에서 민주주의 절차를 거쳐 하나를 고릅니다. 그리고 입사자가 그 별칭에 대해 큰 거부감을 드러내면 확정되는 방식입니다. 또 저희는 결재 체재가 없는데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사용하지 않습니다.

 

Q5. 사회적경제조직으로 미디어 그룹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출처 =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미디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접하고, 쉽게 다룰 수 있는 도구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제일 어려운 도구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안에서 쓰는 용어, 언어는 한글보다 외래어가 많아 정보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이러한 역기능은 아이들이 미디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니깐요. 결국 언어는 의식 생활을 나타내기 때문에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의식생활 자체도 바르게 서지 않는다는거죠. 저는 이러한 점을 바로잡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도하면서 기록을 남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진, 영상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비슷한 부류의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화 통역사, 사회복지사, 청소년 지도사 등등 다양한 직업을 맡아봤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고요. 활동가로서 복지사회에 있는 많은 현상들 보고 겪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참여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회적 현상에 대해 강한 욕구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회참여는 보통 저랑 이사장 둘이 많이 하는 편이고 업무는 나눠 주는 형태입니다. 직원들은 영상 제작도 하고 사진가로도 활동하기 때문에 사회의 현상이나 문제에 참여하라고 하는 것은 어려우니깐요. 아무래도 업무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영향은 직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미치죠. 가끔 활동하는 저를 보고 대표가 곧 찰나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찰나의 구성원일 뿐입니다. 그 안에서의 영향이 더 클 뿐이지 제가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니깐요.

 

Q6. 조직의 성장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출처 = 미디어협동조합 찰나

다양한 특수성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사고력을 확장시키거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여기서 ​특수성이라고 하면 장애인과 이주여성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후원하는 것이나 성매매 여성 센터에서 달력을 만들고 싶다 하면 요청에 맞게 제작해 주는 것입니다. 즉, 활동을 통해 소외 계층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더불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다름을 이해하고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도 하고. 그리고 이는 조직 구성원들의 포괄적 수용력을 기를 수 있게 하죠. 상호보완적인 영향으로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취재후기

오늘은 미디어협동조합 찰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과 미디어로 하나 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땐 순간이 필요합니다. 남들에겐 흔히 있는 짧은 시간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모두 사회적 시선과 편견 그리고 불평등적인 요소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광주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살피고 공유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