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사회적경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로 꼽힌다. 이윤만 추구했던 자본주의가 궁지에 몰리며, 대안 경제로 떴다. 가끔 취재원들이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정말 힘들었잖아요" 하는데, 공감하지 못하며 끄덕인다. 기자는 그때 갓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기자는 1995년생, 소위 '밀레니얼 세대'다. 일하면서 만나는 오피니언 리더는 대부분 'X세대'다. 살아온 시대도, 관심사도 달라 섞이기 쉽지 않다. 2년 반 전 사회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외롭다"고 느꼈다. 특히 사회적경제 영역에는 소위 과거 '운동권' 출신이 많았다. 국어 시간에 읽은 현대소설 주인공과 대화하는 듯 어려웠다. 10년 넘게 사회적경제에 몸담았던 이들의 수준을 따라가는 것도 벅찼다. 사회는 젊은 감각을 찾는다는데, 어린 나이는 여전히 약점 같았다.

최근 '청년'의 입지가 높아진 걸 피부로 느낀다.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모든 직원에게 <90년생이 온다> 책을 선물해 화제가 됐다. 국무조정실에 의하면 청년 정책 예산은 2017년 약 9조7천억원에서 올해 약 22조3천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번 국회에는 류호정·전용기 의원 등 만 나이로 20대인 의원이 2명이나 나왔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보인다. 올해 본격 시작한 '바이소셜' 캠페인은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한 말)를 겨냥했고, 9월 초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공정무역 랜선축제'에서는 3년 차 미만 MZ세대 실무자들의 잡담회 세션이 마련됐다. SOVAC2020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20대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밀레니얼 세대 인플루언서와 사회적경제기업을 매칭한 유튜브 채널 '하루인턴'을 선보였다.

갓 발을 들인 젊은 사회적경제인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보인다. 사회적경제를 이끄는 게 '운동권 출신 어른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입문자'의 언어로 소개하는 사회적경제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공감을 끌어내기 쉽다. 더 쉽고 젊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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