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가끔 보이는 녹색 '콩.' 블로그, 카페에 글을 쓰는 등 네이버에서 활동하면 가끔 받을 수 있는 가상화폐다. 콩 1개의 가치는 100원. 기능은 ‘기부’다. 8일 SOVAC2020 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나눔이 일상이 되는 공익 플랫폼, 해피빈’에는 네이버 해피빈의 조성아 실장과 이우림 리더가 등장해 이 ‘콩’을 관리하는 네이버 해피빈의 15년 역사를 돌아봤다.

해피빈은 2005년 만들어진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포털이다. 현재 누적 기부자 수만 997만명. 지난해는 누적 기부금 1천억원을 돌파했다.

(왼쪽부터) 네이버 해피빈 조성아 실장, 이우림 리더.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왼쪽부터) 네이버 해피빈 조성아 실장, 이우림 리더.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온라인 기반 공익 서비스인 만큼, 그동안 디지털 환경 변화에 발맞추며 규모를 키워왔다. 2014년 모바일 서비스, 2015년 펀딩 서비스, 2017년에는 가볼까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 실장은 “일상에서 쉽게 나눔을 실천하는 플랫폼이 되자는 취지로 소셜 섹터의 변화를 관찰하며 이용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찾진 않아도 마주치면 기부하는 네티즌

'기부' 키워드 네이버 검색량.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기부' 키워드 네이버 검색량.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두 패널은 기부를 “어쩌다 마주친 그대”라고 표현했다. 직접 찾아서 하는 비율은 낮지만, 기부 기회를 마주쳤을 때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다.

이 리더는 “‘기부’ 자체가 일상 검색 키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의 키워드 검색량을 비교해볼 수 있는 ‘네이버 트렌드’에 의하면 ‘수세미’ 검색량이 ‘기부’보다 작다. 하지만 강원 산불과 코로나19 피해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는 직접 검색한 네티즌들도 많았다. 이 리더는 “재난재해가 생기면 도움이 필요한 곳을 미디어로 마주하게 되는데, 스스로 도울 방법을 찾아보는 네티즌들이 많다”며 “기부할 기회를 마주치면 외면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피빈은 이용자들과 마주치기 위해 ‘온라인 거리 모금’을 한다. 네이버는 푸드, 리빙, 뉴스, 패션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제별로 분류한다. 이용자는 이중 관심 있는 주제를 설정해 홈페이지 메인에서 바로 볼 수 있다. 해피빈은 이를 사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거리'로 여기고 주제와 관련 기부 콘텐츠를 제시한다.

8일 진행된 SOVAC2020 세션은 네이버 해피빈의 변천사와 진화한 공익 활동을 담았다.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8일 진행된 SOVAC2020 세션은 네이버 해피빈의 변천사와 진화한 공익 활동을 담았다.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플랫폼의 장점은 크고 작은 단체들을 모아 기부자들과 쉽게 연결해준다는 점이다. 현재 해피빈에 가입된 공익 단체는 약 3700개. 1년 운영액이 10억원 미만인 곳이 70% 이상이다. 이 리더는 “스토리텔링이 잘 돼 있고 기부금 사용 내역이 튼튼하다면, 모르는 단체라도 기부할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모금을 진행할 때마다 100%의 달성률을 보이는 ‘목포 우리집’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단순 기부에서 체험까지...공익활동의 진화

해피빈은 2015년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워드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과 창작자들의 제품이다. 지난해 MBC와 진행한 ‘같이 펀딩’ 태극기함 프로젝트는 당일 폭발적인 인기로 10분 만에 1차 목표 금액 815만원을 달성했고, 총 20억원이 모였다. 조 실장은 “사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이후에도 다양한 펀딩 진행 상황을 보면, 특히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챙기고 공익을 추구하는 20~30대의 소비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 30~40일 정도 진행되는 해피빈 펀딩. 펀딩이 끝나고 해당 리워드를 재구매하려면 직접 업체를 찾아봐야 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뒤따른다. 해피빈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판로로 ‘공감가게’를 만들었다. 현재 약 80여개 기업이 입점돼 있으며, 월 매출 4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해피빈 '가볼까' 섹션에서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 다양한 공익 체험활동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네이버 해피빈 '가볼까' 섹션에서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 다양한 공익 체험활동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해피빈은 현장 체험 욕구가 높은 Z세대를 겨냥해 2017년 ‘가볼까’ 서비스도 열었다. 재미난 공익 체험활동을 모아둬 누구나 ‘네이버 예약’할 수 있다. 단순한 노력 봉사 외에도 고유 재능을 나누는 활동이나 공정여행, 강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올라와 있다. 체험 후에는 해피빈에 후기를 올려 관심 있는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체험활동을 주최하는 모집자들도 만족도가 높다. 따로 이벤트 페이지나 결제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어 손을 덜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최인혁 해피빈 재단 대표가 영상에 등장했다. 그는 "15년동안 기부 플랫폼을 유지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사용자 여러분의 참여와 지지로 걸어왔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수해로 많은 도움이 필요했는데, 이미 120만명의 참여로 190억원의 후원을 달성했다"며 "직접 기부뿐 아니라, 등교 중지로 학교에 납품되지 못한 농산물이나 지역특산물 펀딩 참여 등 사용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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