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지난 54일 동안 끈질기게 이어지던 비가 드디어 그쳤다. 올해 장마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길었고, 누적강수량은 전국 920㎜를 기록해 2011년 97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다”라는 해시태그가 온라인에서 돌 만큼, 전례 없는 물폭탄이 쏟아져 내렸다.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컸지만, 집중호우가 퍼부은 일부 지역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은 농민들이 이번 수해로 이중·삼중고를 겪게 됐다. 여성농민 생산자협동조합 ‘언니네텃밭’에 따르면 “농지와 시설, 집까지 침수되고 망가져 이루 말할 길 없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한 상황이다.
정부는 경기도 안성시, 강원도 철원군, 충북 충주시·제천시, 음성군, 충남 천안시·아산시에 이어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곡성군·담양군·화순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나주시, 경남 하동군·합천군 등 전국 18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주민 생계안정 비용과 피해 복구비 80%를 지원하고, 전기·가스·통신 등 공공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사회적경제 기업들도 코로나에 이어 수재민 지원에 나서며 축축한 일상에 뽀송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아이쿱·두레 등 생협은 생산지의 홍수 피해 지원을 위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언니네텃밭에서 “생산자들이 농사를 포기하지 않게 소비자들이 힘이 돼달라”고 당부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주거환경 개선 사회적기업 ‘희망하우징’은 수해를 입은 아동·청소년 보육시설을 복구하고, 위생관리 전문 ‘가온아이피엠’은 시설 방역을 맡았다. ‘행복도시락’은 수해로 취사가 힘든 그룹홈 아이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했고, ‘비타민엔젤스’ ‘어스맨’ 등이 참여하는 ‘행복얼라이언스’는 위생용품과 간편음식을 전달했다.
각 지역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기금·물품을 모아 피해 지역에 전달한다는 소식이 지금도 들려오고 있다. 장마가 물러난 수해 현장에는 폭염이 찾아와 복구 작업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애쓰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선크림 20개를 사서 구례군에 보냈다. 반복되는 위기 앞에 서로를 향한 마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또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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