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는 정부 차원의 무료 서비스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는 지난 1일 ‘사회적 가치 자가측정 서비스(이하 서비스)’를 정식 공개했다. 

서비스는 기술보증기금에서 운영하는 소셜벤처스퀘어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가입해 기업 정보를 입력하면 화폐 단위로 계산된 사회적 가치를 볼 수 있으며, 측정과 보고서 생성, 공시, 검증까지 가능하다. 

소셜벤처스퀘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가 측정을 할 수 있다./이미지=소셜벤처스퀘어 홈페이지
소셜벤처스퀘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가 측정을 할 수 있다./이미지=소셜벤처스퀘어 홈페이지

IMP 방법론 적용해 측정…기보 통해 무료 검증 서비스도

가치 측정 방법론으로는 ‘IMP’라는 표준을 사용한다. IMP(Impact Management Project)는 사회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임팩트 측정과 보고를 위한 표준이다. 유엔개발계획에서 각 국가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성과 측정기준으로 IMP 규범을 채택하는 등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기부는 서비스 구축을 위해 지난 2020년부터 IMP를 활용한 가치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해 표준 지표 및 셈식을 개발했다.

기업은 자가 측정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①기본정보, ②사회적 성과, ③사회적 성과 측정 지표, ④위험(리스크) 및 추가정보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원한다면 공시를 통해 외부에 공개할 수 있다. 또, 보고서의 공신력이 필요한 경우 기술보증기금에 무료로 검증을 신청해 검증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기타형 사회적기업 인증심사에 도입한 SVI(사회적가치지표)와는 어떻게 다를까.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SVI가 ‘평가’가 목표라면 중기부의 서비스는 ‘측정’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팩트 투자의 근거로도 사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서 "현재 존재하는 임팩트 펀드 대다수가 중기부 산하의 한국벤처투자에서 출자가 되는데, 정부가 특정 계정 출자를 목적으로 한 거라면 출자된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 활용할 근거가 되리라 전망한다”고 전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수리 및 재활용하는 소셜벤처 '코끼리공장'을 운영하는 이채진 대표는 "이 측정법을 통해서 기업 입장에서 대출이나 투자·SIB 사업 연계, R&D(연구개발) 등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지속해서 사회 가치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더 높은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기부에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측정 예시./출처=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에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측정 예시./출처=중소벤처기업부

10개 중점 사회영역 선정...현재 측정 가능한 건 7개

이번 서비스에서 적용해 측정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영역은 ▲취약계층 소득증대 ▲자원 선순환을 통한 폐기물 배출 감소 ▲교육·훈련 접근성 개선 ▲건강증진 접근성 개선 ▲장애인 보조 제품·서비스 접근성 개선 ▲대기·수질오염 저감 ▲재생에너지 확산을 통한 탄소중립 기여 등 7가지다. 중기부는 올해 초 자체 조사를 통해 2020년 말 기준 해당 분야에 대해서 30개사가 202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기부 측은 “소셜벤처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발현되는 영역의 구분 기준을 다수성, 연관성,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 선정했으며, 7개 중점 사회영역 외에도 돌봄 서비스 접근성 개선과 적정 주거 접근성 개선, 기타 환경 기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시스템에 적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벤처기업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소셜벤처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도 했다. 중기부 측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소셜벤처의 자생적 움직임을 사회경제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8년 5월 ‘소셜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 대책의 하나로 소셜벤처 판별 기준을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가치평가모형을 민간과 함께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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