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인수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내 사회적경제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국정과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사회적경제 공약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후보 시절에 전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박근혜 정부도 인수위에서 논의를 거쳐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 활성화로 따뜻한 성장 도모’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바 있다. 사회적경제는 이명박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국정과제에 포함된 주요의제다.

인수위 곳곳에 포진된 사회적경제 관심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사회적경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로운넷>은 인수위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본 위원회 멤버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尹 인수위, 사회적경제와 인연있는 인사는?①편 보기

안철수 위원장, 사회적경제 관심→비판으로 입장 변화

안철수 인수위원장,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정보
안철수 인수위원장,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정보

먼저 인수위원회를 이끄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입장이 긍정적이었다 무관심으로 선회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출마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공약집 26개 항목 중 하나로 ‘호혜와 협동의 사회적경제’를 꼽는 등 비중있게 다뤘다. 당시 안 후보는 공약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를 준비하겠다며 “공동체와 협력을 원리로 하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지원해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3대 목표로는 △경쟁사회를 넘어 협동사회로 전환 △복지·의료·주거 등 각 부문에서 사회적경제 역할 확대 △체계적 통합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2017년 대선에서는 공약집에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참여 지원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을 통한 문화행복 경제활동 활성화 등을 담으며 사회적경제 관련 관심이 세부영역으로 축소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회적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 당시 후보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보류·폐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해 19·20대 국회의원으로 일했다. 18·19·20대 대선에 출마했으며, 이번 대선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선거 7일을 남겨놓고 후보단일화를 결행해 당선 1등공신으로 꼽힌다. 현재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합당 절차를 진행 중이고, 오는 6월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희룡, 제주지사 시절 사회적경제 활성화 공약 내걸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인수위원회에서 대국민 소통 조직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위원회의 장으로 인선됐다. 원 전 지사는 16·17·18대 3선 국회의원으로, 이후 민선 6·7기 제주지사에 당선돼 2014년부터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2021년까지 일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기간에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한 후 국민의힘 선대본에 합류해 정책본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제주지사 시절,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주요 추진공약으로 담았다. 민선 6기에서는 ‘사회적경제 시범도시 조성 공약’을 제시했는데, 자체적으로 ‘완료’를 넘어 ‘이행 후 계속 추진’ 단계로 평가했다.

7기에는 ‘사회적경제 선도도시 조성 공약’을 제시했다. 사업내용은 ▲제주형 사회적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사회적기반 마련 ▲제주형 사회적경제 뉴딜 신규일자리 프로젝트 추진 준비 ▲제주형 사회적농업 모델구축 TF팀 구성 등이다.

제주도청 측은 2021년까지 관련 다수의 공약을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도청은 주요성과로 제주형 사회적금융 생태계 구축, 제주사회공헌재단 설립, 사회책임 공공조달 구현,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 등을 꼽았다. 

윤창현 “민간도 사회적가치 창출하도록 인센티브 줘야”.. 구자근, 사회적경제 논문 작성

윤창현·구자근 인수위 상임기획위원, 안상훈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정보
윤창현·구자근 인수위 상임기획위원, 안상훈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정보

상임기획위원 중에도 사회적경제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등장한다. 

먼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와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21대 국회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2번으로 입성했다. 당 선대본에서는 경제정책추진본부장으로 활동하며 경제정책 공약 설계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윤 의원은 2021년 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사회적경제 영역을 국가에서 양성하고 육성해야 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동시에 민간 영역에서도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민간기업과 소통하고 직·간접 지원책을 잘 섞으면, 사회 전반적으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ESG경영 강화 흐름에 대해서도 “ESG투자는 글로벌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흐름에 적응하면서 전략을 구축해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상임기획위원인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갑)은 2006년 경북 구미시의원에 당선됐고, 2010년과 2014년 경북도의원에 도전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구미시 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선대본부에서는 대구·경북본부장 역할을 맡았다.

구 의원은 지난해, 노인 사회적기업 및 노인 일자리 등 노인복지정책 전달 역할을 하고있는 대한노인회를 지원하기 위해 ‘법인세법’과 ‘대한노인회 지원에 과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한노인회를 법정기부금 산입대상 기관에 추가해 대한노인회에 대한 지원 및 기부를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구 의원은 동국대 법학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관한 연구’를 작성해 눈길을 끈다. 
 
안상훈 “복지국가와 사회적경제, 좋은 파트너”
분과 중에는 사회복지문화분과와 경제2분과에 사회적경제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 배치됐다. 

먼저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당시 간사단 회의에서 박 당선인이 강조한 창조경제에 사회적경제를 접목한 ‘사회적 창조경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스웨덴 웁살라대 사회학 박사 출신으로, 대표적 국민연금·복지정책 전문가다. 국민의힘 선대본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정책본부장을 맡아 사회서비스·소득보장·고용·노동·기후환경 등 복지 전반의 공약 설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물망에 올라있다.

안 교수는 지난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식 사회서비스 중심 복지국가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똑같은 서비스라도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품질이 될 수도, 저품질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경제는 정말 좋은 파트너”라며 “일반 민간 경제주체와 달리 사회적경제주체는 공공성·공익성 추구, 조직 내 민주주의 같은 특성을 갖췄기 때문에 같은 돈을 들일 때 사회적경제주체가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품질이 더 높다”고 밝혔다. 

경제2분과, ESG·사회적기업 전문가 포진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왕윤종·유웅환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 정보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왕윤종·유웅환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 정보

경제2분과에는 ESG, 사회적기업 관련 업무를 해온 인사들이 포진됐다. 경제2분과는 산업·일자리 정책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대 교수는 LG디스플레이 ESG위원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2000년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로 임용된 후 22년간 교수 생활하며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다.

당시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 인선배경에 대해 “이 교수는 시장구조와 기업 전략에 대해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등 민간 주도의 실용적 산업정책을 입안하는데 역할해 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수위원인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라 불린다. 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실장,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중국경영경제연구소장을 역임했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사회적기업 팀장을 맡아 SK가 사회적기업 및 CSR 관련 활동을 추진하는데 일조한 인물로 꼽힌다. 국제통상 분야 전문가로도 불린다. 국민의힘 선대본에서는 미래정책단 공동단장을 맡았다. 

유웅환 인수위원(전 SK ESG 혁신그룹장)은 인텔 수석매니저로 일했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에서 반도체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SK에서는 SV이노베이션센터장과 ESG혁신그룹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문재인후보 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본부장 등으로 일하기도 했다.

인수위 측은 브리핑을 통해 “기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도 ESG 혁신이 필요하다”며 “유 전 혁신그룹장이 대한민국 ESG 혁신방안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관료 출신 추경호·최상목, 차관시절 협동조합 활성화 정책 설계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정보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정보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은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 인물이다.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래로 경제기획원,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했다. 국민의힘 선대본에서는 대구지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20·21대 재선 국회의원이다. 추 의원은 현재 경제부총리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물품 우선 구매제도 마련을 검토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행복도시락 관악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조달시장 전반에 걸쳐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의 물품과 서비스를 우선 구매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협동조합 제도개선 등을 검토해왔다.

경제1분과 간사인 최상목 농협대 총장 역시 박근혜정부 기획재정부 제1차관일 때, 협동조합 관련 정책을 검토했다. 최 총장은 2017년 당시 협동조합 내실화를 통한 건강한 협동조합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의 민간위탁 확대 ▲운영에 어려움겪고있는 협동조합 지원 강화 ▲사업고용 협동조합·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등 새로운 협동조합 모델 도입·확산 등을 제시했다. 

최 총장은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관료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장관 정책보좌관,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에는 제26대 농협대 총장에 임명됐다. 그는 현재 차기 정부 금융위원장 물망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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