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사회적경제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경상북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적경제의 결합 가능성을 논의했다. 소셜캠퍼스 온 경북은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아 경북 구미의 행복한정원에서 '제4차 경상북도 사회적경제 with ESG 포럼'을 개최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소셜캠퍼스 온 경북(센터장 박철훈)은 복권기금으로 만들어진 경북지역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다. ‘꿈을 심는 아이디어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이번 포럼은 행정안전부, 경상북도, (사)지역과 소셜비즈, 에밀타케식물연구소가 함께 주최했다. 

이날 포럼은 사회적경제와 ESG의 결합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포럼은 ESG를 사회적경제가 추구해야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포럼은 ▲‘친환경’, ‘윤리’로 대표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 ▲대기업⋅공공기관⋅금융 등의 ESG 가치경영과 의지 ▲ESG 투자 및 관련 자원 연계 확보 ▲사회적경제 기업의 목표 설명 명확화 등을 소개하며 사회적경제가 ESG와 결합할 수 있으며, 결합해야 함을 강조했다.   

박철훈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출처=소셜캠퍼스 온 경북
박철훈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출처=소셜캠퍼스 온 경북

사회를 맡은 박철훈 센터장은 "ESG나 사회적경제나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라며 ”대기업⋅공공기관⋅금융기관 등은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것이 ESG경영을 실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이해하고 지역공헌이라는 관점에서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 성장한 사회적경제기업들은 각자의 사업을 통해 ESG에 앞장선 사례 발제에 나서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날은 특별히 식목일을 맞아 식물 등을 통해 비즈니즈 모델과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기업들을 소개했다. 

해조류가 고기가 되는 마법, 에이치엔노바텍

제일 먼저 사례 발제에 나선 것은 김양희 에이치엔노바텍 대표(이하 김 대표)였다. 에이치엔노바텍은 해조류로 고기 맛이 나는 대체육을 개발했다. 해조류에서 고기맛이 나는 인자를 추출했다. 김 대표는 이를 아미노산 복합체(ACOM-S)라 소개하며 철분과 아미노산이 결합한 분자가 고기 맛을 결정짓는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대체육이 육류소비는 물론이고 대중적인 대체육 중 하나인 콩고기보다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사육개체 수 증가를 통해 수요를 충당해야 하는 육류소비와 콩 뿌리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과다사용하고 유전자 조작 위험을 가진 콩고기는 대안으로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해조류 추출방식의 대체육은 천연상태의 원료를 활용하고 첨가물을 최소화했으며 유전자 조작이 불필요해 환경과 사람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plant(식물)로 우리의 planet(세상)을 가꾼다, 그루작

다음 순서는 그루작의 강영아 대표(이하 강 대표)였다. 경북 예천에 위치한 그루작은 이미 유럽식 온실 명소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촌=농사’라는 익숙함을 깨고 식물을 기반으로 온실을 만든 것이다. 발제에 나선 강 대표는 “온실을 까페나 체험공간으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예 어린이를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계절별로 식물놀이터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임에도 많은 분들이 온실을 찾아주셨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정원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켜 그루작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했다. 강 대표는 올해 플렌테이어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렌테리어’는 식물을 이용해 정원과 실내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을 말한다. 강 대표는 속초와 양평에서 작업한 플렌테리어 사례를 소개하며 과거에는 관상가치에 머물던 식물이 자연을 집안에 들이고 싶다는 수요를 만나 재조명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깨끗한 환경에서는 누구나 행복해요, 행복한정원

행복한정원은 치유서비스와 쉼 서비스, 루소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들 대부분이 행복한정원의 청정자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치유서비스는 ▲정원에서의 심리상담⋅가족상담 ▲ 꽃차클래스 ▲작은음악회 ▲티파티 등으로 구성됐다. 쉼 서비스는 ▲텃밭⋅정원활동 ▲주말머뭄⋅농장 ▲라면글램핑 ▲도자기⋅목공⋅꽃아트 등을 마련했다. 

정혜숙 행복한정원 대표/출처=소셜캠퍼스 온 경북
정혜숙 행복한정원 대표/출처=소셜캠퍼스 온 경북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정혜숙 행복한정원 대표는 루소학교를 언급하며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루소학교는 발달장애인들이 농업을 통해 일자리를 갖도록 도와주는 행복한정원의 사업이다. 정 대표는 행복한정원의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휴식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들이 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하면서 자립하는 기회를 갖고, 이들이 다른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이끌어내는 멘토 역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ESG와 사회적경제, 찰떡궁합 될까?...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 이어져

ESG 및 사회적경제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도 이어졌다. 

왼쪽부터 장기수 LG경북협의회 사무국장, 윤칠석 경북지역사업평가단장, 진재성 이로운넷 기자, 오경묵 한국경제신문 부장 / 출처=유튜브 방송 캡쳐
왼쪽부터 장기수 LG경북협의회 사무국장, 윤칠석 경북지역사업평가단장, 진재성 이로운넷 기자, 오경묵 한국경제신문 부장 / 출처=유튜브 방송 캡쳐

진재성 이로운넷 기자는 새정부 출범기를 맞아 사회적경제 및 ESG 논의 흐름 및 전망을 소개했다. 진 기자는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하고 민간의 흐름을 중시하는 기조의 새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ESG경영 강화 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ESG 공약을 ‘중소·벤처기업 육성 공약’의 일환으로 담았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이 대기업 등과 협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진 기자는 "사회적경제기업은 인증받는 과정에서 사회적가치 창출을 공식 인정받았고, 계속 창출하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ESG 경영을 강화하려고 이제 막 나서는 민간기업 등에 사회적경제기업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가치 창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ESG경영 강화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사회적경제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리라고 봤다. 그는 “가치소비 등장과 투자사 중심 ESG경영 강화 흐름이 추가로 새정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기회의 순간에 사회적경제기업의 역량도 커지고, 눈에 띄는 존재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경묵 한국경제신문 부장은 판교기업들이 대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IT 대기업으로의 인력유출에 골머리를 앓던 판교 테크기업들이 대구시의 일자리 연계 정책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휴가지에서 일하는 워케이션 개념도 청정자연의 대구경북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은 서울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대구경북의 청정자연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지역=농사’라는 공식을 버리고 테크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하길 소망했다.  

이외에도 정홍규 에밀타케식물연구소 대표(기조발제)와 김남일 경상북도환동해본부장(주제발제), 윤칠석 경북지역사업평가단장, 장기수 LG경북협의회 사무국장(이하 토론 및 제언) 등이 참여해 ESG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전달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