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성민 브라더스키퍼와 MC를 맡은 남성현 파이브세컨즈 대표와 박경범 파이브세컨즈 이사의 모습./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왼쪽부터)김성민 브라더스키퍼와 MC를 맡은 남성현 파이브세컨즈 대표와 박경범 파이브세컨즈 이사의 모습./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주)브라더스키퍼’는 보호종료아동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반려식물 제작 키트를 개발하는 등 조경 관련 사업을 펼친다.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는 이익 창출이 사업의 핵심이 아니라고 말했다. “(직원 대상으로) 생활비·병원비·공과금 등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금융교육도 진행한다. 정서 치유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우리 기업의 목적은 보호종료아동의 온전한 자립이다”

김성민 대표에게 사회적기업가를 결심한 계기를 묻자 “내가 보육원을 퇴소하며 겪은 경험을 해소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보호종료아동은 사랑받아본 경험이 적다고 한다. 나를 지지해주는 가족이 없어 사회 정착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그는 “나 역시 가족이 필요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가족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브라더스키퍼는 직원에 대한 교육기간을 3년으로 잡았다. 첫 1년간은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어도 해고하지 않는다. 무조건적 지지를 보여야 이들 역시 마음을 열 거라고 판단했다. 사업 분야로 조경을 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식물을 길러 사랑을 주는 일이 이들의 정서 회복에 도움 될 거라고 여겨서다. 

김성민 대표는 여성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여성 보호종료아동이 대면하는 장벽은 더 크다. 조경업이 몸쓰는 일로 인식돼 여성 고용인원이 아직 없는데, 디자인, 굿즈 제작 등 여성 일자리를 위한 사업도 개발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아가 된다. 우리들은 시간이 앞당겨졌을 뿐이다. 이제는 편견이 없었으면 좋겠다.”

24일 방영된 SOVAC은 ‘어쩌다? 사회적기업가!’라는 제목으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청년 대표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사업가보다 ‘사명가’로 호명되길 원하는 기업가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식물성 대체육으로 인간·환경 모두 이롭게

온실가스의 16.5%가 인간이 기르는 가축에서 발생한다. 미국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는 식자재를 다루며 그 수치를 실감했다. 그는 사회적기업 창업이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기여할거라 생각했다.

'디보션푸드'는 귀리와 식물성지방을 결합해 소고기 대체육을 만든다. 이를 통해 2019년에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30억 규모 투자유치를 받았다. 오는 6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형수 대표는 “돼지고기, 계란 등 여러 식물성 대체육 개발 또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오염 뿐만 아니라 기아문제 해결도 목표다” 김형수 대표가 밝혔다. 이미 대체육 가격을 내리기 위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줄인 비용을 아프리카 내 스마트팜 조성 및 대체육 공장 설립에 쓰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기부’가 아닌 자립 여건을 제공하는 ‘투자’로 기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거다. 박형수 대표는 “어떠한 식품기업이든 우리 제품을 쓰도록 규모를 키우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유난히’ 적은 장애인 무대...“농문화와 대중문화 섞이도록 노력할 것”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는 11년간 공연기획사에서 일했다. 청각장애인 댄스팀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그들의 고민을 많이 접했다. 고민은 ‘춤추고 싶은데 무대나 기회는 적다’로 수렴됐다. 해외는 달랐다. 2016년부터 해외 공연을 순회하며 체계적인 장애 예술 시스템을 접했다. 정정윤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무대가 적은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핸드스피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핸드스피크'는 2018년 설립된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농인 예술인 20명과 함께 공연, 연극, 영화, 디자인 등 문화 콘텐츠를 제작한다. 수어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처럼 청인과 농인이 동등하게 서는 무대도 선보인다.

정정윤 대표는 “부침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농인 예술인을 위한 교육 여건 자체가 부족했다. 음성언어 위주 교육이 태반이었다. 수어 통역의 필요성을 매 교육마다 설명해야 했다. 장애인 문화를 콘텐츠로 만드는 사례도 적어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비즈니스 잣대로 봐도 성공에서 멀었다. 

“매출을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아티스트의 성장을 도모하고 농문화가 청인 문화와 함께 섞일 때까지 노력할 것이다” 정정윤 대표가 말했다. 단순 일자리 창출, 매출 증대에 급급하기보다 농인 문화가 대중문화의 틀에서 다뤄지기를 바라고, 그 흐름에 핸드스피크가 기여하겠다는 맥락이다. 이어 그는 “예술로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일은 어렵지만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학생 ‘놀이 시터’와 돌봄 어린이를 매칭하는 ‘놀담’의 사례가 소개됐다. 놀담은 놀아 ‘준다’의 관점을 지양하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 노는 돌봄 문화 정착이 목표다. 문미성 놀담 대표는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가 청각장애인과 청인이 함께한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가 청각장애인과 청인이 함께한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처=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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