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미디어 이로운넷과 지방분권전국회의는 올 한 해 동안 '지방분권'에 관한 담론들을 이슈화하는 데 서로의 역량을 모으기로 하고 공동기획으로 <지방분권으로 지역소멸과 인구절벽을 막자>라는 기획 특집 기사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김준식 회장
/김준식 회장

김준식 세종시니어시민포럼 회장 

세계 근 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확실히 알게 된 진리는 결국 민주주의를 잘하는 국가만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방식만이 국민의 자발성, 창의력, 다양성, 사회적 자본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 현장과 종착점이 지방(Local)이다 그러므로 지방자치, 주민자치를 통해 시민들(나라의 주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 발전해야 그 마을의 발전들이 모여서 나라의 발전도 가능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Armartya Kumar Sen)은 '자유로서의 발전 Development As Freedom'(1999)에서 경제발전과 자유의 확산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수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경제발전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타인으로부터 구속을 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소극적 자유와 다르다. 그는 자유를 사람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파악했다. 센은 사람의 역량(capability)을 증대시키는 것이 곧 자유의 확장이며, 이것이 경제발전의 요체라고 하였다. 그는 이 책에서 특별히 한국의 경제발전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야당과 언론이 끊임없이 독재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였다. 즉 한국의 경제발전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 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가진 역량들-사회적 자본(신뢰, 봉사활동, 나눔, 협력 등 공공재)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형태로 나타난다. 즉 주민들은 스스로 '지역공동체'(local community)를 형성해서 한 마을을 발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림 자료= 세종특별자치시 감동특별위원회 활동 보고서에서
 그림 자료= 세종특별자치시 감동특별위원회 활동 보고서에서

정치학자인 푸트남(Robert David. Putnam)은 20여 년간의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비교연구를 통해 많은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남부와 비교해 정치적·경제적으로 발전한 북부지역 성공의 원동력은 정부의 역량이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결사체-협동조합 등-활동을 통해 가능했음을 증명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주민들은 주민조직과 같은 자발적 결사체에 참여함으로서 신뢰와 호혜의 관계망(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고 이 과정을 학습한 주민들은 갈등 조정과 협력이 쉬워지면서 쉽게 공동의 목적을 위한 집단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미국의 주민자치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해야 할 사람은 프랑스의 정치 사상가이자 행정가인 알렉씨 드 토크빌이다. 토크빌은 1830년 스물다섯 살 때 약 9개월 동안 미국의 뉴잉글랜드지역을 돌아보면서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바로 주민자치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주민자치가 타운에서 시작였다는 것을 발견하고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썼다.

 토크빌이 본 당시 타운은 우리 식으로 이야기하면 작은 '면' 정도였다. 토그빌이 본 타운은 무슨 법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행정조직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만든 주민자치 조직이었다. 그는 타운은 카운티보다 먼저 생겼고, 카운티는 주보다 먼저 생겼고, 주는 연방국보다 먼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타운에서는 주민들 스스로 대표를 뽑고, 치안관을 뽑고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마을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었다.

  결국 마을(읍·면·동)의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의제(Agenda)를 찾아내고 그 의제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주민자치야말로 마을과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정치제도이다. 즉 주민자치야말로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만들어 갈 최선의 방법이다. 스위스 등 국민이 행복한 세계의 모든 민주·복지 국가들은 모두 그렇게 좋은 나라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도 한번 해 보자. 시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제2의 민주화 운동-주민자치 운동을 전개하자. 헌법도 개정하고 지방자치법도 개정해서 지금의 '주민 관치'를 진짜 '주민자치'로 만들어 보자.

김준식 세종시니어시민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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