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펀딩은 투자 위험이 높습니다. 내용, 상환조건, 펀딩 이유 등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지난 10일 임팩트투자 플랫폼 ‘비플러스’ 웹사이트에는 기존과 조금 다른 펀딩이 올라왔다. 제목도 ‘인내자본(patient capital) 투자, 협동조합온리의 재무 구조 개선 펀딩’이다. 

비플러스는 “업사이클링 엽서 ‘종이정원’을 판매하는 전주 사회적기업인 ‘협동조합 온리’가 최근 사드 문제 등으로 북촌 상권이 무너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임대료 및 기존 채무 상환 압박으로 경영난에 처했다”며 “협동조합 온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모집 펀딩이다”고 펀딩을 소개했다. 또 비플러스는 “대출금은 악성 채무 상환 및 사업 성장세 회복을 위한 인내 자본으로 협동조합온리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플러스가 플랫폼에 제시한 협동조합온리 펀딩 상환 계획 및 리워드

비플러스가 이렇게 고위험 상품이자 원금 상환 기간이 긴 상품 펀딩에 나선 것은 플랫폼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이다. 

박기범 비플러스 대표는 “사회적경제 섹터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첫 인내자본 투자”라며 “사회적경제 섹터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기업가의 생존을 위해 금융 조달을 해주는 것이 임팩트 투자 플랫폼을 표방하고 사람을 향한 금융을 고민해온 비플러스의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펀딩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플러스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단기적인 재무 악화를 이겨내고 공공기관 매출 확보와 사업 다각화로 상환을 진행한다면 정상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에코파티메아리,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등 10년 이상 사회적경제 및 친환경 분야에서 활동해온 대표의 진정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비플러스가 협동조합온리와 관련해 진행하는 펀딩의 만기는 5년이며, 정상화 기간인 3년 후 단계적으로 원금을 상환한다. 금리도 정상화(3%) 이후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박 대표는 “이틀 만에 펀딩에만 30여명 넘는 분이 참여하고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문의가 오고 있다”며 펀딩 참여와 동시에 제품 구매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비플러스 펀딩은 12일인 이틀 만에 719만원이 모여 목표 금액(5,000만원)의 14.4%를 달성했다. 펀딩은 오는 24일까지 비플러스 플랫폼(클릭)을 통해 진행된다. 

협동조합온리가 개발한 페종이 수제 씨앗카드 '종이정원' 

사회적경제 관계자들 도움의 손길 이어져  

협동조합온리는 지역의 폐자원을 친환경 문화 수공예품으로 되살림하는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기업이다. 물을 주면 새싹이 자라나는 폐종이 수제 씨앗카드 '종이정원(Paper Garden)'을 개발해 2013년부터 시장에 내보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역의 작가, 어르신, 결혼이민자 등 취약계층 등의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 2014년에는 서울관광기념품, 2015년 사회적기업 스타상품에 연속으로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서울북촌매장을 개설해 사업을 확장해 운영했으나 이듬해 사드 역풍 등으로 매출이 급감하였고, 경영난으로 북촌 매장은 최근 정리했다. 
  
특히 김명진 대표는 협동조합온리를 포함해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등 10년 이상을 업사이클 등 사회혁신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사회적기업가라 주변의 안타까움이 더 큰 상황이다. 

김명진 협동조합온리 대표

지난 3일에는 김 대표가 직접 소셜 미디어에 기업 상황을 전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 대표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재 페이스북에는 응원 및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협동조합온리의 악화된 경영상황에 대해 컨설팅을 지원하는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 기업이 어려울 때 생각지 못한 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며 “한 번의 고비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몰리는 게 아니라 함께 고비를 넘어 주는 진짜 동료들이 세상에 많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사회적경제 관계자도 “작은 금액도 좋고 이 글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며 “건실한 협동조합이 무너지지 않도록 열정적이고 성실하며 역량 있는 사회적경제 리더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손실이 크게 누적된 상황이라 펀딩만으로 정상화는 어렵기에 이후에도 해외 수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시스템적으로 다른 기업들이 우리처럼 가지 않도록 펀딩 후 경영 및 재정상황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정말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감사를 전하며 "지역기업이다 보니 홍보에 한계가 있다"며 "펀딩 참여, 제품 구입을 비롯해 주변 기관에 홍보를 해주는 것, 청년 및 해외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매장에 제품 입점 등을 소개시켜 주는 것, 원화 기증 등 디자인 재능 기부 등도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비플러스, 협동조합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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