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2.0 시대-기본법 5년 현주소] ②설립부터 유지까지, 행정부담 너무 크다
[협동조합 2.0 시대-기본법 5년 현주소] ②설립부터 유지까지, 행정부담 너무 크다
  • 양승희 기자
  • 승인 2018.10.19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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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참 힘들다!" 설립 당사자들 공통적 어려움 호소
신고‧등기 과정 복잡하고 세금 부담도…공무원 인식 차이→교육 필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법률‧제도 바꿔야 운영상 부담 줄일 수 있어”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지 5년이 지났다. 5명만 모이면 누구나 설립 가능하다는 조항에 덕분에 그동안 전국에 1만개 넘는 협동조합이 생기며 ‘붐’을 이뤘다.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고용, 지역사회 기여 등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복잡한 행정과 미흡한 법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설립만 해놓고 사실상 미운영‧폐업 상태인 협동조합도 절반 수준에 달한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본법 개정 및 인식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의 핵심 쟁점들을 짚어본다.
지난 6월 열린 제1차 이슈포럼 ‘협동조합, 참 힘들다!’에 참석한 심우열 협동조합학습공동체 아카데미쿱 이사장의 모습.
6월 열린 제1차 이슈포럼 ‘협동조합, 참 힘들다!’에 참석한 심우열 협동조합학습공동체 아카데미쿱 이사장.

“협동조합, 분명 5명만 모이면 된다고 했는데 참 힘드네요.” (심우열 협동조합학습공동체 아카데미쿱 이사장)

지난 6월 열린 제1차 이슈포럼 ‘협동조합, 참 힘들다!’에서 나온 협동조합 당사자의 토로다. 심 이사장은 2013년 협동조합을 처음 알게 되고, 이듬해 11월 창립총회를 열어 정식 사업체를 열기까지 복잡하고 지난한 행정 절차를 거쳤음을 호소했다.

이는 아카데미쿱만 겪은 문제가 아닌, 한번쯤 협동조합을 시작해본 주체라면 누구나 겪는 어려움으로 꼽혔다. 심 이사장은 “설립 신고 첫날 서류를 가지고 구청을 찾았을 때부터 당혹감을 느꼈다”고 밝혔는데, 수십만 원 규모의 ‘등록면허세’ 납부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탓이다. 자금에 대한 부담이 큰 사업 초기, 적지 않은 세금은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설립 이후 각종 변경 사항을 신고 및 등기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총회의 의결사항이나 주소지 이전, 임원 변경, 출자금 변경 등 조합 내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정 관청에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원 및 조합원을 모아 총회를 열고 여러 변경사항을 신고하는 절차가 번거롭기도 하지만, 신고할 때마다 납부해야 하는 세금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반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과정. (디자인=유연수)​
일반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과정. (디자인=유연수)​

아카데미쿱의 경우 지난해 법인의 주소지를 이전하면서 기존 소재지인 서울 광진구에 세금 4만8240원, 새 소재지인 서대문구에 13만5000원을 납부했다. 출자금도 20만원 늘었는데 출자금 증액에 대한 세금이 13만5000원, 법인 밀집 지역의 경우 세금이 3배 늘어나 출자금 증액의 2배 규모인 40만5000원을 내야 했다. 

이경호 사회적경제센터 더함 변호사는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빈번한 가입, 탈퇴에 따라 출자 총좌수 및 출자금 총액이 바뀌는데, 변경 등기 때마다 매번 등록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특히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의 경우 지방세 감면 조례를 통해 최저세율을 부과하는 등의 행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 관청의 공무원마다 지시 사항이나 전달 내용이 달라 업무처리에 혼선을 빚는 경우도 빈번했다. 예를 들어 구청의 설립 신고 업무 담당자가 조직 활동을 정한 규칙인 ‘정관(定款)’에 주사무소의 주소를 번지수까지 자세히 기재하라고 했는데, 사실 ‘서울특별시’까지만 적어도 무방하다. 번지수까지 적으면 주사무소를 옮길 때마다 총회를 열어 정관 수정 여부를 의결하고, 의사록 공증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지자체, 법원, 기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소속에 따라 협동조합을 인식하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고 꼬집는다. 기본법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운영하는 당사자도, 관리하는 공무원도 협동조합의 특성을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 혼선이 빚어지는 것이다. 마성균 전 기획재정부 협동조합과 과장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들에게 정기적인 실무 교육과 더불어 행정상 불필요한 과정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동조합 당사자들은 "설립부터 운영까지 막중한 행정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동조합 당사자들은 "설립부터 운영까지 막중한 행정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동조합 설립부터 운영까지 걸친 막중한 부담은 단순히 제도적 차원뿐만이 아닌 행정 절차적 차원, 일선 공무원들의 절차 운영의 차원 등 다양한 층위에 문제가 걸쳐 있다. 당사자들이 여러 갈래로 엉킨 실타래를 동시에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이종제 협동조합공작소 이사는 “협동조합 설립할 때부터 운영하는 내내 행정적 어려움이 발생하는데,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벌칙조항’을 포함해 법률적 규제가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기본법 개정과 함께 불필요하거나 과한 제도에 대한 개선을 계속 요구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제공.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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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희 2018-10-21 01:24:33
주변에 협동조합 사업하시는 분들 많아지셔서 응원하고 있었는데,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이 막고 있다면 응원만 가지고는 안되겠네여..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