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군은 어느 순간부터 좋은 리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앞으로 중간관리자나 리더가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기대가 들었습니다. 하지만 B군은 좋은 리더를 만나지 못했고, 오히려 안 좋은 리더를 많이 만났습니다.”

이지훈 시흥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팀장은 B군의 이야기를 들며 조직에서 좋은 리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날 때부터 리더인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단순히 ‘경력이 오래됐으니 이제부터 리더를 하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좋은 리더에 대해 정립하고 이를 위한 실천을 이어갈 때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넥스트SE 연례세미나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회적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넥스트SE 연례세미나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회적경제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고 성장하는 혁신가의 실천모임 '넥스트SE'는 지난 16일 중구에 소재한 공간 채비에서 ‘사회적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주제로 연례세미나를 진행했다.

넥스트SE 측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는 각자의 역량과 활동에 기반해 함께 성장하고, 이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리드한다”며 “이번 세미나는 각자의 지향과 목표에 맞춰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로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시대정신 읽을 수 있는 리더십 필요”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하면서 많은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있어요. 사회적경제에 대한 배경을 만들어가는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런 배경들도 필요하지만, 현실에 두 발 딛고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조금 더 현실적인 시대적 공감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황명연 행복나래 매니저는 "최근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다"면서 "노동이 존중받아야 하고, 근로환경 역시 더욱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의 장점을 '열정과 도전'으로만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들은 시대정신을 잘 알고 읽기 때문에 젊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리더가 바뀌면 조직 상황이 아무런 문제 없이 좋아질 수 있을까. 황 매니저는 “경험이 많거나, 관계를 잘 맺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리더가 더욱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고민을 같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혁신에 의지가 있다면 이를 리드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고, 그 리더를 함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놓지 않으려 했던 것은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동료와 세월(시간)이라는 믿음이 있고요. 이것을 묵묵히 실천하며 나아가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동재 ReWORK 컨설턴트는 과거 한살림 연합에서 근무하면서 조사했던 결과를 소개하며 ▲구성원들을 통합·성장·발전 시킬 수 있게 돕는 것 ▲커뮤니케이션과 개인의 책임을 바탕으로 조직과 직무를 설계하고, 사람을 선발·배치하는 것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 이라고 설명했다.

서동재 컨설턴트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리더가 실무를 하느라 구성원들을 관리할 여력이 없다고 하거나, 본인의 책임감과 사명감 때문에 사소한 것을 다 챙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자율과 책임에 기반해 성과를 낼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하는게 본인(리더)의 역할이라는데 더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더와 직원(실무자) 사이에 간극이 큰 경우에는 서로가 하는 말을 번역하기 어려워요. 그럴 때는 사실 중간에 있는 팀원을 잘 활용하는게 중요하더라고요. 직원(실무자)의 의견을 번역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요. 이분들과 같이 이야기하며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조세션 현장, 환대 분과,  수용 분과, 신뢰 분과 현장 모습./사진=이로운넷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조세션 현장, 환대 분과,  수용 분과, 신뢰 분과 현장 모습./사진=이로운넷

참여자들이 스스로 경험 나누는 시간도

세미나는 강연 형식의 듣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자가 직접 경험을 나누는 분임세션과 타운홀미팅도 진행했다. 분임세션에서는 참여자들이 ‘환대’, ‘신뢰’, ‘수용’ 등 각 주제별 관심사에 참여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다.

'환대' 세션은 '함께하기 위해 환대받고, 환대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토로 참여자들이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규칙을 제시했다.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 하면, 또 다른 사람이 댓글을 달고 소통하며, 서로 존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뢰' 세션은 '사회적경제의 리더란 신뢰를 조직하는 사람'이라는 기조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신뢰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어떻게 하면 신뢰를 쌓을 수 있고, 또 무엇이 신뢰를 잃게 만드는지를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수용' 세션에서는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로움을 수용해 혁신을 시작하자'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자신과 일터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공감을 전하고 해결책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타운홀미팅에서 참가자들은 각각의 분임세션에서 나온 여러 이야기를 토대로 리더의 조건을 다함께 고민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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