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SE 조사에서 사회적경제 활동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유./출처=넥스트SE
넥스트SE 조사에서 사회적경제 활동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유./출처=넥스트SE

최근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는 지인과 “10년 후에도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은 “아마 조직의 구성원으로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급여 수준, 직책 등이 지금과 특별히 달라질 게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더구나 지인은 결혼한 이후 이전과는 다른 무게의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창업이 아니면 더 이상 이곳에서는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말도 더했다.

넥스트SE와 동감작업장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는 2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5년차 사회적경제 활동가의 33%가 211만~240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10~15년차 활동가의 20.8%역시 같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이다. 급여뿐만이 아니다. 취재 중 만난 A씨는 “한번 단체장을 하면 영원히 단체장이다. 모법인에 큰 문제가 없으면 그냥 정년까지 단체장으로 눌러앉는다”면서 “문제는 단체장 밑에서 일하는 팀장이나 실장들도 10~2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몇년 일하다 퇴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단체에서 주로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이유”라며 상황을 꼬집어 전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을까. 최근 사회적경제 분야의 청년들이 다음 세대 사회적경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앞서 조사를 진행한 넥스트SE는 다음 세대 사회적경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모여 지난해 사회적경제 활동가 정체성 세미나를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운넷> 역시 지난해 진행한 2030세이가담 컨퍼런스에서 ‘90년대생 사회적경제 토크’를 진행하며 청년문제를 다뤘다.

사회적경제 영역에는 가치를 중시하는 청년들이 주로 유입된다. 이렇게 유입된 청년들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수면 아래에 있던 문제를 끌어올려 해결점을 찾아 더 많은 청년들이 유입돼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선배들의 몫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에게 사회적경제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선배 세대들이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변화는 인정과 소통에서부터 시작된다. 

얼마 전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취재원 B씨가 사회적경제 영역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속사정이야 모르겠지만 B씨의 퇴사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사회적경제와 사랑에 빠진’ B씨와 같은 청년들이 적어도 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으로 이 영역을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청년들이 머물러야 10년뒤, 20년뒤에도 사회적경제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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