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 중 월 211만~240만원을 받는 사람이 24.7%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눈여겨 볼 부분은 211만~24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고 응답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3~5년차(33%)였던 반면, 10~15년차 응답자의 20.8% 역시 211만~240만원을 받는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 내용을 분석한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오래 일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급여가 전부는 아니지만, 급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급여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점 만점 기준으로 보통이 2.95점, 불만족이 2.73점으로 확인돼 평균 점수인 3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연구원은 “응답자의 96%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일하는 형태는 체계를 갖췄다”면서도 “85%가 야근, 추가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중 초과수당을 받는 경우는 39%, 대체휴가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21%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자료=넥스트SE
자료=넥스트SE

지난 20일 넥스트SE와 동감작업장은 ‘활동가도 워라밸을 좋아해’ 설문 결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지난 1월 ‘활동가도 워라밸을 좋아해’를 주제로 진행한 사회적경제 활동가 근로환경 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설문조사를 기획한 오한길 함께일하는재단 매니저는 “이번 설문조사의 답변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구성원들이 더 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체 응답자 271명…3~5년차 응답자 가장 많아

설문에 응답한 인원은 총 271명이다. 그중 3~5년차 응답자 비율이 38%로 가장 많았고 ▲6~9년차 19.2% ▲1~2년차 18.5% ▲1년미만 13.3% ▲10~15년차 8.9% ▲16년 이상 2.2% 순이었다. 여성응답자가 70%, 남성응답자가 30%로 여성이 높은 응답 비율을 차지했고, 29~33세(36.5%), 34~39세(34.7%)의 연령이 가장 많이 응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48.3%가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계속 일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계속 일하려는 이유가 ▲어디든 비슷할 것 같아서(39.0%) ▲다른 곳 보다는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이 나은 것 같아서(38.3%)였다는 점이다.

활동가들은 미래에 이 분야에서의 활동이 얼마나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할까. 응답자들은 사회적경제 지속가능성에 대해 6.62점(10점 기준)을 줬다. 신 연구원은 “점수를 보면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마냥 긍정적인 답변은 아니”라며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주관식 답변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관식 답변에서는 '가끔 너무 이상향만 쫓는 것 같을 때 의심이 든다', 보조금의 지원 없이 지속가능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많은 업무량으로 점점 고갈되는 느낌을 받는다' 등 부정적인 발언이 많았다.

사회적경제 활동을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유./출처=넥스트SE
사회적경제 활동을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유./출처=넥스트SE

“이번 설문조사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비난보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을 위한 활동가의 역량 강화’를 주제로 발표한 황명연 행복나래 매니저는 이번 설문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의 시작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넥스트SE는 지난해 ‘사회적경제 활동가 정체성 세미나’를 진행해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활동가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황명연 매니저는 “지난해 진행한 세미나에서 활동가의 ‘소통’과 ‘흡수’ 역량이라는 두 가지 공동역량에 대한 의견이 모였다”면서도 “하지만 역량보다 더 기저에 존재하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기부여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현재의 만족도와 미래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의 상관관계

1.월 급여와 삶의 만족도(SE지속가능성)는 낮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2. 활동기간 및 나이에 따른 삶의 만족도(SE지속가능성)는 상관관계가 없다.

3. 관리자 혹은 중간관리자에 비해 실무자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

4. 소셜벤처, (사회적)협동조합, 지자체ㆍ공공기관 순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중간지원기관 근무자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5. 남성(7점)에 비해 여성(6.46점)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

(자료정리=황명연 행복나래 매니저)

사회적경제 활동가들은 삶과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일하고 있다. 황 매니저는 “넥스트SE는 어느 한쪽의 지속가능성만으로는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면서 “누군가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보다 함께 연대하고 성장하며 방법을 모색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료=넥스트SE
자료=넥스트SE

이번 공유회에서는 비영리단체 활동가들의 사회 경제적 안전망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진행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례도 소개됐다.

여진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은 "우리 기관도 2019년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비슷하게 나온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경제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이직을 고민하지 않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면서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이나 만족도가 자신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활동가들의 공익 활동이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있어야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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