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미식: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미래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위즈덤하우스
‘기후미식: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미래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위즈덤하우스

기후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현재, 에너지 전환만으로는 탄소 감축에 역부족이라 인류 전체의 생활까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신간 ‘기후미식’은 의식주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이 먹는 사람의 건강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지구의 미래까지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기후미식(Klimagourmet)’이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고려해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행동을 뜻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인류를 위한 책임감 있는 음식 선택과 소비까지를 전부 포괄한다. 

저자인 이의철 작가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이자 생활습관의학 전문의다.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후미식 주간(Klimagourmet Woche)’이라는 행사를 접하고, 기후미식의 개념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에 에너지 전환만큼 식단 전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회 곳곳에 알리고 있다.

기후위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무더위, 폭우, 태풍 같은 날씨 관련 문제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극심한 갈등이 발생하는 중이고, 결국에는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는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인류가 먹을 농작물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아 물가상승, 식량위기, 전쟁 같은 문제가 연이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식단 전환’이 기후위기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현재 인류가 즐겨먹는 음식의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동물성 식품이 대표적이다. 도로, 비행, 선박, 철도 등 모든 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16.2%인데, 동물성 식품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무려 17.4%에 달한다. 이동수단의 연료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려는 시도 그 이상으로 식단을 바꾸려는 노력 역시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현직 의사인 저자는 비만, 당뇨, 고혈압, 암, 치매, 알레르기 등 각종 만성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것임을 제안한다. 식물성 식품만으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한데, 녹말 식품부터 콩류, 채소류, 견과류, 버섯류, 해조류, 과일 등이 포함된다. 종류가 다양해서 다채롭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루 먹는 양만으로도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받으며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것이 아닌, 흡수를 늘리는 것에도 집중하자고 제안한다. 방법도 간단한데, 육지의 숲이나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고 다양한 생명체들이 이를 더 많이 저장하도록 그들을 먹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는 곧 인류의 식단을 식물성으로 바꾸는 것과도 연결된다.

우리가 현재의 식습관에서 벗어나 ‘기후미식가’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독자들이 기후미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절별 즐길 수 있는 ‘제철 음식 가이드’와 ‘영양소별 고함량 자연식물식’ 등도 함께 담겼다.

기후미식=이의철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40쪽/ 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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