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N 기후협약 시뮬레이션 사이트 사진 캡쳐 (https://c-roads.climateinteractive.org)
출처=UN 기후협약 시뮬레이션 사이트 사진 캡쳐 (https://c-roads.climateinteractive.org)

올 가을은 정말 덥습니다. 햇감을 먹어보지 못한 추석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주로 여름에 오던 태풍은 한없이 강력해졌고, 그동안 준비했던 것보다 더욱 무섭게 우리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서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안방에서 곤히 자는 딸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래서 요즘 민주시민교육을 할 때면 모든 수업을 기후위기와 관련해서 진행합니다. 참정권, 인권도 기후위기와 함께 교육합니다. 교육할 때는 climateinteractive(UN 기후협약 시뮬레이션, 탄소중립을 위한 조건 시뮬레이션)와 MIT가 만든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후위기 현황과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도록 합니다.

결과는 항상 매우 비관적입니다. 먼저 EN-road라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학습하고 C-road라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각 국가 간의 영향력과 상황 그리고 이로 인한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합니다.

저는 주로 해수면상승을 확인하는데,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집행하더라도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줄지 않고 이로 인해 2030년까지 해수면이 20cm가 상승하고 이후 18cm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전체 38cm는 2030년부터 2040년 사이에 한반도 국토의 20%가 침수되고 2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결과입니다. 이미 그린피스가 이를 영상으로 모의 시뮬레이션을 발표해 해운대와 인천공항이 침수되는 것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추가로 기상청 해수면상승 시뮬레이션을 한 번 더 운영함으로써 자신의 지역이 얼마나 침수가 됨을 확인하고 우리가 모두 기후위기의 당사자임을 교육합니다. 이후 생존과 인권 문제, 그리고 생존을 위한 참정권의 의미를 토론합니다.

수업을 마칠 때쯤 되면 학생들은 무기력함에 빠지곤 합니다. 사실 대안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우리가 민주공화국체제에 살고 있으니 생존을 위해 민주공화국의 제도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참정권을 한 번 더 강요하곤 합니다.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매슬로의 욕구 단계에서 안전 욕구를 민주시민교육의 학습 동기로 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기후위기의 당사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노력은 결코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너무 급한 문제이고 너무 심각한 일입니다.

끓고 있는 냄비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생각보다 우리의 인식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이 잠긴다”고 하면 “보트를 사면 되겠네”라며 농담으로 넘기거나, 차기 부동산 투기 지역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링크를 해당 사설에 함께 첨부하겠습니다. 직접 확인하시고 기후위기 앞에 인류의 불가항력적 무기력과 해결책을 고민해 보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https://c-roads.climateinteractive.org (UN 기후협약 시뮬레이션)

https://en-roads.climateinteractive.org (탄소중립을 위한 조건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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