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책' '다시 빨강 책' 표지 이미지./사진제공=북극곰
​'빨강 책' '다시 빨강 책' 표지 이미지./사진제공=북극곰

추위와 코로나19의 기승 속에서도 성큼 12월이 찾아왔다. 2020년은 두고두고 기억나는 한 해가 됐다. 연말에 마음 속 온기 한줌 불어넣어줄 그림책 시리즈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색깔도, 제목도 ‘빨강 책' '다시 빨강 책'이다. 

표지를 열면 눈 내리는 도심 속 쌓여있는 도로 위 눈 더미에 삐죽하게 자태를 드러내는 빨강책, 아이는 장갑을 낀 두 손으로 가슴에 살포시 안고 등교한다.

책 속에는 야자수를 뒤로한 채, 해변 모래에 숨겨있는 또 다른 빨강 책을 강렬한 태양에 피부가 검게 그을린 소년이 무심한 듯 모래를 툭툭 털어내며 페이지 한 장을 넘겨든다.

도심의 소녀도, 섬에 사는 소년도 일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꿈을 꾼다.

책에는 앞 페이지에 수신인만이 적혀있을 뿐 작가의 시선으로 전해지는 그림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소녀와 소년이 바라보는 각각의 풍경들. 소년을 만나고픈 소녀의 마음이 마법같은 현실로 이뤄지며 소녀가 갖고 있던 빨강 책 한 권이 도로 위 길모퉁이로 떨어지며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빨강 책, 끝없는 여행'에는 도로 위 길가에 떨어진 빨강 책 한 권을 소년이 집어 들며 시작한다. 겨드랑이에 책 한 권을 푹 찔러놓고는 자전거 바퀴에 함께 몸을 싣는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소년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함께 동행을 떠난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소년은 책을 읽으며 창 밖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고 책 속의 선상 위 긴 머리 소년은 낚싯대 너머의 풍경을 희망한다.

세상의 이치는 돌고 도는 법. 어쩌면 저마다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각자가 품고 있는 관심과 희망으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서로들이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글자는 없지만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풍요한 순간을 선사받는다.

필자의 글만으로 나만의 그림책이 꼼지락 꼼지락 탄생하는가? 그림책 한 권으로 지치기 쉬운 일상, 마음을 토닥이며 잠자고 있는 페르소나를 깨워보길! 연말의 그림책 선물로 따뜻한 정이 오고간다면 그야말로 흥겨운 덤이다.

빨강 책+다시 빨강 책=바바라 리만 지음. 북극곰 펴냄. 전 2권 80쪽/ 2만4000원.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