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규모의 자영업을 생각해보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해주는 조언이 있다. 반평 가게라도 자기공간을 가지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업이 잘되면 건물주가 월세를 크게 올리거나 아님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기가 그사업을 ‘카피’해 슬그머니 자신이 해보려는 경우를 흔하게 보기 때문이다. (그런 가게가 원래의 맛을 유지할리 없다.)
요즘은 이런 일들이 임차인과 건물주 즉 개인간의 계약과 거래에서만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어느 영역에선 공공기관과 정부기관이 이른바 ‘나쁜 건물주’ 행세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간에서 청년창업가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힙(hip)해 보이는 일’들을 시작해 트렌드가되고 ‘핫(hot)’해지면, 슬쩍 공공이나 정부가 건물주처럼 직접 무대에 나서고 주인공이되려고 한다. 관련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후견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주목을 받으려 하는 순간 민간의 청년창업가들은 그저 들러리나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디지털과 비대면·언택트가 사회적 트렌트로 자리를 잡아가고 ‘직주일치(職住一致)’ 개념이 정착해가면서 동네상권과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적막했던 강원도 양양에 서핑문화를 만들고 ‘무덤의 도시’ 경주를 황리단길 도시로 둔갑시킨 청년창업가 그들이 로컬크리에이터다. 그들이 바로 지역경제의 생기를 만들어줄 새로운 핵이다.
운석처럼 날아온 그 핵들이 연쇄반응(chain reaction)을 일으켜 로컬도시들에 제대로 된 생기와 에너지를 선물할 수 있도록 다들 도와야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냉각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감속재’의 제자리로 돌아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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