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는 ‘갑’과 ‘을’이어야만 할까. 

본사의 배만 불리는 기존 프랜차이즈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 대안으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다. 조합원이 가맹점주이며 가맹본부를 공동소유하는 수평적인 형태다.

경기도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확산을 위해 2018년부터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영세한 사회적경제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묶어 경쟁력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체질 변환을 유도한다.

<이로운넷>은 이를 소개하고,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7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만난다.

경기도는 공정거래지원센터, 상생 활동 권유, 가맹본부 직접 대응 등으로 프랜차이즈 불공정 문제에 앞장서왔다. 지난 2018년부터는 프랜차이즈 구조 자체를 바꿀 시도를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으로 본부-가맹점 간 갑을관계를 협력관계로 바꾸고자 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가맹점주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가맹본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모든 조합원이 의사결정에 동일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특징을 프랜차이즈 구조에 접목한다.

2018년 12월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콘퍼런스 '사회적경제와 소셜 프랜차이즈' 세션에서 당시 보리네 이사장이었던 정창윤 쿱차이즈연합회 회장은 “1천개 정도의 중견 프랜차이즈 중 10%만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해도 갑질 없는 프랜차이즈라는 대안이 시장에 생긴다”며 “협동조합 프랜차이즈가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우산이 돼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2월 13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의 '사회적경제와 소셜 프랜차이즈' 세션.
2018년 12월 13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의 '사회적경제와 소셜 프랜차이즈' 세션.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돌파구 찾은 경기도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갑을 구조' 개선뿐 아니라, 경쟁력 강화에도 특화돼있다. 영세한 규모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상공인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협동조합화’해 시장 정보와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경기도가 2018년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동종 및 유사업종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상공인을 프랜차이즈로 묶어 가맹본부 역할을 하는 협동조합을 말한다. 선정된 업종은 전문인력 및 가맹사업 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홍보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이 있을 시 최대 3년간 연속해 지원한다.

경기도 공유시장경제국이 2018년 내놓은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 사업 업무추진계획. 자료=경기도
경기도 공유시장경제국이 2018년 내놓은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 사업 업무추진계획. 자료=경기도

첫 사업자 모집 당시 정책을 담당했던 경기도 공유경제과의 공정식 과장(현 미래산업과장)은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더 나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송인창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소장은 “과도경쟁에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입까지 겹쳐 소상공인들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소상공인들의 규모화와 경쟁력 강화를 이루고 나아가 피고용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돌봄·외식·방역 등 7곳 운영 중...모범사례 될까

경기도는 육성 지원사업에 모집된 각 협동조합에 전문인력, 업종별 주체대상 맞춤형 교육 및 사업모델 컨설팅, 대외 홍보, 가맹본부 운영규정 및 가맹점 사업매뉴얼 개발 등을 지원한다. 모집 대상은 5개 이상의 사회적경제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모여 가맹사업 또는 체인사업을 운영하는 협동조합이거나 사업을 준비 중인 단체다. 사업수행은 경기도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인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가 맡고 있다.

현재 지원받고 있는 7개 협동조합 중 3곳은 지난 2018~2019년 선정된 협동조합들이다.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가사돌봄업, 10개사 참여) ▲아리엘협동조합(소독·방역업, 13개사 참여) ▲온맘터치협동조합(요양돌봄업, 7개사 참여) 등으로, 연장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는 이들 조합이 조직관리·매출관리가 가능한 통합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가맹점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연장지원 계기를 밝혔다.

지난 1월 체결된 2020년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 업무협약. 사진=경기도
지난 1월 체결된 2020년 경기도형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 지원 업무협약. 사진=경기도

올해는 외식, 교육 분야로 범위를 넓혀 선정했다. 새로 최종 선정된 곳은 ▲곽두리쪽갈비협동조합(외식업, 5개사 참여) ▲통합시니어복지협동조합(요양돌봄업, 7개사 참여) ▲사회적협동조합 경기사회서비스협회(요양돌봄, 7개사 참여) ▲(가)미래인재교육협동조합(교육업, 5개사 참여) 등이다. 올해 말 사업평가에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시 최대 3년간 연속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선정된 4개와 연속으로 지원받고 있는 3개 등 총 7개 업종이 프랜차이즈협동조합의 모범사례가 되어 새로운 사회적경제 모델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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