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구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이로운넷> 창사 12주년 인터뷰를 위해 지닌 8월 21일 서울 사직로 본사를 방문했다. 김재구 교수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기업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강조하고있다. 최근에는 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 전략’을 출간하고,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포럼’ 창립 구성원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김재구 교수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대 전략 등을 들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이전에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해 왔다면, 최근에는 사회적가치가 요구되는 추세죠.” -김재구 교수

지난해 8월 미국의 181개 기업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하 BRT) 성명서에 서명했다. 기업의 가치는 경제적 가치만 아니라 함께하는 이해관계자, 사회와 공동으로 발전 번영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내용이다. 30년 전 ‘기업의 목적인 경제적 가치에 있다’는 것을 지향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실제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패션업체인 파타고니아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미션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코카콜라는 물류시스템을 통해 아프리카 오지에 의약품을 공급한다. 이처럼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과 공동체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김재구 교수는 국내 기업들도 해외의 굵직한 기업들처럼 사회가치경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회가치경영 도입하는데 있어서 한국기업이 빠르다고 할 수 없다. 기업을 둘러싼 시장이나 소비자, 직원,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아직 한국은 경영 전체를 새롭게 정리하고 정렬시켜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는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재구 교수와 일문 일답.

김재구 교수는 기업의 지속가능전략으로 사회가치경영을 주장했다./사진=이로운넷

Q. ‘사회가치경영’이란 무엇인가.

-사회가치경영은 기업의 목적 자체가 계속 존속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계속 적응해야 한다. 현재 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기업 변화에 대한 이해관계자 요구를 살펴보면 기업이 그동안 집중해 온 경제적가치 창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도 요구된다.

사회적가치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환경이나 빈곤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활동이다. 여러 사회문제 중에서도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기업이 해결한다는 것이 사회가치 경영의 중요한 부분이다.

Q. 지금 이 시점에 사회가치경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기후문제, 저성장, 고령화, 산업구조변화 등 풀기가 쉽지 않은 사회적 난제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존의 낡은 틀로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기업은 시장경제에서 가장 파워가 있고, 역량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의 역할과 차지하는 비중도 큰 만큼, 더 많은 역할이 사회에 요구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우리에게 잘 맞고, 구성원이 서로 공유하고 합의하는 구조의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서로간에 영향을 주고, 사회가 공동으로 번영,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력하는 사람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이해해야 한다.

최근 사회가치경영을 도입한 기업에 여러 굴곡이 있지만,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선도해 주는 곳은 언론이다. 언론과 선도적인 기업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폭발력을 갖고 활성화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Q. 기업의 주요목적이 이윤창출이다 보니, 사회가치경영을 도입하면 당장 매출에 손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사회가치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중소기업처럼 규모가 작은 기업은 설립 초기에는 사회가치경영을 도입하는데 불리할수도 있다. 경험이나, 자본, 인력 등이 모자를 수 있고 수요는 많은데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치경영을 위해 중소기업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전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게 과제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사회가치경영을 하라고 할 수 없고 역량과 단계별로 접근해야겠지만, 기업의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생각하고 달려 나가야 한다.

나는 모든 기업이 사회적기업과 같은 기업이 되는 날까지 뛰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기업 중에는 사회적기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기업 경영이나 이해관계자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 기업들도 사회적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기업 경영을 변화 시킨다면 더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경제조직과 협업하며 주류로 만드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반 기업들도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업에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면 경제적가치에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기업에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면 경제적 가치 손실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정부 정책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민간 기업에서는 공동체 번영을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가치경영전략 실질적 내용을 담은 책 '포스트코로나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 전략'을 출간했다./사진=이로운넷
김 교수는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가치경영전략 실질적 내용을 담은 책 '포스트코로나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 전략'을 출간했다./사진=이로운넷

Q.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전략’을 출간했다. 책을 집필하게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일년 반 전쯤 ‘기업의 미래를 여는 사회가치경영’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사회적가치에 대한 학술적인 내용이 포함된 책으로 사회적경제조직보다 민간 영리기업과 공공기관이 타겟으로 한 대중적인 책이다. 책을 출간한 즉시 사회가치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실제로 기업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무적인 지침이 될 수 있는 책을 써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집필하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전략’은 실무자들을 위한 핸드북으로 쓰일 수 있게 하는 콘셉트로 만들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적용하기 위한 틀을 잡아 소개했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경제조직에서 책에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기업에서 사회가치경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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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뉴딜에 대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뉴딜’은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형성 할 것인지 보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지속가능성, 성장과 발전 등을 의미하는 '휴먼뉴딜'이 근간이 돼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뉴딜정책을 통해 어떤 사회적가치를 이루고,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의사결정의 기준을 분명히 해야한다. 정책형성, 진행과정에서 사회적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해, 한국 사회가 더 단단해지고 강건해질 수 있는지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이를통해 한국판뉴딜이 단기 업적이나 전시행정으로 끝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Q.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여러 정책을 추진해왔다. 문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평가한다면.

-사회적경제에 관한 정책만 보면 잘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경제는 국정운영이나 경제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다 보니 한 부처에서 달라붙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경제비서관을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회적가치에 기반한 국정운영을 천명한 것과 민간의 활력을 이용해 도매기금을 만드는 등 주요 의제에 대한 세팅을 잘 했고, 적절하게 시민사회에 발표하고 공유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이제 입법을 통해 사회적경제를 제도화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가져가야 한다. 민관협치가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김재구 교수가 걸어온 길

現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現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장

前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前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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