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포럼’ 창립식에서 김재구 명지대 교수와 신현상 한양대 교수가 각각 기조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했다./사진=이로운넷

“기업이 사회가치경영을 했을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김재구 명지대 교수는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기업에서는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사회가치경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포용과 연대'라는 사회적가치에 기반한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위기를 시민사회와 정부, 민간기업이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비용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 ‘착한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대기업의 영역이라고 인식됐던 CSR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이행해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됐다. 이처럼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기업에서도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회적가치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과 공공기관, 학계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발족한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포럼’ 창립식이 열렸다. 창립식에서는 김재구 명지대 교수와 신현상 한양대 교수가 각각 기조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현대자동차, 삼성경제연구소, KB금융지주, 한국동서발전 등 4개기업 관계자의 토론도 이어졌다.

김재구 교수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EV(경제적가치)와 SV(사회적가치)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사진=이로운넷

“기업이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 추구하면 사회 변화시킬 수 있어”

김재구 교수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그동안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되던 EV(Economic Value, 경제적가치)와 SV(Social Value, 사회적가치)가 서로 상충되고,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사회적가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미국 181개 기업이 이익보다 고객 가치와 직원들의 이익증진을 우선한다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성명서에 서명한 것 부터다. 미국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사회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재구 교수는 “기업 내부 상황만 주목하면 어려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미래에는 고객, 협력자, 인재들이 함께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서 지속가능경영체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의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의 요구도 받아들여야 한다. 김재구 교수는 “중점적인 협력과제를 선정을 통한 사회가치경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도입하기 위해 신현상 교수는 'EOM 전략'을 소개했다./사진=이로운넷

‘EOM’ 경영전략으로 기업의 사회가치 확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으로 신현상 한양대학교 교수는 EOM(Essence of Management) 전략을 소개했다. EOM은 4가지 자본(공유재무자본, 자연자본, 인적자본, 사회적자본)을 기본으로, 이해관계자 간 관계를 파악해 생태계를 살피고, 협력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반려동물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서 유기견 발생을 막기 위해 수의사·조련사를 교육시켜 공급하고, 플랫폼을 만들어 반려동물 주인과 수의사·조련사들을 연결하며, 교육·(반려동물)치료비용 등을 낮추는 등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당장 비용이 지출될 수 밖에 없다. 이익은 중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신현상 교수는 EOM의 4가지 자본을 경영실적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EOM의 자본을 회계에 반영해 경영진을 평가하면, 경영진들은 더 많은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생태계에 투자해, 재무적 가치를 높인다면 내부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기 편하고 기업이 운영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중심의 사회가치 창출 노력

세미나가 끝나고 진행된 토론시간에는 주요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사진=이로운넷

신현상 교수의 발표가 끝나고, 국내의 주요기업들의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한 활동 소개하는 토론시간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이병훈 현대자동차 상무, 정권택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정문철 KB금융지주 상무, 김용기 한국동서발전 처장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역량 중 하나인 제조기술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 정권택 전무는 “삼성은 제조혁신 인력이 많다. 이것을 활용해 스마트공장 지원센터를 만들고, 자동화 설비, 판로개척 등을 지원해 중소기업 매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올해 비즈니스 차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논의했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는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돕고 부작용, 정보보호 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개발도상국에 현대드림센터를 개소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2013년 가나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2014년), 캄보디아(2015년), 베트남(2016년), 필리핀(2018년), 페루(2019년) 등에 현대드림센터 문을 열고 기술인재 육성 및 일자리창출, 자동차 산업 생태계 활성화, 교육격차 해소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중이다. 이병훈 현대자동차 상무는 “최근 우리는 신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개발도상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필요했다. 또한 각 국가에는 일자리 문제가 있었다”고 해외에서 현대드림센터를 개소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원하는 정책 자금에 대한 신청 정보를 공유하는 정책자금 플랫폼을 만들었다. 플랫폼에 회원가입을 하고, 사업자번호, 창업시기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업종에 맞는 정책자금 지원을 안내받을 수 있다. KB고객이 아니어도 회원 가입을 하면 상담과 추천이 가능하다. 정문철 KB금융지주 상무는 “우리 고객이 아니어도 생태계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금융권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수익 보다는 공익성에 근거해 사업을 추진한다. 김용기 한국동서발전 처장은 “현재 부서의 모든 것이 사회적가치와 연계되어 추진된다”면서 “직원들은 사회적가치와 관련된 인권부터 상생까지 모든 것에 대한 체크 리스트에 체크 해야지만 결제를 올릴 수 있다”면서 조직의 사회적가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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