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료계 파업 사태도 사회적가치, 공동선에 입각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사회적경제의 힘이 약하고 주류가 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사협 등 부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부분적 해답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가 ‘사회가치경영의 실천을 위한 집합적 임팩트’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공동선을 설명하기 위해 한 말이다. 이번 강연은 한국공정무역협의회가 주관하는 ‘2020 공정무역 포럼’ 3회차 강연으로 지난 3일 오후 7시~8시까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명지대 경영학과 김재구 교수.

언제나 공동선 고려해야

그는 우리 사회가 공동선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선을 우선순위에 둔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온다는 생각이다.  공동선은 오래된 개념이지만, 정부가 최근 박차를 가하는 '뉴딜'에서도 근간이 돼야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참여와 개방성이 높아질 때 사회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역사적으로 시민사회 등을 통한 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하고, 성과가 돌아가는 거버넌스가 구축됐을 때 국가 번영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공동선 추구하는 기업의 중요성도 얘기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가치 극대화를 주장하던 다보스포럼에서도 기업 이익 극대화가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선언이 있었다”며 “이는 국제적으로도 사회적가치, 공동선과 같은 개념이 널리 인정받고 있는 사례로 엄청난 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새로운 이해관계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주주, 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로 이뤄진 전통적인 이해관계모델에서 비정부시민조직, 정부, 자연환경을 추가한 새로운 이해관계모델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노력은 기업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적 투자 회사 중 하나인 블랙록(Black Rock), 국민연금 등이 탄소배출, 인권탄압, 지배구조 불투명 등 사회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ZOOM을 통해 진행한 온라인 포럼 모습./ZOOM 화상회의 갈무리

코로나19 극복하려면? 집합적 임팩트!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에서도 사회적가치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집합적임팩트’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동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각자의 이해만을 주장하고 각자도생하면 실패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중추지원조직’의 활용을 들었다.

“난해한 문제를 해결할 때, 공동의 목표와 성과체계를 가진 중추지원조직이 필요하다. 힘 있고 여유 있는 개별 기업에 모든 일을 맡겨서는 곤란하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협의체에 의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추지원조직을 위한 조언도 나왔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는 협력체에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태도’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타인, 타인의 주장을 악마화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요즘에는 다양한 기관에서 의사소통, 협상 능력 등을 배울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기준은 ‘공동선’이 돼야 하고 공동선이 정해진 후에는 이를 따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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