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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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게 뭐야? 세상을 바꾸고 싶은 건지, 그냥 '세상을 바꾸려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은것'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해.”

업무와 진로에 대한 주제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들었던 말이다. 당시엔 흘려 들었지만 곱씹을수록 의미가 크게 다가왔다. (특정 상황에서) '이런 대응이 최선이었을까', '해결방안이 이것뿐일까',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어김없이 저 문장이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과 '세상을 바꾸려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은 것'의 차이는 관성의 유무라고 생각한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또는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다 보면 관성적으로 변하거나 매몰되기 쉽다. 분야로서 사회적경제가 성장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관성에 젖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비교적 한 사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사회적경제라는 같은 우산 아래, 생각보다 더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때때로 법안이나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이 정반대여서 놀랐던 경우도 있다. 활동가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정책이나 정치 이슈를 잘 모른다. 협의회 구성원을 만나면 활동가들의 현장을 잘 모른다. 아직까지 규모나 범위가 본격적으로 확장된 것이 아님에도 개인 활동가, 기업, 협의체 등 사회적경제 구성원들의 온도차가 크다. 

어떤 때는 다양성의 범위를 넘어 '이들이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정책을 다루는 사안에서 어떤 곳은 지금 바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어떤 곳은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이야기를 한다. 서로 '뭘 잘 몰라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의견 사이를 좁히거나 다른 의견을 들어보려는 노력은 많지 않다.

길다면 긴 시간을 거치며 관성적으로 변하거나 한 가지 사안에 매몰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관성적으로 해도 일이 잘 풀린다면야 고민을 덜해도 된다. 그렇지만 상황이 그렇진 않은 듯하다. 요즘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만나는 사람도 하는 이야기의 주제도 비슷하다면,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기존의 질서인 관성에 반하며 성장해왔다.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멈춰야 할 땐 멈추고, 달려야 할 땐 달려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바꾸고 있을까? 아니면 세상을 바꾸려는 일을 한다는 것 만으로 만족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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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 #차이 #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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