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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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좋네. 아니, 좋은 거 맞나? 좋은 것 같은데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 재밌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짜증스럽네. 어라, 오늘은 계속하고 싶네. 내 마음은 뭘까...?’

사회적경제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 특히 청년들이라면 이런 생각에 반복적으로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사회적경제는 청년들을 쉽게 일희일비하게 만든다. 사회적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 역시 일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생각의 굴레에 여러번 빠지는 중이다. 

그래서 취재를 다니며 기자와 비슷한 고민의 결을 가진 사람들을 모았다. 시간을 내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 등에서 일하며 옅게 배웠던 사회적경제 말고,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왜 협동이 중요한지, 협동은 어떻게 시작되는지, 분야를 둘러싼 조직들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은 미래를 위해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또 알게 된 내용으로 토론을 해보기도 했다. ‘내가 속한 조직이나 타 조직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독서로 알게 된 지식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를 비롯해 아쉬운 점 등을 이야기했다. 

여러 개의 눈이 나를 바라볼 땐 긴장해서 땀을 흘리기도, 버벅대기도 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은 머리를 모아보고, 더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서로 제안했다. 그러다 보니 법제도나 역사 뿐 만 아니라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졌다. 사회적경제는 왜 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하지 못할까, 여성 실무자가 많은 사회적경제 임에도 왜 여성 리더의 비율은 적을까, 지금 일하는 청년 실무자들에게 따라갈 만한 롤모델이 있는걸까, 사회적경제는 충분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인가 등등등.

이야기를 하며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실무업무에 가까운 청년들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어젠다와 언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고민을 더 모아보기로 했다. 청년들의 애증에서 나온 궁금증을 정리한 ‘왜요레터’를 발행해보는 걸로. 왜요레터는 5월부터 올해 말까지 끝이 정해진 발행을 시작한다. 젠더, 노동, 환경, 전문성, 리더십, 정책 등을 주제로 사회적경제 청년들의 궁금증을 담은 이야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청년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도록 경험이 더 많은 사람들과 고민을 공유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방법도 준비했다.

첫 모임에서 다들 서로의 어려움과 힘든 상황을 공유하며 공감했다. 하지만 결론은 사회적경제나 그 경계에 남아 뭔가를 바꿔나가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여기에 남고 싶다면, 또 남을 수 밖에 없다면 밑져야 본전이다. 조금씩 천천히,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과 즐겁게 계속 질문을 던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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