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의 창립 1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회적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또 스스로 사회적기업이기 위해 노력해온 지난 11년, 저 스스로도 기업가로서, 그 긴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절절히 이해하고 있기에, 그 안에 담긴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동시에 전합니다.
 
최근 이로운넷의 새로운 활력을 종종 체감합니다. 사회적경제를 위한 미디어로서 분명한 자기 지향을 가진, 사회적경제의 가장 빈 구석을 오롯이 감당해주고 있는 그 존재의 힘을 봅니다. 아직은 사회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인 사회적경제의 이야기는 이로웃넷을 통해 사회의 당당한 담론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운넷이 가진 저력이자 사회적경제의 자랑입니다. 

오늘 컨퍼런스의 주제는 “로컬”입니다. 지역, 지역사회, 마을, 커뮤니티. 우리에게 지겨우리만큼 반복되는 이 주제와 단어들은 그만큼 중요한 무언가이고, 또 그만큼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사회는 아직 그 “로컬”을 잘 모릅니다. 중요하지만 잘 모르는 그 “로컬”을 앞에 두고 많은 관념들이 유령처럼 “로컬”의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어딘가에 꼭 답이 있을 것 같지만, 그 어디에서도 답은 찾아지지 않고, 그래도 끝끝내 찾아야만 하는 무언가, 존재의 본질 따위와 비견되는 철학적 질문이기도 한 “로컬”. 그 고민의 한자락을 컨퍼런스의 주제로 선택한 것은 아마도 이로운넷의 도전이자 모험이기도 했을 듯합니다. 

사회적경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합니다. 지역의 사람과, 지역의 사회조직과, 지역의 환경과, 지역의 역사를 기반으로 합니다. 사회적경제는 비록 지역이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지역이 자신 존재의 근거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발딛고 서있는 바로 그 물리적 공간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로컬”에 대한 사회적경제의 깊은 고민이 시작되는 이유입니다. “로컬”을 말할 때 ‘현장’의 이야기는 그래서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 어렵고 복잡하고 무정형한 “로컬”에서 살아온 ‘현장’의 이야기. 이번 컨퍼런스는 현장의 이야기가 귀납적으로 쌓아올려지는 또 한 차례의 성과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역의 현장을 지키며 헌신해온 발표자, 토론자 여러분들께 사회적경제의 동료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고작 일이십 분의 시간만으로 도저히 다 말 할 수 없는 역사이겠지만, 교감하는 수많은 대화 속에 튀는 단 하나의 불꽃만으로도 우리 각자는 새로운 “로컬”의 단서를 들고 다시 현장으로 갈 수 있을테니, 소중한 시간, 소중한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이로운넷의 11주년을 축하하며, <로컬, 가치를 담은 미래> 컨퍼런스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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