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속 혁명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한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이틀째 이어졌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정부는 정전 복구를 위해 이날부터 27일까지 48시간 동안 휴업과 휴교령을 내렸다. 

뉴욕타임즈(NYT)는 같은 날 기사에서 정부가 사이버 공격을 정전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마두로(Nicolás Maduro) 대통령과 그의 전임자인 차베즈(Hugo Chávez) 통치하에서 전기 시스템은 수십 년 동안 방치됐다는 비판을 제기한 베네수엘라 의회 전 예산실장 로드리게스(Francisco Rodríguez)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7일 저녁 촬영된 NASA 위성사진을 제시하며, 베네수엘라를 일주일 동안 마비시킨 정전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에는 송전선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운 두 개의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그는 이 나라를 이토록 황폐하게 만든 것은 차베즈와 마두로의 책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럼에도 미국의 경제 제재는 마두로 정부의 위기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전사태는 있을수 있지만, 진짜 문제는 전력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스템을 재가동하려면 먼 곳에 있는 댐 발전기와 변전소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이 나라 화력 발전 용량의 약 5분의 1만이 가동 중이어서 댐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화력 발전 백업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체 전원의 부재, 전문 인력 부족, 장비 악화, 관리 부실 등이 모두 정전 사태를 연장하는데 역할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미국의 경제 제재도 지금 상황에 한 몫했음을 꼬집었다. 그는 "화력발전소 일부가 고장 난 이유 중 하나는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 부족이었다"며 "이들 공장 중 상당수는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을 금지하기 전 베네수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던 경유로 운영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전력 부문은 외국 회사들이 공급하는 부품과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제너럴 일렉트릭과 지멘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발전기와 수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주요 장비 대부분을 제공한다. 그는 "2017년 8월 채택된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로 베네수엘라는 외국 공급업체를 상대로 지불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며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발전기를 유지하거나 교체할 수 없었고, 수력 전기에 더 의존하게 되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위험성에 기여했다"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도 2017년 제재 이후 생산량이 3배 이상 감소돼 정부의 자금난이 더 악화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가 오늘날 베네수엘라 전력망 고장에 주 원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지만, 부정이 심화되고 전기설비에 저투자, 허술한 유지 관리, 국가의 경제위기 등이 주 요인임이 분명하다"며 "이런 의미에서 차베즈 씨와 마두로가 전기붕괴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석유 제재는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와 어떤 사업도 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 이외의 기업들은 마두로 정권과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징벌적 2차 제재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은행 계좌는 대부분 과이도(Guaidó) 임시 대통령지명자에 의해 차단되거나 통제되어 마두로가 전기망을 유지하고 수리할 회사들에 지불하기 위해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당면한 그 나라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신속히 해결하고 심각한 전력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는 분쟁 중인 정파가 독립적인 태스크포스(TF)를 임명하는 데 합의하는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치인들이 일반 국민들의 삶을 그들의 정치적 목표의 추구보다 우선시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훨씬 더 어두운 시기를 앞두고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경제 및 정치적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를 지원하기 위해 100명의 군인들과 물자를 실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카라카스에 도착  한 후 베네수엘라에서의 위기 해결 방법을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 지고 있다고 AP통신 등 서방매체는 전했다.

출처 :

https://www.nytimes.com/2019/03/26/opinion/venezuela-maduro-blackout.html?action=click&module=Opinion&pgtype=Homepage

https://www.apnews.com/b841f02504ec409c8f4544e84d906d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