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하는 퀘벡의 청소년들...지역과 어른이 배운다
협동조합하는 퀘벡의 청소년들...지역과 어른이 배운다
  • 최범준 인턴 기자
  • 승인 2019.03.27 0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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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해외전문가 초청 콜로키움
청년기업가 정진 목표→노동자협동조합 모델
지역사회 도움 아이템→지역 대학생·어른 참여 견인
작년 9월, 교육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학교 내 협동조합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학교 협동조합 관리 감독 권한을 시·도 교육감에 위임했다. 학교 협동조합의 교육적가치를 인정하고 활성화 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사회적경제2.0 비전선포식’ 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청소년(학생)이 협동조합을 통해 얻는 교육적 가치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해외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이은애)가 지난 18,19일(화) 양일간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주최한 1차 해외전문가 초청 콜로키움을 통해서다. 콜로키움 주제는 ‘퀘벡의 사회적경제 혁신 모델’. 특히, 둘째 날인 19일에 ‘퀘벡 청소년 서비스 협동조합(Coopératives jeunesse de services, 이하 CJS) 청소년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이 집중 소개됐다. C.I.T.I.E.S(사회적경제혁신과 지식전수를 위한 국제교류센터) 상임이사와 퀘벡협동조합평의회 위원인 마틴 반 덴 보르(이하 마틴 이사)가 풀어낸 퀘벡 청소년들의 사례를 공유한다. 핵심 포인트는 청소년들이 협동조합 가치를 어떻게 배우고 이런 노력을 지역사회가 어떻게 적용,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다.
퀘벡 청소년 서비스 협동조합 CJS / 이미지 : CJS 홈페이지

CJS프로그램 기본 구성과 성공요인 4가지

마틴 이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CJS 프로그램은 “청소년 기업가 정신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노동자 협동조합 모델을 따른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교육 프로그램’ CJS를 통해 지역 사회에 도움 될 만한 방안들을 발굴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 후 계약체결, 협상하는 방법,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판매하는지 등 저마다 만든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기능을 습득하게 된다. 필요한 노동을 조직하고, 이에 필요한 기능들을 정리해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CJS를 통해 간단한 직업훈련도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방점은 경영/운영을 통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구축이 아닌, 경험을 통한 ‘배움과 교육’에 있다.

마틴 이사는 "청소년들은 CJS를 통해 사업과 협동이라는 협동조합 가치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CJS 성공요인으로 지역위원회, 촉진자, CJS 네트워크 활동, 참여자 교육 4가지를 꼽았다.

지역 위원회는 CJS 프로그램 기반을 다져주고 안정적인 운영을 제공한다. 보통 8주 동안 청소년들이 진행하는 CJS 프로그램에 앞서 지역위원회가 제반환경을 조성하고, 안정적 운영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촉진자 섭외 역시 지역 위원회에서 맡는다. 촉진자는 프로젝트 운영을 돕는 멘토 역할이며 주로 대학생들이 맡는다. 프로젝트마다 촉진자 2명이 함께하며 이들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생기는 안전문제를 확인하고 안정적인 프로젝트 운영을 돕는다. 촉진자들은 프로그램 진행 후 피드백과 최종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한다. 촉진자로 프로젝트에 함께하기 위해서는 필수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한다. CJS프로젝트를 지역에서 시행할 경우 프로젝트 120개 내외가 동시에 진행된다. 때문에 각 프로그램은 자연히 CJS 네트워킹에 참여하게 되는데, 네트워크는 지역 내에서 혹은 다른 지역과 연결되어 각자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요한 점을 서로 도와줄 수 있게 된다.

 

마틴 이사는 발표를 통해 CJS 프로그램 개요, 성공요인과 프로그램 도입시 고려사항 등을 소개했다 / 사진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협업프로젝트로 시작, 초기 노동자연맹과 지방정부 큰 역할

CJS는 지방정부, 사회적 경제 연구가, 실천가 및 활동가들 간 협업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지방정부의 지원정책, 연구진의 기본 모델과 원칙 규명, 활동가들의 모델 실천이 합쳐져서 CJS가 가능했다. 이후 1996년 퀘벡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개념으로 주목 받았는데, 이때 CJS가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높이고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기회라는 인식이 확대됐다.

마틴 이사는 CJS 초기 문제점으로 “지역이 학생들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월권”을 꼽았다. 그는 “청소년들이 의사결정을 하도록 기다려 주지 않고, 자신들이 결정하거나 청소년들의 주체성을 가로막는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지역은 청소년들이 ‘과정에 참여하며 배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지역 위원회와 지역 조직들은 ‘청소년들에게 기반을 형성해주되 개입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에도 지역위원회와 촉진자, 지원조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무언가를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역 사회가 가진 특징,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미진한 반응 등이 이유일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있음을 청소년들이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마틴 이사는 퀘벡에서 CJS 프로그램이 성공하는데 퀘벡 노동자총연맹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CJS 도입 당시 퀘벡 노동자총연맹과 퀘벡 주정부가 기금 2000만 달러(약 170억 원)를 함께 마련했다”며 “이 기금 수익과 이자로 CJS 촉진자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차원에서도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자원을 제공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CJS는 청소년과 어른, 지역이 함께 배우는 프로그램

마틴 이사는 CJS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대학생, 어른들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CJS를 통해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는 자율성과, 프로젝트를 함께 만드는 협동정신을 기르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는 대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찾게 되기에 이를 통해 지역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간단한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일자리 탐색, 사회생활을 위한 준비 과정도 제공하는 등 경제적,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이 지역에 통합되는 효과가 있다“며 “청소년들이 사회적가치를 배우면 청소년 뿐 아니라 사회전체에도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CJS프로그램은 참여하는 청소년 뿐 아니라 지역 내 이해당사자들도 배울 수 있다. 촉진자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협동조합 교육 방법론을 익힐 수 있고, 사회경제적 개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촉진자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있는 청소년 및 이해당사자, 지역주민과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역위원회는 해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충원하고 이 때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하게 된다. 그는 “민간기업,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지 않았던 어른들 역시 지역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사회적경제를 배우고 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CJS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역 청소년들 / 사진 : CJS 홈페이지

프로그램은 계속 진화중 CJS 확산 및 정착

CJS는 현재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시범운영중이다. CJS는 프랑스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회분야 프로그램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마틴 이사는 이 외에도 캐나다 내 다른 지역, 부르키나 파소, 쿠바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 말했다.

CJS프로그램은 ‘LA Fabrique Entrepreneurale’이라는 조직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이들은 퀘벡 및 프랑스 지역에서 축적한 CJS 관련 경험들을 데이터로 보관하고 있다. 총 몇 명이 참여했고, 프로젝트 내용은 무엇인지, 수익과 영향은 어떠한지 등이다. CJS 프로그램의 진화과정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CJS모델 접목 과정에서 방법론과 교육론을 어떤 식으로 적용하는지, 활용하는지 볼 수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 CJS 기본 원칙을 유지한 채 성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교육 방법론을 새롭게 고안했다. 지역에 맞게 프로그램을 변형시킨 후 남부 프랑스에 거주하는 여성 이민자 중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마틴 이사는 “이 과정에서 퀘벡에 다시 적용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가 말하는 프로그램 도입 시 고려사항이다.

“퀘벡 역시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현지 맥락에 맞게 바꿔야 하는 게 무엇인지 규명하고, 각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를 평가하는 절차도 필요합니다. 프랑스는 프로그램 적용을 위해 노동법 개정도 했죠. 프로그램 확산과 변형 과정이 CJS네트워크로 연결 되어 있습니다. 확산이 몇 차례 진행되면 모델이 더욱 풍부해 질 거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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