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사회적경제 등 새 조직과 협업할 때다”
“사랑의열매, 사회적경제 등 새 조직과 협업할 때다”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9.01.15 0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취임 1년, 새로운 시도에 나선 김연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최고 모금기관 문패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사회복지 확대 협업대상도 다양화할 터"

“배분사업의 파트너로는 물론 모금으로도 사회적경제조직들과 모금회가 연결되었으면 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법정 민간 모금·배분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이하 사랑의열매)’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복지기관들과 주로 협력했던 사랑의열매가 최근 ‘배분 사업의 질적 변화’를 강조하며 복지전달 체계의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념식에서 사랑의열매는 4대 전략 목표와 20대 전략 과제를 수립하고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성과 제시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실질적인 사회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복지를 펼쳐나가겠다는 다짐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김연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이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회장, 행복중심협동조합지원센터 이사장을 등을 지낸 여성운동, 협동조합운동 전문가로, 지난해 2월 제7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오는 2월 취임 1주년을 앞둔 김 사무총장은 <이로운넷>과 인터뷰에서 “기존에는 기초생계지원 등 시혜·일회성 지원이 주였다면,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단체나 개인들의 자립기반을 돕는 방식으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지속가능하면서도 선순환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랑의열매는 올해 본격적으로 SIB 시범사업, 비영리스타트업 지원 등 취약계층의 자립기반을 만드는 등 창의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가는 사회적경제, 비영리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김 사무총장을 만나 취임 1년 평가와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김연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사진=권선영 기자

- 2월이면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된다. 사회복지분야 출신이 아닌 여성운동, 협동조합 전문가로 조직을 이끌어온 지난 1년이 궁금하다.      

▶ 오랫동안 지역, 여성, 생태환경,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의 경험을 거치면서 아이디어는 좋지만 재원이 부족해 좌절되는 활동들을 많이 봐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 있는 모금기관인 사랑의열매가 사회복지를 더 확장된 개념으로 본다면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다는 기대로 지난해 2월 일을 시작했다. 

2018년은 이러한 고민을 현실화하고 구체화하는 첫 해였다. 이전에는 모금액의 양적 성장이 중요한 기조였다. 사용하는 슬로건도 ‘최고의 모금기관’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최고’라는 수식어는 외부에서 평가해주는 것이지 우리 스스로가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금’, ‘배분’도 사랑의열매가 하고자 하는 비전의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취임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변화된 환경에서 사랑의열매가 어떤 지향을 가져야 하느냐는 고민이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조직들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이 사랑의열매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크게 두 가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하나는 20주년을 맞아 내·외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모금회의 미션·비전을 수립한 일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분 방식의 확대를 내외부에 천명했다. 또 하나는 모금 목표액에 대한 압박으로 경직되어 있던 내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내부 직원들의 변화 없이는 사랑의열매의 변화도 어렵기 때문이다. 

- 지난해 사랑의열매가 20주년을 맞아 비전을 선포했다. 어떤 과정을 거쳤나.  

▶ 비전위원회를 구성하고 가능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직접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자처하며 17개 지회 간담회를 개최하며 400여명의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그간 사랑의열매의 주요 배분기관이었던 복지단체들을 통해서도 평가와 과제를 들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돈 많은’, ‘남성 중심’의 ‘오래된 조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20주년 미션비전 선포식
사랑의열매 20주년 미션·비전 선포식에서 미션비전을 발표하는 김연순 사무총장/ 사진제공=사랑의열매

- 새롭게 제시된 미션 및 비전의 핵심 메시지는.

▶ 2030 미션·비전 선포식을 통해 발표된 사랑의열매 미션은 ‘나눔으로 하나 되는 행복한 세상’이며, 2030 비전은 ‘함께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사랑의열매’였다. 민주성과 투명성, 자율성, 신뢰와 협력으로 사랑의열매를 운영해 나눔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 나가겠다는 고민이다. 이를 위해 4대 전략 목표와 20대 전략 과제를 수립해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성과 제시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가장 강조할 부분은 ‘배분 사업의 질적 변화’와 ‘개인 기부 활성화’ 두 가지다. 

우선 배분 사업의 질적 변화는 모금된 기금을 어떻게 우리 사회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곳에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기초생계지원 등 시혜·일회성 지원이 주였다면,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단체나 개인들의 자립기반을 돕는 방식으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더욱 지속가능하면서도 선순환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존에 주요 배분처였던 복지기관을 넘어 더 많은 조직들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갈 예정이다.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가 우리의 발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금 측면에서는 개인 기부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기부문화에 참여하는 기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액이라도 개인 기부자들의 참여를 늘리고 누구나 자신이 버는 돈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나누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전략목표 및 전략과제
2030 미션·비전 선포식에서 발표된 4대 전략 목표와 20대 전략 과제

- 배분 사업의 질적 변화는 기존의 사회복지에 대한 범위 및 복지전달 체계의 확장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9년 이와 관련한 계획은.  

▶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단일조직이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최근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주민자치 등의 협력·연대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 사랑의열매가 전통적인 복지기관들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비영리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회조직들과 만나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고민으로 올해 사랑의열매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시도들을 해나갈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SIB(Social Impact Bond, 사회성과연계채권) 시범사업을 계획 중이다. 임대아파트 거주자 지원을 위해 주택공사, 마을공동체, 사회적기업, 우리 조직이 함께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자 한다. 또한 경계를 넘나들며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새로운 조직형태인 ‘비영리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투정’이라는 비영리스타트업에서는 청년들이 사회에 필요한 법안을 만드는 등 입법 크라우드펀딩을 운영하고 있다. 모금회가 이런 곳들과 연계가 생기고 사회 변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게 진정한 사회복지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더 많은 조직들을 발굴하고 연계하고 싶다. 이를 위해 먼저 내부에서부터 관련한 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가 가진 큰 영향력에 주목을 해야 한다 생각하고, 새로운 2030세대와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어갈까도 올해 고민이다. 

- 사회적경제와의 접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과거에도 사회적경제에 문호가 열려 있었지만 소극적이었다. 지난 한 해는 다양한 배분 방식의 확대를 위해 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 조직들과 사랑의열매가 만날 수 있는 접점에 대해 내부에서 고민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온 시기다. 예로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나눔과 꿈’ 공모사업은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을 실행할 재원이 부족한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사회복지계 최대 규모의 공모사업으로 매년 약 100억원이 지원됐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 분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65개 선정 단체 중 10개(15%) 사업이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도 배분사업의 파트너로는 물론 모금으로도 많은 사회적경제조직들과 모금회가 연결되었으면 한다.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나눔과 꿈’ 공모사업 선정기관 전달식. 사랑의열매는 사회적경제 등과 협력으로 기존 복지전달 체계를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 사랑의열매의 이런 모금 및 배분 방식의 변화에 기존 사회복지분야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 사회복지계에서도 이제는 협업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비전위원회를 통해 여러 사회복지 관계자들과 토론회를 했을때 많은 분들이 사회복지 범주가 기존보다 더 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복지전달 체계의 확장은 어디 영역에 지원을 더 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방식의 변화를 얘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장애인에게 생계비만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면, 기술 기반의 사회적경제와 협력으로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면 이게 결국 장애인의 삶을 개선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는 어려운 이들을 돕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이미 우리에게 기부하는 기업들의 요구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사랑의열매 연도별 모금 현황/이미지제공=사랑의열매
사랑의열매 연도별 배분 현황/이미지제공=사랑의열매

- 앞서 얘기한 모금 및 배분의 질적 변화를 위해서는 사랑의열매 내부의 변화가 중요하다. 지난해 내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을 했다고 얘기했는데.  

▶ 모금 및 배분 방식이 변하려면 결국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취임 후 살펴보니 직원들이 해야 하는 서류작업이 너무 많았다. 다양한 기관들을 만나고 새로운 배분처를 발굴할 틈이 없었다. 모금 조직으로서 투명성도 중요하지만 서류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업이 지역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다. 직원들이 사회복지 활동가로서 그러한 활동에 더 전념할 수 있도록 배분 행정의 혁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원의 간소화를 위해 한 페이지짜리 배분 지원서를 제안한 이유기도 하다. 

- 3년 임기다. 2년 후 퇴임식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 ‘사랑의열매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지금보다 사람들로부터 더 관심 받고 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김연순 사무총장은 ‘사랑의열매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권선영 기자
김연순 사무총장은 ‘사랑의열매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권선영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