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구로구 주민공동이용시설 하늘마루에서 사회적경제 놀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토이드론을 이용한 축구가 진행되고 있다.
11월 8일, 구로구 주민공동이용시설 하늘마루에서 사회적경제 놀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토이드론을 이용한 축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선에서부터 날려서 골대 안으로 드론을 넣으시면 돼요!” “드론으로 축구를 다해보네!”

서울시 구로구 구로2동 주민공동이용시설인 하늘마루에서는 이색 축구시합이 벌어졌다. 2명씩 짝을 이룬 어르신들은 컨트롤러를 들고 터치라인 뒤에 섰다. “시작!” 소리와 함께 4대의 드론이 이륙한다. 이내 장내는 ‘작은 비행기’ 드론이 날아다니는 소리로 가득 찬다. 

중앙선에서 출발한 4대의 드론이 각각 자신의 골대를 향해 돌진한다. 골대를 통과하면 LED판에 적힌 숫자가 올라간다. 드론은 다시 중앙선으로 돌아와 골 기회를 노린다. 약 3분간 진행된 경기 끝에 이기자팀이 날자팀을 15대 13으로 꺾었다. 

힐링클래스 참여자들이 드론을 운전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팀 4명씩 총 8명이 매주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힐링클래스 참여자들이 드론을 운전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팀 4명씩 총 8명이 매주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구로구, 사회적경제 놀이터 10주간 진행... “사회적경제가 건강복지 책임진다”

지난 11월 8일, <이로운넷>은 구로구 사회적경제 놀이터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한번 배워 평생 즐기는 힐링클래스(3D펜&드론)’(이하 힐링클래스) 현장을 찾았다. 사회적경제 놀이터 ‘슬기로운 건강생활’은 도시재생지 내 공유시설에서 사회적경제기업 및 협력기관들이 참여해 구로구 관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건강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지역특화사업이다.

8월 23일부터 11월 12일까지 총 10주간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힐링클래스(스팀도서관) 외에도 자전적 책 만들기(행복스쿨사회적협동조합), 직조아트(실비스트), 생활체조 및 난타(키움터사회적협동조합), 생활체육 프로그램(궁동종합사회복지관) 등이 진행됐다. 이 중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제외한 4개의 클래스는 사회적경제기업이 도맡았다.

해당 사업은 건강을 복지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노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결합하는 건강관리서비스 협력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 사업실행지역인 구로2동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단계에 있다. 노인과 1인가구 등이 많이 거주해 사회서비스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향자 구로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은 “구로구 일부 지역은 생활문화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복지 등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이 함께 모여 지역주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된 힐링클래스 역시 서울형 예비사회적기업인 스팀도서관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3D펜 아트와 드론 등 미래기술을 활용한 힐링체험으로 시니어 및 1인가구원의 우울감 및 고립감을 해소해 정서적 안정은 물론이고, 새로운 활력을 충전하도록 하기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구로구 사회적경제 놀이터 - 슬기로운 건강생활 이미지./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구로구 사회적경제 놀이터 - 슬기로운 건강생활 이미지./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시니어의 손주와 공감대 형성·배움 욕구 충족... 사회적경제 알리는 계기도
이어지는 게임은 드론으로 풍선 터트리기. 드론 앞 부분에 날카로운 꼬치를 달고 긴 판에 달려있는 풍선을 터트리는 게임이다. 제한시간 내에 더 많은 풍선을 터트리는 팀이 승리한다. 드론이 날아다니는 소리와 함께 “내가 다 터트릴거야!”, “이렇게 빠르게 돌진해 터트리면 돼!”라는 말이 오간다. 

약 2시간동안 드론 레크레이션을 즐긴 황혜숙씨는 “드론은 생전 처음 접해봤다. 처음에는 조작이 어려워 애먹었으나 금방 익히게 돼 굉장히 재밌게 즐겼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원래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쉽게 배우기 어려운 드론과 3D펜을 배워 매우 보람차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공간활동가로 활동한 바 있는 신순라씨 역시 “사회적경제기업이 와서 가르치니 더 흥미를 갖게 됐다”면서 “3D펜 아트를 배우고 손녀와 함께 해보며 다채로운 대화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두 어르신 모두 이런 프로그램이 상시화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경제 놀이터는 첫 시간에 각 기업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소개를 필수적으로 넣는다. 주민들에게 사회적경제의 가치와 기업의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황씨와 신씨 모두 첫 시간에 사회적경제에 대해 배운 내용을 명확히 기억했다. 

양동헌 스팀도서관 연구소장.
구로구 사회적경제 놀이터에서 한번 배워 평생 즐기는 힐링클래스(3D펜&드론)을 진행한 스팀도서관의 양동헌 연구소장.

스팀도서관은 즐기면서 학습하는 것을 의미하는 에듀테인먼트를 표방한다. 이번에 진행한 힐링클래스는 사회적경제 놀이터에서 가장 인기많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양동헌 스팀도서관 연구소장은 “시니어들도 힐링이 필요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있다”며 “이들이 특별하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이 생소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덜어주기 위해 이론수업을 충분히 진행하고, 만들기로 직접 조작하기 전에 먼저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지역 사회적경제기업 네트워크 계기돼... 3일 성과기념식 개최

키움터 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한 '난타와 체조로 인생은 지금부터' 클래스 한 장면./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키움터 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한 '난타와 체조로 인생은 지금부터' 클래스 한 장면./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사회적경제 놀이터는 지역주민의 힐링을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적경제기업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향자 센터장은 “관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이지만, 서로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해 네트워킹이 형성될 수 있도록 센터 차원에서도 힘썼다”고 말했다. 

참여 어르신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구로사경센터 측은 어르신들이 "알지못했던 새로운 흥미를 발견했다."(난타 클래스) "자아 및 가족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자서적 책 만들기) 등의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회적경제 놀이터 성과전시회는 하늘마루에서 오는 3일까지 이어진다.  2일에는 희우정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향자 센터장은 “이번 사회적경제 놀이터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자원이 연계협력하는 경험이 축적됐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복지도 가능케 했다”며 “앞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의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경제 놀이터 성과전시회는 오는 3일까지 하늘마루에서 이어진다./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사회적경제 놀이터 성과전시회는 오는 3일까지 하늘마루에서 이어진다./출처=구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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