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원과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경기도는 공공돌봄기관과 사회적경제조직이 협력하며 요양·의료·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재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돌봄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로운넷>이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민관 협력 방식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례를 소개한다.
60대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는 김옥순 할머니는 아들의 돌봄과 장기요양(2등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92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신체기능이 전반적으로 낮아져있고, 무릎연골이 소실돼 일어서서 걸을 수도 없었다. 손으로 바닥을 밀면서 이동해야 하는 할머니에게는 낮은 문턱이나 손잡이도 넘기 어려운 언덕이었다.
“제가 무릎에 연골이 없어서 일어나지를 못해요. 기어서 다녀야 해요. 그래서 무릎이랑 발에 항상 상처가 있었어요.”
하지만 김옥순(92세, 가명) 할머니 무릎과 발은 깨끗했다. 거칠긴 했지만 눈에 띄게 상처가 깊거나 피가 나는 수준은 아니었다. '종합재가센터-사회적경제 협력구축 사업'을 통한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를 지원받아 집 안에 문턱을 없앴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도와주는 사람들이 문턱을 없애줘 이제는 괜찮아졌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선화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팀장은 비오는 날 김 할머니의 아들이 신발을 집 안에 넣고 있던 모습을 보고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를 요청했다. 현관에 지붕이 없어 신발이 다 젖고 있었기 때문. 이 팀장은 "이후 김옥순 할머니가 집에서 생활하기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체크해 집수리가 이뤄졌다"고 했다.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김옥순 할머니가 지원받은 ‘기능장애맞춤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는 단순하게 열악한 상태의 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다. 작업치료사가 개입해 기능장애로 제한된 일상생활을 하는 노인들의 동선 등 활동을 체크하고, 이를 고려해 집을 수리해 주는 서비스다.
김옥순 할머니 집은 울퉁불퉁한 거실 바닥을 고르게 다지는 등 걸을수 없는 할머니의 생활에 맞게 수리됐다. 할머니가 손으로 기어서 이동할 때 고르지 못한 바닥과 문턱 때문에 항상 손과 발에 상처가 났었는데, 상처 없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수리한 것이다. 또 방의 전등 스위치가 높은 곳에 있어, 아들이 있어야만 불을 켜고 끌 수 있었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리모콘으로 연결하고 전등을 교체해 할머니가 원할 때 불을 키고 끌 수 있도록 했다. 할머니 스스로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문 손잡이도 낮춰 달았다. 김 할머니는 “전에는 문 손잡이도 높아서 매달려서 문을 열고 닫으니 아주 힘들었는데, 이것을 아래로 달아줬다. 전기불도 내가 끌 수 있게 해줬다”며 연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전에는 여기서 저쪽에 가려고만 해도 너무 힘이 들었어요. 지금은 아주 고속도로 같아요. 너무 좋아요. 고마워요.”
방문 설치와, 싱크대 수리 및 후드 설치, 양변기 안전손잡이 설치, 누수 수리 등을 통해 집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부분도 꼼꼼하게 수리했다. 25년째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김옥순 할머니 아들은 “원래 천장이 새서 비가 조금만 와도 세숫대야를 놓고 빗물을 받았다. 바닥도 다 썩었었다”면서 “집을 수리해 줘서 더이상 물이 새지 않고, 어머니가 편해진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했다.
이번 사업을 진행한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의 공공거점 돌봄기관은 역할 적립 및 공공성을 강화하고, 의료사협 등 지역 돌봄 미션 중심의 사회적경제는 사업 확장 및 사회적가치 확대라는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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