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분절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통합 서비스입니다. 사회적경제에서도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빠르게 연대와 협력을 모색해야 합니다. 분절된 하나의 사업모델로 접근하면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김연아 성공회대학교 박사)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돌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도 커뮤니티케어, 돌봄SOS센터 등 다양한 돌봄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책은 주로 노인이 살던 곳(지역)에서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독립생활 등의 통합 제공을 전제로 설계됐다. 서비스가 파편적, 분절적으로 제공됐던 과거에 비해 수혜자 입장을 고려해 통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이같은 정책을 반영해 사회적경제도 공동체 중심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에서 돌봄을 소비하는 ‘수혜자’였던 주민들이 돌봄 제공자 또는 정책 참여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울사경센터)는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2020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커뮤니티케어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의 지속가능한 돌봄 실현을 위해 사회적경제조직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김연아 성공회대학교 박사. 김연아 박사는 서울시 돌봄 모델이 더욱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지역 돌봄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김연아 성공회대학교 박사. 김연아 박사는 서울시 돌봄 모델이 더욱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지역 돌봄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지역돌봄 모델 서울시 전략 사업으로 추진해야”

“돌봄SOS센터 사업을 하면서 서울시 모든 자치구는 특성이나 (고령화)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각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고, 전체적인 전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형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새롭게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사회적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김연아 박사는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돌봄 모델이 더욱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돌봄 네트워크가 단순한 협약 관계가 아니라 공동의 규약, 운영원리를 갖는 경제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박사는 지역 돌봄의 지역관리 주체가 사회적경제와 결합해 서울시 전략 사업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한 두달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 전략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공공과 민간이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좋다. 이를통해 높은 수준의 돌봄코디네이터를 양성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서비스 제공의 비효율성, 비연속성, 중복단절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잘 알고 사회적경제에 이해가 높은 코디네이터가 양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에 살고있는 노인들이 20~30분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점센터 개발도 요구된다. 이를통해 노인들의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돌봄이 보장되는 지역 안전망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아 박사는 “사회적경제는 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버넌스와 네트워크를 활성해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업·기관협업해 공동으로 돌봄 정책 대응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 중에는 영세하게 운영되는 기업이 많다. 때문에 이 기업들 간 공동브랜드를 만드는 등 강력하게 연대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고은주 울림두레돌봄사회저협동조합 이사장은 “각 기업의 사업모델이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별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치득 은평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현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방식으로 커뮤니티케어에 접근하는 것은 보완적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완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경제 진영이 갖고 있는 분산되고, 부족한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진주 마포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홍 센터장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의 연계한 사례를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홍진주 마포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홍 센터장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의 연계한 사례를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돌봄 통합서비스, 주민 만족도↑

지역에서는 높은 품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협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는 지역내 다양한 돌봄분야 사회적경제조직들이 협업해 식사·주거·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홍진주 마포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전산 시스템까지 연계해 돌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서비스를 분절적, 개별적으로 제공할때는 만족도가 낮았는데, 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는게 홍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이 각자의 사업모델을 넘어 같이 고민하고 통합적으로 논의해, 매뉴얼을 개발하거나, 모니터링, 새로운 돌봄분야의 필요성 등을 논의하고 연계하는 확대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거 취약계층이 밀집돼있는 노원구에서는 ①주거공간을 지원해 건강한 생활환경 조성 ②주거유형별 대상에 필요한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③노원형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을 위한 코프로덕션 체계 수립 등 3가지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노원구는 매입임대주택에 기반한 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의 민간과 공공이 모여 노원구 통합돌봄 추진단을 구성했다. 인정현 노원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은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통합돌봄 욕구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노인 영양돌봄을 하는 복지유니온은 광진구, 서초구, 중랑구 등 3개 자치구와 계약을 맺고 저소득 노인 대상 무료 식사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공과 협업해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는 “우리 회사의 제품과 영양돌봄 스크리닝 서비스 노하우, 교육노하우 등을 공유해 각 자치구 수행기관이 잘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사회적경제 돌봄 광역추진단’을 만들어 규모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서울시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사회적경제 돌봄 광역추진단’을 만들어 규모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사회적경제 돌봄 광역 추진단’ 만들어 연대에 기반한 돌봄 실현

서울시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올해 상반기 ‘사회적경제 돌봄광역추진단(추진단)’을 만들고 규모있는 사업을 논의중이다. 추진단에는 25개 자치구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과 돌봄 네트워크 대표 기관이 참여했다. 추진단 참여자 중 권역별 대표로 구성된 ‘사회적경제 돌봄광역추진위’는 정책대응, 공동사업연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박용수 광진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광역추진단 활동으로 연대를 통한 신규 서비스와 공간을 만드는 규모있는 사업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이슈 중 하나인 배송관련 모델을 계속해서 개발중이다. 박 센터장은 “지역 주민들이 어르신 집에 (식사 등을) 배송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중”이라며 “50대 배달원들을 지역사회 안에서 커뮤니티케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중”이라고 전했다.

한복남 강서구사회적경제협의회 사업이사는 “사회적경제는 이전부터 주민과 함께하고, 자원을 연계하며 이끌어 왔다”면서 “지역안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광역 단위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주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사회적경제 돌봄 모델이 사회적경제를 확장하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조주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사회적경제 돌봄 모델이 사회적경제를 확장하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조주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돌봄을 중심으로 지역 시민들과 만나 지역밀착형 사업을 잘 만들면 사회적경제 목표인 시민과 밀착하는 사업의 초석을 만들 수 있고, 나아가 돌봄형 지역관리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경제 돌봄분야를 잘 구축해 사회적경제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서울사경센터와 광역추진단이 함께 하면서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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