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관광은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의 측면에서 지역주민의 삶을 존중하고 관광객과 지역민이 상생할 수 있는 관광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는 평화여행단체인 이매진피스에 의해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사회적기업 형태의 공정관광 여행사들이 생겨나면서 공정관광에 대한 관심도 및 참여도가 높아졌다.

해외에서도 공정관광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12일,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을 주제로 열린 ‘2021 공정관광포럼’에서는 국내 공정관광을 비롯해 일본, 태국, 부탄의 사례를 들여다봤다.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공정생태관광”
먼저 권선필 공정관광포럼 공동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지역기반 공정관광 키워드로 △치유와 회복 △소규모 △포용과 다양성 △동네 △살아보기 △탄소제로를 꼽았다. 

권 대표는 “코로나19로 2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간 받아온 상처와 불안, 외로움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관광의 큰 흐름 중 하나”라며 “요새 트렌드로 떠오른 힐링여행이 그 예”라고 말했다.

권선필 공정관광포럼 공동대표가 12일 열린 '2021 공정관광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권선필 공정관광포럼 공동대표가 12일 열린 '2021 공정관광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소규모 여행에 대해서는 “대규모 소비적 여행을 대체하는 소규모 여행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거리두기 때문”이라며 “소규모 여행은 같이 여행을 하는 사람간 깊은 친밀감을 가질수 있고, 여행객과 지역간 세분화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기반 공정관광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동네 곳곳을 방문하며 포용과 다양성을 기를 수 있다. 권 대표는 “여행 프로그램 자체가 다양한 사람을 포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여행 공간 안에서 역사성, 다양성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느냐가 관광산업의 과제”라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여행지에서 살아보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제로를 신경쓰는 관광 등도 가능하다. 권 대표는 “6가지 시그널이 지역기반 공정생태관광이 키워가야 할 작은 씨앗”이라면서 “이를 키워 보다 지속가능한 사회, 지역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신을 바꾸고, 우리 자신의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관광이 공정생태관광”이라며 “이는 여행객 개인, 여행관련 기업, 그리고 지역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지역소멸 문제.. 기금지원으로 타개한다”

세션1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공정관광 구조와 실제’에서는 공정생태관광에 대한 일본, 태국, 부탄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일본은 지방정부, 태국은 대학교, 부탄은 중앙정부가 관련 발표를 맡았다. 

이리에 요시노리 일본 진세키고겐군 군수가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이리에 요시노리 일본 진세키고겐군 군수가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먼저 이리에 요시노리 일본 진세키고겐군 군수는 지역창조 챌린지 기금을 소개했다.

진세키고원은 시골마을이지만, 맑은 물과 공기, 알록달록한 단풍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노인 인구비율이 50%를 넘어서는 등 지역소멸 위기에 놓였다.

요시노리 군수는 “매년 약 10% 인구감소가 진행 중인데, 마을경제도 덩달아 축소되고 있다”면서 “20년 후에는 5000명 정도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실제로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커뮤니티 붕괴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진세키고겐군은 지역창조 챌린지기금을 통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당 기금은 진세키고원 자원을 활용해 창업기업 및 창업자를 지원하는데 쓰인다. 자금지원·경영지원도 함께 진행하면서 자립을 촉진한다. 기금은 지방정부와 민간기부금 등으로 마련했다.

요시노리 군수는 “지역의 모두가 목표를 향해 내딛을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와 관광정책을 꾸준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SDGs 생태관광”.. 부탄 “역사·환경 균형 생태관광”

위라폰 퐁마 태국 메조대학교 총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위라폰 퐁마 태국 메조대학교 총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위라폰 퐁마 태국 메조대학교 총장은 ‘뉴노멀시대, 지역기반관광(CBT)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조대는 지역의 관습과 문화를 고려하고,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지역기반관광을 기획하고 있다. 퐁마 총장은 “SDGs를 기반으로 지역기반 관광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10년 간격으로 지역별로 SDGs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회의도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상당수의 관광객이 외국인이었기 때문. 태국은 지역기반관광 복구 계획에 착수했다. 퐁마 총장은 “뉴노멀에 맞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새로운 규범을 세우고, 최상의 수준으로 관광상품을 구현하기 위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생태관광을 고품질의 메인 관광상품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메조대는 생태관광의 일환으로 치앙마이 야외농장에서 4700작물 재배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배한 작물을 바탕으로 요리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디 도르지 부탄 국가관광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탄디 도르지 부탄 국가관광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부탄은 입헌군주국으로 중앙정부 국가관광위원회가 문화관광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탄디 도르지 국가관광위원장은 관광산업이 어떻게 국가와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지에 대해 전했다.

부탄은 역사와 환경의 균형을 위한 생태관광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다. 탄디 도르지 위원장은 “부탄은 관광을 친환경적 포용적 가치창출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래세대를 위해 경제, 사회문화, 환경 3가지 차원에서 자연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생태관광으로 ‘울트라 마라톤’을 거론했다. 5일간 히말라야산에서 마라톤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그는 “올해 말이면 격리기간을 1주로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관광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생태관광 발전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코로나 대비 지역기반 관광 활성화 고민 각양각색

발표 이후 권선필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3개국 발표자와 함께 좌담회를 진행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발표 이후 권선필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3개국 발표자와 함께 좌담회를 진행했다./출처=대덕구청 공식 유튜브 캡처

3개국은 좌담회에서 구상 중인 포스트코로나 관광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먼저 일본은 관광산업을 위한 대규모 지원예산을 마련했다. 여러 지역에 사람들이 관광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요시노리 군수는 “진세키 지역도 중앙정부가 관광버스 업체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여행을 통해 지역과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을 늘려가는 정책을 착실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위라폰 퐁마 메조대 총장은 “지역기반 관광을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여행서비스를 최고 품질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부탄은 다양성 농업관광, 불교관광 등 색다른 형태의 생태관광도 기획 중이다. 탄디 도르지 위원장은 “정서적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부탄 관광의 지향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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