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경제기업의 비즈니스 실현 및 확장 트렌드로 ‘협업’이 부상하고 있다. 소규모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방식이다. 특히 협업은 사회적경제기업은 물론 대기업 중소기업 민간기업, 나아가 공공과도 가능하기에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러 기업(조직)이 모여 각자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공통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협업.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이로운넷>이 소개한다.

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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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 경제혁신부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하는 업무에 대해 ‘Support For collective entrepreneurship and entrepreneurs’라고 기술했다. 이 부처는 캐나다 퀘벡의 산업, 과학, 기술, 수출, 투자 등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경제부처 중 하나로, 사회적경제기업을 ‘collective entrepreneurship’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집단기업’, ‘협업기업’ 또는 ‘협동기업’으로 번역할 수 있어서 언뜻 '협동조합'만 연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물론 여러 형태의 사회적경제기업을 ‘collective entrepreneur’라고 표현한다.

“협동기업(Collective Enterprise)이라고 알려진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 통합, 일자리 통합, 고용창출, 지속적 지역서비스, 지역문화 보존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상업활동은 단순히 수익창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미션수행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지역경제와 커뮤니티에 편익을 제공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 중 하나다.”

- 2015년 퀘벡 경제통상부가 도입한 ‘사회적경제 액션플랜 2015-2020’에서 설명하는 사회적경제

해외에서는 이미 익숙한 비즈니스 방식인 '협업'은 최근 국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낯설지 않다. 사회적경제기업은 규모가 작고 영세하게 운영되는 곳이 많기에 ‘협업을 통한 규모화 전략’을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협업을 통해 기업에서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의 가치 창출의 기회도 늘어날 수 있게 된다.

‘함께 협력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는 ‘협업’

보통 '협업'은 '동일 생산과정 또는 관련된 생산과정에서 다수의 노동자가 계획적으로 협력하는 노동형태'라고 정의한다. 중소기업진흥에관한법률에는 협업을 '중소기업이 또 다른 기업과 제품 개발, 원자재 구매, 생산, 판매 등에서 각각의 전문적인 역할을 분담하여 상호보완적으로 제품을 개발, 생산,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쉽게 설명하면 '협업'이란 여러 기업이 함께 모여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협업은 특별한 방식이 아니다.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장 역시 협업은 특별한게 아니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비영리, 영리와 관계없이 협업은 사회 안에서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조직체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며 "협업 없이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협업이 잘 이뤄지면 기업(조직)이 성장하고,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지역기반 사회적경제조직 네트워크 활성화를 바라며’를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협업을 위한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사회적경제 주체 간의 소통과 정보 공유 ▲공공과의 협력적 거버넌스 실현 ▲사회적경제 혁신과 성찰 ▲사회적가치 증명과 확산 ▲지역사회 사회적영향 확산 ▲실질적 도움(상호거래, 시장확보 등)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업이 가치와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경제기업간 협업 3가지 유형으로 정리

실제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비즈니스 또는 가치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조직)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여러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영세성을 극복하고 질 높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경제기업 간 협업이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었다.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나타나는 협업 사례는 최근 <이로운넷>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협업 네트워크 사례 조사’에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나타나는 협업 사례를 알아보고, 어떻게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아봤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나타나는 협업 유형을 ▲거래형 ▲플랫폼형 ▲협회형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거래형은 구매관계가 지속되면서 협력 체인이 갖춰진 거래형이다. 비즈니스를 지속 확장하는데 목적이 있는 형태다. 동종·이종간 협업을 통해 각 기업(조직)에서 잘 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생산 및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방식이다.

플랫폼형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할 수 있는 기획을 통해 협업 구조를 형성하는 유형이다.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충분한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는 시장과 더욱 밀접해 질 수 있다.

협회형은 공익사업의 확산을 위해 민-민 또는 민-관의 중간지원조직으로 발전된 형태다. 기존의 느슨한 협업 구조가 환경, 돌봄, 주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회’ 등을 구성하며 중간지원조직으로 발전한 유형이다.

‘소통’을 통한 협업 환경 중요…확대의 기회 될 것

특별하지 않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는 협업은 사실 성공하기 쉽지 않다. 서로 다른 성격과 유형의 기업(조직)이 만난 만큼 각자의 지향점이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통해 협업 기업(조직)간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 소통은 협업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다.

최근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기업들과 함께 전국단위의 연합회를 창립한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이사장은 “협업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충분히 논의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지역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조정옥 용산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역시 “지역의 센터와 기업 네트워크가 자주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충분한 소통 등 성공 요건을 충족하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협업은 향후 더 규모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업성장팀 팀장은 "고령화, 가족구조변화, 기후환경, 지역소멸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의 복잡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개별 사회적기업만으로는 어렵다. 현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협력을 통해 해결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은, 협업을 위한 핵심적인 파트너이자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공공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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