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경제기업의 비즈니스 실현 및 확장 트렌드로 ‘협업’이 부상하고 있다. 소규모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방식이다. 특히 협업은 사회적경제기업은 물론 대기업 중소기업 민간기업, 나아가 공공과도 가능하기에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러 기업(조직)이 모여 각자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공통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협업.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이로운넷>이 소개한다.

<이로운넷>이 지난해 하반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진행한 ‘협업 네트워크 사례 조사’ 결과 사회적경제 영역 내에서 협업 유형은 ▲거래형 ▲플랫폼형 ▲협회형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거래형은 구매가 계속되면서 협력 사슬이 갖춰진 유형인데, 주체가 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등의 민간기업과 개인·공공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방식이다. 협업 참여하는 업체들은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해 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주목받는 유형 중 하나다.

다만 협력하는 기업(기관)이 각각 목적과 이해관계가 달라 균형을 맞추는게 어렵다는게 거래형 협업유형의 단점이다. 각 기업(기관)별로 수익을 내려는 목적이 있기도 하고, 사회공헌 활동이 주요 목적인 곳 등 협업하는 목적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거래형 협업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역시 서로 다른 기업(기관)들의 니즈를 맞추는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 기업은 협업 기업(기관)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이해하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업 네트워크 사례 조사’를 통해 대표적으로 거래형 협업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과,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사례를 통해 각 기업에서 어떻게 협업을 진행하고,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 알아본다. 

장난감 플라스틱의 원료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채진 대표.
장난감 플라스틱의 원료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채진 대표.

■ 주식회사 코끼리공장: 장난감 재활용 및 순환을 위한 협업

코끼리공장은 버려지는 장난감을 수거→수리→세척 과정을 거쳐 장난감이 필요한 아동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는 기업이다. 또한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 장난감과 깨끗하게 세척된 페트병 등 플라스틱에서는 재생소재를 추출해 LED 조명 등으로 생산하고 있다.

코끼리공장은 ▲장난감 수거 ▲수리 및 분해 ▲장난감 나눔 ▲재생소재 추출 등 크게 4가지 과정에서 협업한다. 각 과정에서 협업하는 기업(기관)이 다르기에 매우 다양한 곳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장난감 수거에는 어린이집 연합회, 다문화센터, 자연드림 등과 개인(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장난감 기부) 등이 협업한다. 수거한 장난감은 중장년 퇴직자, 노인, 자원봉사자가 협업해 수리 및 분해한다. 수리가 완료된 장난감은 아동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는 지자체별 센터, 비영리기관, 대기업 등이 협업한다. 재생 소재 추출에는 (예비사회적기업)네모엘텍, 롯데 케미칼, 동서발전, 남부발전, 시니어 클럽 등이 협업한다.

단순히 몇 개의 기업이 모여 협업하는 기존의 구조를 뛰어넘어, 각각 가능한 곳에서 조직과 개인이 협업하며, 각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는 방식이다.

협업구조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면서 코끼리공장은 1년에 4만~5만개의 장난감을 나누고 있다. 매출 역시 과거에 비해 4~5배 정도가 올랐다.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일자리를 확대하는 효과도 얻었다. 이채진 대표는 “협업을 하지 않은 가치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협업을 하면서 성과가 나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협업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원과순환 사업 모델 중 '커피박의 재활용 솔루션'./출처=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홈페이지
자원과순환 사업 모델 중 '커피박의 재활용 솔루션'./출처=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홈페이지

■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 : 커피박 재활용을 위한 협업 시스템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순환(이하 자원과순환)은 협업을 통해 대형 커피 매장에서 나오는 커피박을 수거·가공해 재활용하고, 협동조합 및 일반 기업에서 폐 커피박을 산업 소재로 재활용 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협업 사업은 자원과순환 이사장인 ㈜대원리사이클링 이만재 대표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커피박을 수거하면서 본격적으로 커피박 재활용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협업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 운영은 대원리사이클링이 맡았다. 방식은 기업들이 커피박의 수거→운반→커피박 사료 제조·커피박 퇴비 제조 등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과정에 각각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커피박 재활용은 대형 매장 등에서 배출되는 커피박의 재활용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인데, 국내 굵직한 카페 프랜차이즈와 F&B기업에서 커피박 재활용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정식 조합원은 아니지만, 일부 협업 기업들은 특수 이용 법인 조합원으로 커피박 재활용을 위한 협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경물류는 폐기물(커피박)을 운반하고, ㈜동하에서 커피박 합성목재 제조, (농)베스트빌에서 커피박 연료용 팰릿 생산 및 커피박 탄화설비를 제조한다. ㈜한국아크로는 커피박 사료를 유통한다. 더불어 9개 법인 조합원들이 함께한다. 또한 커피박을 퇴비로 제조하는 공정에는 군위축협, 서포항농협, 안성비료 등도 함께한다.

이번 커피박 재활용을 위한 협업을 계기로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들과 적극적으로 협력사업을 개시하게 됐다. 또한 세계 최대 곡물메이저 사료제조업체와도 공동사업체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만재 대표는 “함께하는 기업은 ESG 가치 경영을 실현하고, ‘story marketing’이라는 매력적인 과실을 맛 볼 수 있어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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