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돌멩이만 있으면 바닥에 사방치기를 그려놓고 몇 시간이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가 재미있게 놀았던 사방치기를 비롯한 팔자놀이, 신발던지기 등 다양한 바닥놀이가 있다. 

이번 사회적경제 산책에서는 바닥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폐가죽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마을 도시재생 등 다양한 마을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마을기업 공하나협동조합의 정선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공하나협동조합 정선영 대표.  /제공=공하나협동조합

Q. 공하나협동조합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공하나협동조합은 마을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 운영하는 청년협동조합입니다. 놀이, 공예, 디자인 총 3가지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놀이분야에서는 바닥 놀잇길 디자인 및 제작, 놀이강사 양성 등을 합니다. 공예분야에서는 지역폐가죽을 수거·소독·관리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새활용 가죽공예제품 제작 및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분야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책자 및 리플렛, 카드뉴스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로컬푸드를 접목한 특색있는 디저트 세트를 준비하여 먹거리 사업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바닥놀이를 즐기는 모습. /제공=공하나협동조합

Q. 대표께서 생각하시는 협동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게 협동의 가치는 함께 같이함으로써 지속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하나협동조합이 처음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할 때 같이 활동했던 고등학생이 지금은 대학 졸업반이 되어 여전히 저희 조합의 이사로 함께하면서 지지와 응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협동의 가치는 뜻을 함께하는 직원들을 포함한 사람들과 같이 하기 때문에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을기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을기업에 진입하기 전에는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며 비영리단체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때의 활동은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수익모델이 되는 사업에 대한 부담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바로 예비마을기업, 그리고 1차(신규)마을기업으로 진입하면서 쉴 틈없이 활동해오면서 법인을 설립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또 법인 설립 전의 비영리단체와는 성격이 많이 달라 적응하는데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마을기업의 초기 수익모델이 돌봄이였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6개월 정도 방황하면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희가 해왔고 잘 할 수 있는 '놀이'였습니다. 놀이를 주요 콘텐츠로 두고, 놀이와 함께 돌봄을 연계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지역 주민과 경력단절여성들을 강사로 양성해 연계된 학교, 기관들에 파견하며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폐가죽을 활용해 재탄생된 가죽공예품들/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폐가죽을 활용해 재탄생된 가죽공예품들/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Q. 공하나협동조합이 수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있나요?

저희 공하나는 여러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놀이분야에서는 지역의 돌봄 기관이나 마을에서 돌봄 활동을 하는 단체에 놀이서비스 또는 놀이꾸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후 놀이에 제약이 많습니다. 공간에 대해서도요. 그래서 지역의 사연신청을 받아 지역주민과 함께 공간에 맞게 바닥놀이터페인팅 작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주로 마을 내 놀이터나 공원, 아파트 단지 안에 공터, 마을골목이 그 공간이였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활동하는 광주 남구에는 자동차 공업사가 많습니다. 공하나는 공업사, 폐차장, 가죽공방과 협업을 맺어 자투리가죽, 자동차시트, 버려지는 가죽들을 수거해 세척가공하여 명함지갑, 클러치가방, 손거울, 키링 등을 만들어 자원을 새활용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으로 개인소장하고 있는 가죽제품들을 가져오면 직접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알려주는 원데이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하나는 지역의 환경, 일, 사람 사이에서 마을기업으로서 마을이 사회적경제안에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종이팩분리배출을 통한 자원 순환 활동을 진행하셨는데 어떤 활동이었나요?

지역의 청소년, 지역활동가, 자원봉사캠프와 함께 남구 소재의 카페참여를 통해 3년째 제대로 된 종이팩분리배출을 도와 자원순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은 지역의 활동가들과 지역카페를 매칭하여 사전교육과 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카페에서 나온 종이팩을 수거해 동주민센터에서 쓰레기봉투나 화장지, 건전지 등으로 교환해 다시 카페로 전달하거나 지역의 복지시설에 기부하면서 종이팩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활동입니다. 

2019년에는 6개소, 2020년에는 25개소의 카페와 진행했고 올해는 60개 카페와 협약을 맺어 착한카페로서 종이팩 자원순환 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카페와 함께 활동하다 보니 커피찌꺼기도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을 보고, 이를 활용해 천연비누를 만드는 업체와 협력하여 커피박을 수거하여 커피박비누를 제작, 참여하는 카페와 협력하여 텀블러를 가져오는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해주는 활동도 일부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선순환에 공하나협동조합의 주요 고객인 아동, 청소년들도 자원순환과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올해는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해결하는 청소년 프로젝트도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꼐 진행중인 바닥놀이/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아이들과 함꼐 진행중인 바닥놀이/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Q. 놀이를 통해 어떤 사업이 진행되고 있나요?

수익모델로 자리잡기 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첫 시작은 재능기부로 학교 내 공간에 바닥페인팅한 놀이터를 제안했습니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완성된 공간은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았고, 타 학교까지 소개가 되면서 진행하는 학교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놀이강사를 양성하고 파견해 단순히 전달만 하는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함께 소통하고 촉진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마을놀이코디네이터로서 마을안에 놀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마을놀이 수업을 진행하며 선생님도 아이들도 각각 새로운 바닥놀이를 개발했고, 이 놀이들은 특허출헌을 하여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우리가 만든 놀이가 각 마을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더 확장하고 활성화시키는 촉진제가 되어,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사업을 진행해오시면서 가장 보람되다고 생각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바로 지금 입니다. 직원들도 조합원도 공하나협동조합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일하면서 작년 대비 매출도 급속히 오르고 지속적으로 고용하는 인력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함께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조합으로 가면서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같아 결실이 맺어지고 있는 현재가 가장 보람되는 시기입니다. 

공하나협동조합의 직원들/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공하나협동조합의 직원들/사진=공하나협동조합 제공

Q. 공하나협동조합이 마을에서 어떤 존재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우리는 공동체활동에서 만들어진 마을기업입니다. 그래서 그 태생을 잊지않고 어려움이 있는 공동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마을단위에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에 함께 나누고 헤쳐나갈 수 있는 의논상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Q. 공하나협동조합의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표는 공하나협동조합의 전용건물을 세우는 거죠. 건물을 세워 각 층별로 자녀들이 놀이 활동을 하는 동안 보호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배움의 공간, 지역 마을 돌봄을 하는 단체들을 위한 공유공간, 그리고 그것을 지원하는 저희기업공간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구성원이 대부분 여성과 청년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함께 일하며 수평적이고 건전한 지역의 일자리로 일가정양립과 가족이 모두 행복한 그런 일자리를 추구하고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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