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침 서귀포시 오일장입니다. 그동안 모아놓은 달걀을 깨지지 않게 차롱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지난해 봄, 오빠와 정순이는 어머니로부터 자기 몫의 병아리를 한 마리씩 받았습니다. 그 병아리가 커서 닭이 되고부터는 오빠와 정순이의 닭이 달걀을 낳으면 모아서 오일장에 가져다 팔았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돈을 차곡차곡 모으면 정순이도 오빠처럼 학교에 갈 수 있겠지요. <기름떡이 데굴데굴 3. 두 번째 밤 에피소드 일부>

서귀포시 월평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센터장 박진희)는 서귀포시 월평마을 70~80대 어르신들의 제주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동화책으로 정리한 ‘기름떡이 데굴데굴’을 발간했다.

보고 싶어도 지금은 볼 수 없는 엄마를 꿈에서 다시 만나는 내용으로 서귀포시 월평마을 어르신 열두 분의 소중한 추억을 담았다.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생일날 엄마가 곤밥(쌀밥)에 참기름을 비벼주고 옥돔을 반찬으로 줬던 이야기, 허벅을 지고 행기소에서 물을 길었던 이야기, 닭을 키우고 닭이 낳은 달걀을 팔아 용돈으로 사용했던 이야기 등을 소개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강인호 어르신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옛날 아버지가 선물로 줬던 닭 이야기가 생각났다. 밤낮으로 닭을 돌봤고 닭이 낳은 달걀을 팔아 용돈으로 사용했다. 70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동화책에 내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니 좋았다”고 말했다. 

박진희 센터장은 “어르신들의 그 옛날 추억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책을 발간했다. 역사적으로 특별한 사건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의 삶이 녹아든, 떠올리면 미소 짓게 되는 어르신들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며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북토크와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된 그림책은 서귀포시 관내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도내 기관은 월평마을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전화(064-739-0611)로 문의하면 된다.

서귀포 월평마을 어르신들의 추억을 담은 그림책 ‘기름떡이 데굴데굴’ 표지(사진제공= 서귀포 월평마을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서귀포 월평마을 어르신들의 추억을 담은 그림책 ‘기름떡이 데굴데굴’ 표지(사진제공= 서귀포 월평마을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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