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빈손채움 김경수 대표/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재)빈손채움 김경수 대표/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스포츠에서 감독과 선수가 서로 부딪히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습니다. 비영리 거버넌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사회만 거버넌스의 핵심 그룹이 아니라 이사회와 대표, 직원이 함께 비영리 거버넌스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서울시NPO지원센터(센터장 정란아)가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2021 NPO 파트너 페어’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올해는 120여 개의 NPO 지원 및 서비스 기관이 부스로 참가했다. 디지털 도구 활용, 기후위기 대응, 비영리 채용 등 기획부스도 진행한다. 26일에는 ‘굿 거버넌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재)빈손채움 김경수 대표가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는 통치(government)와 구분해 사용되기 시작한 거버넌스(governance)의 역사와 비영리 거버넌스의 특성을 살폈다. 또한 ESG와 함께 발생한 거버넌스 붐을 설명하며 비영리에서도 이사회 내 다양성의 필요를 강조했다. 이어 좋은 거버넌스를 위해 단체·이사회·이사·대표·실무자 등이 해야 할 역할을 설명했다. 

비영리단체의 라이프사이클/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비영리단체의 라이프사이클/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비영리의 흥망과 거버넌스는 함께한다

거버넌스는 조직의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1990년 신공공관리론 또는 뉴거버넌스론이 등장하면서 통치(government)와 구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앙·지방정부, 기업, NGO, 민간기구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목적에 의해 일어나는 활동을 의미한다. 김경수 대표는 “IT, 환경 거버넌스 등 앞머리에 붙는 말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비영리기관의 독특하고 새로운 운영방식을 지칭하는 포괄적의미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거버넌스는 단체의 목적을 달성하고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관계와 과정이다. 비영리 거버넌스 역시 비영리조직이 책무성을 달성하도록 전략적인 리더십을 제공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비영리단체는 이사회(유지리더십), 대표자(전문리더십), 직원(실무리더십)으로 구성 돼 있다. 이를 이사회와 경영(운영)진으로 분류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비영리 거버넌스를 좁게 보면 이사회 거버넌스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거버넌스의 목표는 ▲조직의 사회적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신뢰 달성 ▲조직의 생존력확보를 위한 책무성 두 가지다. 

비영리단체의 주인은 후원자지만 책임자는 이사회와 실무 대표자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공유리더십 비중에 따라 조직의 운영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공유리더십의 경영진 또는 이사회 집중이나 적절하게 배분 된 세가지 운영방식이 있다. 그는 “리더십의 적절한 배분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거버넌스 사이클도 변화한다. 비영리단체의 라이프 사이클은 ▲아이디어 ▲스타트업 ▲성장단계 ▲성숙단계 ▲쇠퇴 ▲재활성화 또는 ▲해산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실무 이사회 ▲경영 이사회 ▲거버넌스 이사회 ▲비준 이사회 ▲생존 이사회 순으로 거버넌스 사이클도 변화한다. 이사회 중심의 모델인 실무이사회에서 성장과 성숙을 거친 균형있는 이사회인 거버넌스 이사회로 성장한다. 또한 단체의 쇠퇴기에 이르면 도장만 찍고 의결 만하는 비준·생존 이사회 유형으로 들어서게 된다. 김 대표는 “라이프 사이클과 거버넌스 사이클은 같이 간다”며 “자신이 해당하는 조직이 비준이나 생존 이사회라면 이사회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유형/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이사회 유형/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한국 비영리 거버넌스 유형 살펴보기

이사회의 유형은 ▲대표를 돕는 자문형 ▲펀드레이징에 집중한 후견형 ▲민주적인 이사회로 불리는 협력형 ▲대형 단체들이 많이 해당하는 운영팀형 ▲고차원적인 유형인 정책형 5가지로 나뉜다. 

협력형의 경우 이사, 운영책임자, 봉사자 또는 고객 등을 모두 포함해 민주적인 이사회 구성으로 불린다. 정책형의 경우 최근에 많이 등장하는 유형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정리 돼 운영된다. 운영팀형의 경우 이사들이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단체 내 소위원회가 많다. 때문에 이사회의 마이크로매니징 가능성이 높고 직원이 수동적인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5개의 유형 중 하나로 분리되기 보다 겹치는 경우도 많다”며 “대부분의 단체들은 후견형이나 자문형이 많은 편이고 다음으로 운영팀형 협력형 유형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버넌스에서 이사회와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대표의 역할은 예산편성, 이사회의 역할은 심의와 승인으로 구분했다. 그 외의 애드보커시, 전략계획 수립·평가, 이사회 안건 수립, 펀드레이징, 기부자 감사, 이사 오리엔테이션 등은 공통의 역할로 꼽았다. 그는 “공통의 역할이 잘 수행될 때 단체가 잘 돌아간다고 평가된다”며 하나의 역할보다 공통의 역할에 집중해야할 필요를 강조했다.

좋은 이사회의 특성/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좋은 이사회의 특성/출처=2021 NPO 파트너 페어

굿 거버넌스 이사회, 대표, 직원이 함께 만든다

“좋은 이사회의 특징은 이사들이 회의와 의결만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계속적으로 좋은 결정을 위해 교육도 꾸준히 이어갑니다. ESG로 거버넌스 붐이 일었고 영리단체에서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합니다. 비영리에서도 이런 규정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Company)에 따르면 이사회의 역할은 ▲단체의 미션과 비전의 명료화 ▲의사·정책결정에 적극적인 참여 ▲CEO의 선발·평가·개발 ▲재정자원 및 전문성 확보 ▲단체의 명성 제고 ▲재정감독 및 위험관리 ▲단체의 성과 모니터 및 책임 감독 ▲이사회 자체의 성과 향상이 꼽힌다. 그는 돌봄·준수·충성을 이사회의 책임으로 꼽았다. 책임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법규 준수 및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단체의 지위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두 단체 이상에서 이사로 있는 것은 이사회의 역할에 충실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는 이사회에서는 책임과 법적역할을 하면서 때로는 단체 내에서도 홍보대사, 자원봉사자 등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나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단체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좋은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체 내에서도 역할이 필요하다. 단체 내 이사회 업무를 전담하거나 50% 이상을 업무로 맡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다. 그는 “이사회의 열정이 부족하거나 역동적이지 못한 것은 이사회를 맡는 직원이나 대표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짐콜린스의 책에 ‘사회 각 분야의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던 사람이 기업의 위대한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 이 이유는 비영리기관에서 굿 거버넌스를 경험해 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경험이 단체를 살리고 한국 비영리와 사회를 이롭게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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