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제20대 대선을 맞아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지난 2월부터 UN이 말하는 SDGs, 에너지, 사회주택, 일과노동, 코로나와 지역사회 등 사회적경제가 주목해야 할 사회문제를 비롯해 협동조합, 마을,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시민사회 등 사회적경제 부문, 업종 단체들의 대선 관련한 입장을 듣고 정리 중에 있다. 10월 쯤에는 사회적경제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해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22년이 되면 후보들을 초청해서 공약을 듣는 자리를 가지려고 한다.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고민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녁이 있는 삶’처럼, 사회적경제는 시민과 정치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아직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도대체 어떤 말을 길어 올려 볼까 생각하다.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왜? 사회적경제에는 젊은 사람이 많지 않을까?

어떤 이는 사회적경제가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 고인물들 끼리 다 해 먹는다고 비판하던데, 일면 타당하지만 나는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회적경제 자체가 매력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배우가 되고 싶고 가수가 되고 싶은 것을 말리기는 어렵다. 나는 독재에 맞서 구속 될 지도 모르지만 현장으로 투신한 선배나 동료를 기억한다. 언젠가 선배가 내게 “자기 출세한다고 고시하는 애들도 3당 4락이니 하면서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는데, 너는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는 놈이 이렇게 게을러서 뭘 하겠냐”고 말한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이유는 다양하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들이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게 될 동기도 다양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이윤이 목적이 아니라 기술적 발전에 관심을 가진 젊은 혁신가를 우리 생태계로 편입시킬 수 있을까? 좀 더 근본적 질문을 가진 이들도 있다.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처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경제라는 우산 아래 모여야 한다. 그런데 함께 우산을 쓸 사람 중에는 특별히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나는 이 문제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실험 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 사회적경제는 돈이 없을까?

사회적경제에 돈이 없다는 것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게 한다. 예를들어 플랫폼협동조합과 같은 혁신적 모델은 플랫폼 서비스의 이용자, 서비스 공급자, 서비스 개발자와 같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조합원 구조를 가지게 된다. 플랫폼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반면 사회적경제기업의 특성상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을 매각하여 차익을 얻는 엑시트가 불가능하고, 설사 내부에서 남는다 해도 지분의 거래가 쉽지 않다. 결국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에 따른 리스크는 크고 보상은 작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플랫폼협동조합 창업에 적극 나설 유인이 작다. 상황은 사회적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기에 순이익이 남는 경우 배당이 불가능 한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런 문제들은 사회적경제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 이해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사회적경제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혁신 실험을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면 한다. 사회적경제는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회실험을 이윤이 아닌 방식으로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며, 이를 통해 사회 속에서 출현하여 과도하게 커진 시장을 다시 사회로 가지고 오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하자는 것이다.

충분하진 않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정보를 현장에 제공하고, 토론하면서 좋은 생각이 모아지길 바란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사회적경제가 공동의 요구를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단일한 방법에 합의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사회적경제는 다양하고 복잡하고 기업 경영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함께 토론하고 결정해가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는 어떤 세상을 원하고 그런 세상을 위해 어떤 정치적이고 제도적인 과제들이 존재하는 지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경제는 정치적으로 성장하게 되며, 그만큼 시장이 사회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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